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장래 Jun 05. 2024

세상에 싫은 사람이 너무 많아

나에게도 문제가 있는 걸까

외국에 나오니 인간관계가 얇아졌기 때문일까. 싫은 사람이 너무 많은 요즘이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넘쳐난다. 그들은 인터넷 썰에 등장할 정도로 나쁜 사람들은 아니다... 알겠는데 제발 어딘가로 꺼졌으면. 함께하고 나면 상처와 화가 가득하다.



A는 나를 너무 무시해서, B는 입만 열면 불평불만이어서, C는 본인 말이 항상 정답이라고 우겨서... 이쯤되면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이렇게 모두가 싫으면 나한테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그나마 잘 지내고 있는 사람들도 조만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찾아내 멀어지면 어떻게 하지.



이럴 거면 혼자 지내는 게 낫겠다는 마음이 반, 인간관계를 함부로 버렸다가 후회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반이었다. 법륜 스님은 관계맺기를 생선 먹기에 비유한 바 있다. 생선에는 가시가 있는데 요령껏 가시에 찔리지 않고 발라먹을 궁리를 해야지 생선을 욕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그래, 먹을 것에 비유하니 생각이 비교적 명료해졌다.







하나, 내가 좋아하는 생선을 알아두기로 했다.

나는 고등어, 참치, 연어, 임연수 등등의 생선을 좋아한다. 그냥 다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겠지만 즐겨 먹지 않는 생선들도 있다. 명태, 멸치는 굳이 먹지 않아도 괜찮으며 갈치는 그렇게 가시를 일일이 바르느니 다른 반찬을 선택하곤 한다. 썩은 생선은 입을 대면 되려 독이니 피한다.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친해질 필요가 없는 사람도 세상에는 엄연히 존재한다. 나를 갉아먹는 사람은 당연지사 멀리해야 하며, 나와 결이 크게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굳이 욕심내지 않아도 된다. 한없이 내향적인 사람이 극도로 외향적인 사람에게 맞추어 밤새도록 클럽을 돌아다녔을 때 얻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자신의 취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둘, 매운탕을 즐기려면 국물에 집중해야 한다.

법륜 스님의 다른 비유를 끌어오자면(오해하지 마시라. 나는 기독교에 가깝다) 지나가던 사람이 쓰레기가 담긴 봉지를 줬을 때 최선의 방법은 쓰레기를 나도 버려버리는 것이다. 굳이 봉투를 끌어안고 다니면서 수시로 볼 이유가 없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누군가가 내게 한 말을 곱씹으며 기분 나빠할 수 있는 이유는 한편으로 내가 여유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굳이 혓바닥에 닿는 가시의 촉감에 집중하면서 식사를 망칠 필요는 없다. 입에 들어간 가시를 휴지에 넣는 과정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말고 시원한 국물을 즐기자. 간이 잘 배인 무를 음미한다면 좋은 식사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 인간관계에 지친 지금이야 생선 안 먹고 말 건데요! 해버리고 싶다. 까짓 거 외롭게 살지 뭐. 그래도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려고 노력중이다.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데 생선 거부 선언을 하기 보다는 지혜롭게 가시를 바를 궁리를 하는 게 더 유익하지 않을까. 애써 마음을 다잡아 본다. 내일 출근에서도 지금의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기를.

작가의 이전글 내 손바닥을 후려치고 떠났던 네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