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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짱언니 맘스디얼 Mar 20. 2022

카페 예비창업자들의 초롱초롱한 눈이란

2022 세텍 카페 베이커리 쇼 세미나

얼마 전 세텍에서 카페쇼를 했다. 거기에 세미나 강사로 초청된 나. 어떤 주제로 강연을 해야 할지 많이 생각하다가 우리 수강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주제로 결정을 했다.  상권분석에 관한 이야기, 뭐 그거 소상공인 정보시스템 가서 보면 안 되나요?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거 말고. 진짜 현실적으로 내가 현업에서 보고 듣고 우리 수강생들의 매출에도 직접적으로 연관되었던 그런 상권분석, 그리고 건물에 대한 이야기들 그러다 보니 강의하는 중간중간에 "이런 거 말로 하기 참 그렇지만 ~ " 이런 문장들이 다 나와버렸다.


상권 하면 다들 생각하는 것은 비슷하다. 사람 많이 다니는 곳이 제일 좋은 거 아니냐부터 1층이 좋다. 이런 것들. 그런데 과거와 현재는 다르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기점으로 하여 너무 많은 것이 변해버렸다. 유동인구 많은 곳이라면 어김없이 들어오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와 대형 프랜차이즈, 일반 개인이 하는 카페가 과연 이들과 싸워서 잘 견뎌낼 수 있을까? 지금 중소형 커피 프랜차이즈도 초저가 프랜차이즈에 잡아 먹히는 말 그대로 나눠먹기 하는 시대인데?


그래서 일반 개인 카페 운영을 하려는 예비창업자들은 정말 가게를 오픈하기 전부터 머리가 어질어질하도록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지금 본인이 하려는 곳이 과연 어떤 곳인지 파고 파고 또 파보아야 한다. 상권분석 손으로 하고 눈으로 하는 것 아니다.  거의 보름 정도는 하려는 곳에서 유동인구 체크해보고 근처에 있는 카페들 다 가보고 어떤 메뉴 얼마에 파는지 앉아서 먹고 가는 사람 얼마나 있는지 이런 것들 싹 다 체크해봐야 한다. 그것도 시간대별로 다 다르게 가서 보고 내가 하게 되면 운영시간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시간이 피크타임인지 아르바이트를 어떤 시간에 써야 할지 등 다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나는 인터넷으로 수제 간식을 파는 것이 주였기 때문에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 안 했는데 결론은 나도 중요했다. 내 가게가 있는 곳은 초등학교 바로 앞. 택배 아저씨들이 기피하는 곳에다가 요즘 속도감지기까지 설치돼서 정말 미치기 일보직전이다. 픽업하러 오는 손님들이 다들 불편하다고 난리이다.


근처에 공원이 있으니 테이크아웃 위주로 했어야 하는 정도로 유동인구는 꽤 되되는데 주차 안 되는 답례품 포장 픽업은 꽝인 장소. 그래서 근처에는 주차장 없는 저가 프랜차이즈가 있는 곳. 그 장소를 내가 선택했기에 다른 예비창업자들은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내용의 강연을 하고 질의응답의 시간.


핵심을 잘 잡아낸 질문과 더불어 이것도 모른단 말이야? 할 정도의 질문들이 뒤섞여있다. 나도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이분들도 지금 하나하나 공부하는 과정이겠지. 싶으면서도 걱정이 된다.

내가 하는 카페는 절대 망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차마 여기 계신 분들이 다 창업한다 했을 때 3년 뒤에도 살아남는 분은 5명이에요라고 말할 수가 없어 폐업률이 80프로라고만 이야기했다.


예비창업자이기에 가능한 희망 회로.  어느 정도 내가 부순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지금 우리 카페 하는 사람들의 현실인데.


그렇게 강의가 끝나고 집에 오는 기차 안. 내가 예비창업자일 때가 생각났다. 햇살 가득한 오후. 커피 향이 가득한 가게 안 일은 직원들에게 맡기고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으로 음악 감상을 하며 매출 보고를 받고 통장의 잔액을 확인하며 미소를 지으며 여유를 즐기는 내 모습을 그렸는데......


지금은 말도 안 되는 상상이란 걸 알아버렸다.


오늘 만난 카페 예비창업자들도 그러하겠지? 말도 안 되게 많은 자잘한 일들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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