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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혜원 Apr 14. 2022

어떤 시

30

마지막으로 사랑한 사람은 소방관이었습니다. 머리에 붙은 불을 꺼주고 단발머리 한번 쓸어주더니 발목에 밧줄을 묶어주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당기라 했는데, 세상에 불이 너무 많아서 당길때마다 그는 없었습니다. 머리가 많이 길었을쯤에 밧줄에 불이 한번 붙었는데요.  밧줄 그렇게 쉽게 끊기는  그때 알고 엉엉 울었어요. 끊긴 밧줄 옆에서 서성이는데 그가 돌아와서 우리는 영원히 행복할  알았더니 그가 다시  밧줄을 묶어주고 불을 끄러 간다네요. 나는 이제 여기에도  불을 가만히 보고 있습니다. 재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한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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