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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사렌즈 Aug 22. 2023

생일

결핍 가져다준 소중함

아들 : " 불행한 생일이야."

엄마 : "불행한!? 그럼 생일파티하지 마."

아들 : "엄마 때문에 더 불행한 생일날이 되었어~~ 엉엉"


 찡찡대고 투덜대는 9살 아들이 짜증이 난 엄마는 빠른 걸음으로 간다. 옆에 있다가 더 큰소리로 아들에게 화를 낼 거 같아서다.


아들: "엄마는 내 말을 듣지도 않고 너무 극단적으로 말하니깐 짜증 나. "

엄마 : "무슨 말 안 들어~ 지금까지 듣고 있었는데. 계속 짜증 내고 불평불만하니깐. 어떤 점이 그런지 자세히 말해야지. 알아듣지 "


감정을 추스르고  호흡 가다듬고 말한다


아들:  " 있잖아요. 학교에서 친구들이 생일 축하한다고 말해도 안 해주고~"


엄마:  " 그러게 친구들이 생일 축하한다고 말 안 해서 속상했겠구나"


아들:" 엉엉 ~~ 맞아요.. 속상해요.. 엄마 애들이 어떻게 했는지 알아요..?!

글쎄 말이에요. 생일이라고 생일빵 한다고 주먹으로 때리려고 했어요 ~~

너무한 거 아니에요."


엄마 : " ㅋㅋㅋㅋ 엄마도 그랬어.. 생일이라고 생일빵 했어~"

" 팔도 다쳐서 속상한데 친구들이 그러니깐 속상해요.~~"


아들 계속해서 생일날인데 생일날 같지 않다고 투덜거렸다. 엄마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웅뚱했다. 뭐가 생일 같지 않다는 건지.. 답답해했다. 그러다가 아들이 용기 내서 말했다.


아들 :  " 형아는 생일선물 사주고 왜 저는 안 사주는 거예요.? "

엄마 : "형도 생일선물 안 해줬어. 생일선물대신 여행 갔다 왔잖아.~"

아들 : "친구들은 생일이라서 아이폰 14, z플립, 워치 등 사주니깐 부러워요. "

엄마 :  " 그렇게 비싼걸 부모님이 사줘?

그건 나랑 안 맞는 다. 아무래도 그렇지 그렇게 고가를 아이들에게 선물하다니. 비싼 거 사주면 오히려 여러 가지 안 좋을 수 있는데." 엄마는 말문이 터졌다.

"  왜 안 사주는지 알아?! 유튜브가 좋은 머리를 안 좋게 해서.. "


아들은 고가핸드폰 안 사준다는 걸 알아서 그런지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가 생각났다는 듯 고개를 치켜들고 엄마에게 급하게 말한다.


 아들 : "  그럼 우리 생일날 만원 정도 금액으로 선물해요."

엄마 : " 그래 그거 좋은 방법이다. 우리 앞으로 그렇게 하자."

 아들: " 생일인데 가족들 친구들에게 생일 선물 안 받으니깐 속상해요.

가족여행도  원해서 가자고 한 것도 아닌데 부모님이 가자고 하면 할 수 없이 가야 하잖아요.

안 간다고 하면 아빠는 화낼 거고.. "

엄마 : " 그랬구나. 몰랐네..  어린 시절 친구들에게 선물 많이 받았는데 행복하지 않았어.."

아들:  " 친구들한테 선물 많이 받았는데 왜 안 행복했어요?"


엄마는 망설이다가 어린 시절 이야기를 용기 내서 아이들에게 말했다.


엄마 : "  할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셨잖아. 그래서 생일날 늘 혼자 집에 있었어요 "

아들 : " 네. 혼자서 어떻게 있어요? 무섭지 않았어요?"

엄마 :" 무섭지만 어쩔 수 없었어.."

"아까 할머니 가게에서 일하시는 모습 봤지? "

아들 : "네.."

엄마 :" 어린 시절 때도 일하셔서.. 늘 혼자서 있었지.

 그래서 엄마는 가장 소중한 시간은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었어.

한 번도 가족여행. 가족식사를 해본 적이 없어."


아이들 :"단 한 번도요." 고개를 끄덕이면서 엄마 :" 응. 그래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가족과 함께 가는 여행과.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 너네들은 지금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소중한 선물인데 모르는구나. 참 너네들이 부럽다."


아들: "아니에요. 알고 있는데. 선물은 받고 싶어요."


엄마는 걸어가면서 가족들 생일선물이 챙기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어린 시절 엄마의 모습이 닮아있었다. 성인이 되었지만 어린 시절 가난했던 마음이 남아있어서 돈 한 푼도 사는 게 어려웠던 것이다. 전에 아이들이 생일선물 사준다고 하면 거부했던 이유도 알게 되었다. 또한 엄마의 결핍으로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소중해서 내 아이들에게 그런 시간을 주고 싶지 않았다. 엄마 어린 시절은 생일날 식당 앞에서 가족들과 함께 밥 먹는 모습을 무척 부러워했다. 그런 시간이 없어서 아이들에게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부러웠는데 엄마가 되고 나서 그 소원이 이루어졌다. 케이크 불 켜고 노래를 부르는 순간들 핸드폰 사진, 동영상으로 남긴다.

© lidyanada,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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