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어머니
오늘의 어머니
생일이시다. 꽃 피고 잎 피는 이 좋은 날이 엄마 생일이다! 하시는 아침 식사, 어머니 웃는 얼굴을 보면서 불효하는 아들은 마음속으로 글썽인다.
지난 어버이날은 어머니 모시고 어디로든 드시고 싶은 거 먹으러 가자고 말하려는데 세상에! 울면서 엉금엉금 기어서 계단을 오르실 정도로 몸이 아프셨다. 난생처음으로 집에까지 어머니를 등에 업고 갔었다. 얘야!
엄마가 늙어서 몸이 가벼워졌지? 하시길래, 그거 잘 모르겠네요, 첨이라서! 하였다. 괜히 딴청이었다.
아버지를 엎어본 기억이 없듯이 어머니를 엎어본 기억이 나는 없다.
그런데 어쩌면 아주 꼬마적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분명히 엄마를 등에 업고 여기저기 다녔을 것이다. 떡장사 나가실 때 한번, 행길가 포장마차 나가실 때 한번, 재래시장에 드디어 조그마한 점포 하나 얻어서 대포집 문 열러 나가실 때 한번, 조금 더 큰 식당을 새로 문 열었을 때 한번, 올갱이 해장국!으로 다시 이전했을 때, 그 자리에서 복동이 왕족발! 간판을 추가했을 때, 빚을 얻어 100평짜리 만수옥 설렁탕! 시작했을 때를 나는 기억한다. 나는 어머니를 등에 업고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을 거다.
그게 아니라면, 그런 일이 분명히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내가 업은 우리 어머니가 그렇게 따스할 리가 없을 것이다. 등에 업히시더니 몸에 힘을 쪽 빼시고 아기처럼 편안해하시는, 공중을 그리워하는 새처럼 가벼우신 어머니를 내가 그렇게, 묵묵하게 묵직하게 무겁게 등에 업었을 리가 없다. 가게 앞에서 출발해서 긴 골목길을 지나 마침 꼬부라지는 곳에서 잠깐 멈추고 어머니 기분 어떠세요? 하니까, 엄마는 백 살까지 산다. 그러니까 너도 잘 먹고 건강해라. 그래야 엄마 업어주지! 하셨다.
사나흘 지나면서 어느 정도 괜찮아지시자 다시 콧노래를 부르시는 어머니!
내가 먹은 음식의 역사는 어머니가 밥을 벌기 위해 사투를 벌이신 시간의 결과일 터이다. 그래도 우리 둘이서 마주 앉아서 밥 맛있게 먹고 즐겁게 웃고 웃고 하니까 축복이겠다.
어머니 생신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