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 챌린지 모임 후기 1 : 첫 주부터 후끈했던 열정러들
안 좋아하시면 어쩌죠? 아무도 말 안 하면
어떡해요?
약속된 날짜가 다가올수록 설레던 마음에 불안 한 스푼이 툭 떨어졌다. 이 것 저것 공부하고 준비했지만 갑자기 한 없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사람들이 만족하지 않으면 어쩌지? 극 내향형 분 들 뿐이라 아무도 대답을 안 하시면 어떡할까? 내가 그 모든 상황을 부드럽게 이끌 수 있는 사람일까? 불안한 물음표가 렉 걸린 모니터창처럼 다가와 독촉했다. 같이 회의한 팀원분을 붙잡고 징징거리기도 하고, 시커먼 얼굴로 머리카락을 뜯기도 했다.
하지만 뭐 어쩌겠나? 날짜는 다가왔고,
신청자가 있으니 나는 해야 한다. 뭐를?
처음 맡아보는 브랜딩 모임의 모임장.
.. 그리고 당일이 됐다!
첫 모임
정성스레 준비했던 키트와 펜을 깔아놓고, 모니터에 ppt를 깔아 뒀다. 크게 세팅할 것은 없었지만 무언가를 놓친 것 같은 기분에 마음속에서 북소리가 둥둥 울렸다. 이름을 잘 못 외우는 고질병(?)때문에 이름을 적을 견출지 스티커도 꺼내놨다.
눈알을 바삐 굴리다 .. 더 할 것이 없는 걸 깨달았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이 올 때까지 밝은 인사를 연습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불안과 설렘 속에 드디어 시작된 첫 모임.
준비된 인사를 (무사히) 마치고 한 분 한 분 서로에게 자기소개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자기만의 향수 브랜드를 이끌고 계시는 대표님
직접 만든 가방 브랜드를 이끄시는 대표님
완벽주의 여행 사진가
티덕후이자 티로 커뮤니케이팅을 하고 계신 1인 티커뮤니케이터
퇴사 후, 콘텐츠 마케팅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는 분
각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달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동일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고민도 같은 결이다.
나도 그들과 같으니까, 알 수 있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사람들에게 어떻게 나를 알릴까?
알 수 있었다,
같은 마음이라면 모두 각자의 작은 성취들을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걸.
역시나 한 번 말문이 터지자 첫 시간부터 "야 너도? 나도!" 광고 카피 같은 공감과 격려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실 이 자리에 온 사람들은 해결책을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다.
모두가 필요했던 것은,
1) 내가 생각하는 해결책을 진짜 수행해야겠구나 하는 확인
2) 등을 살짝 밀어줄 동료들
3)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의 공감과 유대
정도.
= 그래서 각자가 생각하는 해결책(to do list)을 수행하겠다는 결단을 함께 했고,
부드럽게 등을 밀어주기로 했다.(카톡방에 공유, 무한 서포팅과 격려)
한 분 한 분,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고민과 방향성을 설명할 때 빠짐없이 기록해 뒀다. 그리고 설명을 들으면서 그때 그때 도움 될만한 레퍼런스가 생각나면 함께 나눴다. (추후 카톡방에 공유)
회포 풀듯 시작된 우리의 첫 모임은 성냥에 불붙듯 타올랐다. 예정된 시간은 두 시간이었지만 30분 정도를 더 하고 나서야 첫 모임이 끝났다. (그럼에도 어찌나 짧게 느껴지던지..)
돌아가는 분들의 얼굴이 처음 봤을 때보다
밝아 보여 잘 끝났음을 느꼈다.
아 조금이나마 시원하셨기를..!
혼자 일하기 얼마나 답답한지 너무 아니까.
첫 모임 후
열정적이었던 첫 시간(회포)이 그렇게 끝나고 다음날부터 톡방에 여러 활동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모임 때 열심히 적어뒀던 내용들을 정리해서 멤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오랜만에 숙제가 생긴 분들의 반응이 자뭇 신나(?) 보였다면 내 착각일까?
조금 더 생산적인 독려를 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 하루 중 브랜딩과 관련된 생각만 하는 시간을 명명했다.
#브랜딩타임
뭔가 말이 거창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생각하는 시간'이다.
1) 근본적인 고찰(내가 좋아하는 게 진짜 무엇인가.. 내 브랜드 정체성 탐색하기 등)
2) 오늘 나를 좀 더 이롭게 할 작은 움직임(묵혀둔 책 보기, 성장속도 가속화할 툴 찾아보기 등)
생각하기 너무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생각을 하자고 시간을 의식적으로 빼둬야만 생각을 할 수 있는 시대라니... 서글픈 생각도 들지만 어쩌겠나.) 현실의 일과 주변 환경을 조금 뒤로 하고 명상하듯
나와 나의 브랜드에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내 바람 이상으로 챌린저분들 모두가 적극적으로 #브랜딩타임을 가져주셨다.
