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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다운 Oct 26. 2024

회사에 퇴사를 말하러 가는 길


퇴사라니,


직장인 모두가 가슴 한 켠에 사직서를 품고 산다지만 실제로 ‘퇴사’를 이야기하는데 까지는 참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퇴사를 참 오랫동안 생각했고, 고민했지만 막상 회사에 이야기를 꺼내고자 하니 입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회사에 말하기 전, 가까운 동료들에게 이 소식을 먼저 전했다. 어떤 반응일지 알 수 없어 꽤나 긴장이 되었는데 감사하게도 동료들은 지금의 내 상황을 먼저 존중해 주고 이해해 주었다.


퇴사를 하게 되면 사실 가장 먼저 걱정되는 건 앞으로의 경제적인 부분이다.


내 퇴사가 ‘결혼준비’라는 좋은 핑계로 빠르게 수순을 밟을 수 있었지만, 한편으론 진짜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목돈이 필요하기에 지금 내 선택이 옳은 선택인가 참 많이 고민하게 된다.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나만 생각하나?
남자 친구와 충분한 상의를 했지만 이 결정이 혹여나 내 고집에 의한 건 아닐까?


퇴사 얘기를 꺼내러 가는 출근 길이 참 무겁다. 남들에겐 가장 가벼운 발걸음의 출근 길일 것 같은데 나는 여전히 고민이 많다.



그럼에도 내가 왜 퇴사를 하고자 했는지 다시 그 이유를 떠올려본다. 그리고 자유의 몸이 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도 떠올려본다.



메모장에 적어보니 이유는 분명하고, 하고 싶은 것 그리고 해야 하는 것도 참 빼곡하다.




정돈되지 않은 삶도 여유롭게 정리하고 싶고, 배우고 싶었던 것도 배우고, 책도 보고 여행도 가고 내 인생에 다음 스텝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싶다.



퇴사 후에 가장 걱정되는 건 이 모든 계획들이 그저 의미 없는 텍스트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목표를 세우고 리스트를 적어두었으나, 그 시간이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게 가장 걱정이 된다.



나는 평소에 욕심 많고 부지런한 나를 믿어보기로 했다. 흰 도화지 같은 모든 것이 자유로운 순간에 나는 스스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인지, 성실히 매일의 하루를 스케치하고 채울 수 있는 사람인지 실험해보고자 한다.



적어도 회사에 있는 지금보다 더 가치 있게 살아야 한다. 두렵고도 설레는 또 하나의 도전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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