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디자이너라면 누구나 들어 봤을 법한 질문에 대하여
브랜드디자이너라면 누구나 들어 봤을 법한 '브랜드디자이너는 무슨 일 해요?' 라는 질문에 대하여, 개인적인 견해를 쓸 예정이에요. 특히 인하우스에서 주니어 디자이너가 하는 일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는 글이 되길 바라며! 브랜드디자이너로 일한 지 딱 3년 꽉 채운 저의 생각이고, 아마 가까운 미래엔 또 업데이트가 되겠지요.
아마 브랜드디자이너라면 꽤 공감하겠지만, 이 질문을 자주 받는다. 아래는 그동안 들었던 질문들의 일부다.
브랜드 디자이너가 뭐하는 사람이에요?
로고 만드는 사람 아니에요?
인하우스 브랜드디자이너는 이미 로고도 있고, 심볼도 있으니까 할 일이 딱히 없겠네요?
아 브랜드 디자이너가 그것까지 해요?
그렇다. 회사 안팎에서 브랜드디자이너가 하는 일에 대해서 '공통의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다.
끊임없이 본인의 일을 설명하고, 증명해야 한다.
브랜드디자이너는 브랜드디자인만 하지 않는다. 우리가 Google이나 Behance, Dribble, Pinterest에서 흔히 접하는 브랜드 디자인은 결국 '시각적인 결과물'이다. 아직 실무를 경험하지 않은 학생일 땐 대부분 '잘 정리된 시각적인 포트폴리오'만으로 BX 디자인을 접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브랜드 디자인에 대한 약간의 오해가 생길 수 있다. 브랜드가이드를 잡고 이를 바탕으로 로고, 패키지, 그래픽 디자인 등 근사한 '시각 디자인' 아트워크만을 만들어내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모두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시각디자인과 관련된 브랜드디자인 외에도 '인하우스에서 브랜드 디자이너가 하는 일'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브랜드 디자이너는 뭐하는 사람이에요?라는 질문에 현재 나의 대답은 이상적이지만,
"본인 능력껏 다 할 수 있는 디자이너"이다. 이 지점 때문에 개인의 능력치는 브랜드 디자이너가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친다. 개인의 경험, 능력에 따라서 본인이 컨트롤하고 조율할 수 있는 영역이 다르기 때문이다.
브랜드디자이너가 브랜드를 가꿔나가는 행위를, '아이'를 키워내는 일과 비교를 많이 한다.
인하우스는 디자이너는 쉽게 말해 '머리도 좀 크고, 가치관도 좀 생긴 청년'을 키워 낸다.
사회의 흐름에 맞게 딱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가꿔준다
일을 할 땐 사소한 일부터, 좀 더 큰 그림을 그려보는 일까지 다양한 깊이의 단계가 있다.
내가 키울 청년의 어깨에 묻은 먼지를 터는 일부터,
이 청년이 사회에서 만들어갈 이미지를 설계해주는 일까지 다 한다.
프로젝트 킥오프 미팅을 위한 PPT를 만드는 일부터,
프로젝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획하고 디자인하는 일까지 한다.
브랜드 디자이너는 내가 어떤 일까지 퀄리티를 낼 수 있는 사람인지 증명하면서 내 역량만큼의 일을 해나가는 사람이다. 우리의 브랜드가 마주하게 될 모든 터치포인트에서, 능력껏 최선을 다해 가꾼다. 하지만 경험이 적은 주니어 브랜드디자이너가 그 무궁무진한 모든 일을 전부 다 가꿀 수 있는 기회를 얻기란 쉽지 않다. 현재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기회가 닿을 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하는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의 일은 개인 프로젝트가 아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본인의 경험치에 맞게 하나씩 실천하면서 본인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아직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 '이건 제가 할 일이 아닌데요, 제가 그것까지 해야 해요?'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래전 과거에 본인이 잠깐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일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그런 바뀐 생각을 발판 삼아 이직도 하고 커리어도 쌓고 있다.
혹시나, 능력껏 다 하는 디자이너라고 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으니 좀 더 덧붙여 설명한다.
현직 실무 브랜드디자이너 분들 모아 두고 모여서 실제 하는 '일'에 대해서 다 말해 봅시다!라고 한다면 모두 굉장히 다양한 일들을 이야기할 것 같다. 로고 디자인, 패키지 디자인, 편집 디자인, 앱/웹 서비스 디자인, 영상 디자인, 폰트 디자인, 콘텐츠 디자인, 사진 촬영, 오피스 인테리어 디자인 등 사실 다 열거하기 힘들 수 있다. 회사의 규모에 따라 한 명의 브랜드 디자이너가 해야 하는 일의 스펙트럼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중요한 건 본인이 잘하는 하는 일 외에도 정말 다양한 분야의 일도 함께 다룰 수 있어야 되는 환경이라는 사실이다. 인하우스 브랜드 디자이너는 회사 안 밖으로 만들어지는 제작물이 하나의 목소리로 잘 말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자연스럽게 브랜드 전반에 필요한 다양한 터치포인트에 개입하게 된다.
한 가지 예로, 컨퍼런스를 연다고 생각해 보자.
브랜드 디자이너들이 다 같이 투입되어서 개입해서 만들어야 하는 것들이 뭐가 있을까.
- 컨퍼런스 오프닝 영상
- 랜딩 페이지 디자인
- 무대 인테리어 디자인
- 굿즈 디자인
- 발표 자료 PPT 디자인
- 연사자 프로필 사진 촬영
위에 나열한 예시처럼, 본인이 전문가가 아닌 분야에도 디자인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회사 안 밖의 다른 디자이너/크리에이터 분들과 협업을 자주 하게 되기 때문에 다양한 지식이나 제작 공정을 평소에 좀 관심 있게 보고 공부해두면 더 수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글에서는 인하우스 브랜드 디자이너가 하는 일에 대해서 적어보았어요.
제 짧은 경험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는 정보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