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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쥐 Feb 26. 2024

지원사업 강의 왜 하세요?

지원사업강의를 하면 좋은 점


수강생: 지원 사업 강의 왜 하시는 거예요?


요즘 지원 사업 강의나 스터디를 하면 꼭 끝날 때쯤 한 분씩 이런 질문을 한다. 웃기지만 이 질문을 처음 들었을 때 나조차 ‘그러게.. 이걸 왜 할까?’ 생각했다. 원래 강사가 꿈도 아니었고, 큰돈이 되는 것도 아닌 이 활동을 왜 지속하고 있나..


-> 강의를 하려면 강의 전에 자료도 작성하고 오시는 분들에 맞춰 미리 예상 질문을 그려본다. 답변을 준비하고 당일이 되면 온 힘을 다해 이야기한다. 강의가 끝나면 끝일까? 강의를 마치면 개인별로 질문을 받고 (거의 끊임없이) 답변한다.


=한마디로 에너지를 많이 쓴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들어가는 시간을 따져보면 최저 시급보다 못할 때가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왜 하시냐?' 하는 질문이 생겨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결론은, '즐겁기 때문에 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강의가 본업도 아닌데, 이렇게 시간을 들이는 것은 확실한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지원사업강의는 작년 여름즈음 시작됐다. (브런치에 첫 강의 기록도 적어 뒀다)


당시에는

1) 내가 무슨 강의를?

2) 다 아는 내용을 뭘 강의까지?

이 두 가지 이유로 강의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너무 감사한 킴제이 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첫 강의를 하게 됐다. 이때의 경험을 계기로 생각보다 지원사업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 정말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벅찼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하루하루 먹고사는 문제로 꿈을 미루는 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었다. 나도 비슷한 고민으로 밤을 지새우던 나날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원사업과 핏이 맞는 사람들이 지원한다면 기획한 나라와 지원자 모두 '윈윈(win-win)'인 지원사업. 요즘 너무 '눈먼 돈' 취급으로 흥청망청 써도 된다라는 글이 보이기도 하고, 확실한 사용처 없이 일단 써보자! 하면서 달려드는 사람들도 많다. 이 점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럼에도 나는 더 많이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시도조차 하지 않고 그냥(잘 알지 못해) 지나치는 일이 아직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조금 딴 소리지만 무작정 눈먼 돈 쓰고 싶어 달려든 분들은 그리 쉽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지원금을 실제 집행해 보면 알겠지만,  '눈먼 돈 쓰기‘를 위해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당사자에게도 고통이다.  짧게는 3개월, 길면 거의 1년에 달하는 지원사업은 사업 수행자가 책임감을 가지고 기금을 사용하고 증빙해야 한다. 결과물이 나오면 그 자료를 정리하여 발표를 하기도 한다. 정말 관심 없고, 하기 싫은 과제를 그 시간 동안 끌고 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거의 불가하다 생각한다) 남의 돈 쓰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고통 그 자체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진심으로 자신의 일에 이 지원사업이 잘 녹아날 수 있는지 고민 후, 시작해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좋은 취지로 열려 있는 지원사업에 정말 필요한 사람이 지원한다면 상호 간에 얼마나 좋은 일인가! 정말 좋은 지원책이 있는지 몰라서- 차일피일 꿈을 미루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정보는 말하려야 할 수도 없지만, 적어도 경험한 범위 안에서는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작은 용기를 내었고, 그 결과 작년과 올해 소중한 인연들을 만났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작년 강의를 들으신 분 중 소수 스터디를 만들어 직접 지원사업 계획서를 써보는 스터디를 열어봤다. 작년 강의에 오셨던 분이 실제로 실행하시는 모습을 보니, 너무 보람이 컸다. 정말 작지만 그분들의 꿈의 여정에 함께하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이 기쁜 마음을 조금씩 기록해 놓은 덕에 다른 강의 의뢰도 들어왔다. (추후에 이 이야기도 적을 예정, 기록의 힘! 늘 무엇이든 기록해야 한다.) 무엇보다 너무 다양한 분야의 멋진 사람들을 줍줍- 인적 인프라를 넓혔다.


그러니까 "왜 큰돈도 안되고, 에너지도 많이 들이는 강의를 하는 거예요?"라는 질문의 답으로

"이미 충분해요."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


물론 돈도 많이 벌고 싶다. 당장 다음번 강의나 스터디부터 서비스 요금을 올릴 수 있다. (사실 그래야 한다는 것도 안다. 내 에너지와 노동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지속가능하게 나아가려면...) 하지만 강의한 지 1년이 채 안되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이런 형태로 충분히 즐겁게 진행해 왔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분들과 만나고 내 시야도 함께 더 넓어지면 좋겠다.



이왕 하는 '좋아하는 일', 함께 하면 더 즐거우니까!






햇수로 4년차, 프리랜서 에디터이자 기획자의 요절복통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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