좋은 레퍼런스를 찾아오신 분, 인사이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공유해 주신 분, 브랜드에 대한 깊은 고찰을 시작하신 분 등 사유의 흔적들이 쌓여갔다. 첫 주부터 너무 만족했던 일주일. 이쯤 되니, 두 번째 모임은 전날부터 얼른 시작하고 싶어서 저녁 시간이 기다려졌다.
두 번째 모임
두 번째 모임부터는 크게 두 가지 방향성으로 진행된다.
1. 브랜딩 챌린지 내용을 나누며, 챌린지 돌아보기
2. 브랜딩 관련 도서 속 인사이트 나누기 <오늘 떠먹을 브랜딩 독서 인사이트>
2주 차부터는 리포트를 써오시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브랜딩에 대한 오랜 고민들을 녹여 문서화해오셔서 보여주셨다. 정말 브랜드에 대한 애정과 그간의 갈증이 느껴지는 듯해서 나 역시 고무되는 감정을 느꼈다. 역시 모임은 모임장이 아니라, 모임에 오신 챌린저분들이 이끄는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오신 분들의 열정을 보며 나도 더 열심히 마음을 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부의 모임들과 하는 일에서 좋은 인사이트를 끌고 와서 다음 주 모임에 나눠야지! 마음으로 다짐했다.
리포트를 써오신 분들 뿐 아니라 한 주간 여러 곳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알린 분,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해 본 분,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신 분 등 모두 조금씩 자신만의 길을 점점 개척하는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오신 모든 분들이 다 좋은 분들이라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번 모임. 다음 모임이 더 기대가 된다.
<오늘 떠먹을 브랜딩 독서 인사이트>는 처음 이 모임을 고민했을 때, 챌린지 이상으로 뭘 더 드릴 수 없을까? 어떤 걸 필요로 하실까?를 생각하다 만든 기획이다.
둘 째 주부터 매주 브랜딩 도서 속에서 인사이트가 녹아 있는 문장들을 발췌하여 함께 생각해 보고 적용하는 코너(?).
브랜딩에 대한 기초 배경지식도 쌓을 수 있고,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브랜딩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했다.
첫 모임의 도서는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전우성'였다.
이 책을 선정한 이유는 책자가 얇아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오랜 시간 브랜드 디렉터로 일하며 쌓인
저자의 인사이트가 묵직하게 담긴 책이었기 때문이다. 목차의 여러 꼭지 중 스몰 브랜드가 알면 좋을만한 브랜딩 팁과 인사이트를 발라내어 아래 5개 챕터로 축약했다.
1. 브랜딩이 필요한 이유와 다양한 대답들
2. 브랜드와 브랜딩의 차이(마케팅? 브랜딩?)
3. 브랜딩을 위한 질문들
4. 브랜딩 미션과 핵심경험 도출하기
5. 브랜딩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책 내용을 일부 발췌하고, 우리에게 던질만한 질문거리를 함께 적어뒀다.(우측 사진)
이걸 좀 천천히 나누고, 인사이트 질문도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려 했는데, 한 주간 챌린지 했던 내용과 느낀 점, 아이디어를 나누느라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오신 분들이 더 많이 이야기하고, 인사이트를 나눴으니 더 좋은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어 첫 번째 시간을 구태여 줄이지 않았다.
그렇게 열정 넘치는 우리의 두 번째 모임도 영구적 30분 연장을 약속하며 (ㅋㅋㅋ) 끝이 났다.
두 번째 모임 후
새로운 박람회나 프로젝트, 아이디에이션 등으로 뻗어나가는 한 주를 보내고 있는 챌린저분들. 이번 주에는 나도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고, 어제는 다른 프리랜서 모임에 나와서 좋은 인사이트도 채집하고 왔다. 이틀 뒤 있을 세 번째 우리의 모임이 또 얼마나 재밌을지, 마음이 설렐지 기대된다.
자기의 일(꼭 프리랜서나 사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일'을 가진 사람들)을 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세계를 만드는 것과 같다. 첫 삽을 뜨고 땅을 닦는 과정이 쉽거나 늘 즐겁진 않지만 훗 날, 각자의 세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우리를 기대한다.
세 번째 모임도 신나게 인사이트 나눠야지-
커밍순 :)
창작자들, 1인 기업가 브랜딩 모임 과정을 담으려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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