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보면 당연한 것 아니겠냐고 반응하는 분이 많을 겁니다. 넓게는 기업 재무적(또는 전략적) 투자자부터 개인사업자, 그리고 필자를 포함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일반 개인투자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투자는 반드시 수익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투자를 하는 목적이니까요.
다만 기업의 신규사업이나 또는 사업확장을 위한 투자, 해당 기업의 현재 가치가 훗날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여 지분(주식 단순 투자, 또는 경영 참여) 확보하는 투자, 아니면 필자처럼 단기간 또는 중장기적으로 해당 기업의 주가가 지금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생각하여 주주로 참여하는 투자 모두 손실 발생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들 투자 모두 상대적으로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리스크를 안고 갑니다.
반면 잃어도 되는 투자금이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말이죠. 자신이 예상했던 목표수익률보다 해당 주식의 주가가 급등하여 기대이상의 수익을 확정 지었을 때 주로 발생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그동안 해당 종목을 발굴하기 위해 들였던 시간과 노력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원금과 목표수익금만큼 따로 덜어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매도해서 생긴 투자금을 바로 다른 종목으로 갈아탔다가, 벌어들인 수익은커녕 원금도 손실로 전환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필자에게 가끔 정기적으로 상담하는 오랜 지인이나 주식투자 단체채팅방에 같이 참여한 분들이 1:1 대화로 '보고'해주거든요.
아마 지금 대한민국 전국적으로 대략 1천만 명 정도 주식투자자가 있다고 하는데(국내 상장된 기업 주식 1주 이상 보유 기준), 수시로 매매를 반복하는 투자자들 대부분 경험해보지 않았을까요? 물론 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창 단타매매에 열중하던 시기에 말이죠.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매수해서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손실이 더 늘어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물론 매도하기 전까진 수익도 손실도 아니라지만, 손실이 발생한 종목은 본전 오기 전까지 손절하지 않고 장기간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반면 특정 종목에서 예상보다 더 많이 수익실현한 경우 해당 수익금을 따로 관리하려 하지 않고, 마치 '공돈'이 생긴 것처럼 바로 소비(다른 종목 매수)하려 하죠. '공돈'만 재매수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오랫동안 묵여있던 원금까지 매수 들어갔다가 다시 원금손실 발생하는 것을 반복하게 되니까요. 물론 바로 재매수 들어가자마자 모두 손실 발생하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이는 주식투자로 인해 발생한 수익금을 '잃어도 되는 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수익금에 원금까지 포함해서 매수 들어갔다가 수익금만큼만 손실 보더라도 손절해서 '퉁'치면 된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자칫 매도 시기를 놓치면 원금을 온전하게 건지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거든요. 이렇게 잃어도 되는 돈이라고 생각해서 투자하는 사람들을 격렬하게(?) 반기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카지노이죠. 카지노는 투자한 시간이 길면 길수록 제로섬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으나, 주식시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재무제표가 정말 열악해서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종목이 발생하긴 하지만 영업이익이 꾸준히 발생하는 기업의 주식은 제로섬게임으로 이어지지 않죠.
주식시장에서 간혹 발생하는 '잃어도 되는 돈'이라고 생각되는 수익금 또한 자신이 주식시장에 참여해서 일궈낸 '보상'입니다. 직장 생활하면서 월급을 '잃어도 되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이 없듯이(물론 취미로 직장 다니는 부유층이라면 모를까), 자신이 주식투자로 인해 벌어들인 수익도 자기 나름대로 가치를 두어야 합니다.
필자는 이렇게 정말 값진 가치를 가진 수익을 별도의 계좌로 이체하여 따로 관리하라고 조언해 줍니다. 물론 매도한 당일 바로 이체가 불가능하니(2 영업일 이후 이체 가능. 수익금만큼 주식계좌 예수금이 있을 경우 예수금 중에서 수익금만큼 먼저 이체해도 좋음), 수익금 이체가 불가능한 2 영업일동안 주식매매를 쉬면서 흥분을 가라앉히는 효과도 얻을 겸 주식투자를 며칠 쉬라고 같이 일러줍니다. 우리는 주식의 신(神)이 아닌 이상 매번 매수 들어가는 종목마다 수익실현하기는 불가능할 테니까요.
이렇게 수익금만 별도 관리하는 계좌는 가급적 자신이 주식투자 하는 증권사에서 취급하는 CMA-RP 계좌를 만들어, 그 계좌에 넣어두라고 조언해 줍니다. 해당 CMA-RP 계좌도 증권사 HTS에 연동시켜 놓으면 매일 얼마의 이자가 붙는지 눈으로 확인 가능하거든요. 물론 처음 소액인 경우에는 하루에 붙는 이자가 크지 않아 실망스러울지는 몰라도 수익금이 점차 늘어나면 그에 따른 이자도 늘어나게 되고, CMA-RP 상품은 한 달(약 20 영업일) 간 운용한 원금에, 매일 쌓이는 이자를 합쳐 다음 달에 '원금'으로 다시 상품이 운용되니 '복리효과'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별도 관리하는 CMA-RP 계좌는 훗날 다른 주식계좌에서 특정 종목을 손절했을 경우 손실금을 충당(모자라는 것을 채워 메움)하거나, 자신이 평소 구매하려고 마음먹었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적어놓았던 목록 중의 하나를 구매하는 등(여행 및 취미활동 포함)의 용도로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필자의 경우처럼 배당을 목적으로 한 장기 투자 종목에 재투자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항상 주식투자에서 잃어도 되는 투자금은 없습니다. 단돈 천 원일지라 하더라도 천 원은 천 원의 가치를 가지는데, 우리는 주식투자자이니 이 천 원의 가치를 그 이상의 가치로 생각하며 주식투자에 임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