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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지 Jan 23. 2024

첫 단추를 잘 끼셔야 합니다.

광고인을 위한 내비게이션: 광고대행사 종류 1. 디지털

우리나라는 광고대행사가 정말 많습니다.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창업을 하고 싶어 하는 강한 독립성이 바탕이 되었겠지요. 그러나 일반인 또는 예비 광고인이 알고 있는 광고대행사는 몇 개 안 될 겁니다. 제일기획, 이노션, HS애드, 대홍기획, TBWA가 대표적이죠. 이들을 포함한 10대 광고대행사가 광고시장 전체 약 80%의 물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제외한 수백 개의 광고대행사가 나머지 20%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다투고 있죠.


물론 광고시장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조 단위를 넘는 시장이기에 단순히 점유율로 판단하긴 어렵습니다. 또한 광고대행사마다 집중하는 분야도 다르고 대행이란 특수성과 창의성이 기반이 되기 때문에 내게 맞는 적합한 회사가 꼭 상위 10대 회사일 것이란 보장도 없습니다. 상위 10대 회사는 대부분 대기업 계열의 인하우스 에이전시와 유명 국외/국내 그룹이라서 좁고 치열한 취업의 문을 열기도 쉽지 않죠. 그렇다면 어떤 광고대행사를 택해야 할까요? 어느 광고대행사가 나에게 맞을까요?


바이럴, SNS, 디지털, 퍼포먼스, 글로벌, 종합까지 다양한 광고대행사를 다닌 경험을 토대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광고대행사의 종류

광고대행사의 경계가 많이 희미해졌다고 하지만 내부적으론 태생과 집중하는 핵심 분야. 외부적으론 업계의 이미지와 평판에 따라 확실한 구분점이 있습니다. 예로,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광고회사에 들어갔다면 TV광고를 만들고 싶은 욕구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며, TV광고에 집중하는 회사에 들어갔다면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욕구를 채우기 어려울 것입니다. 내부에 그것을 해낼 수 있는 리소스가 준비되어 있지 않거나 외부 평판에 따라 광고주는 일을 적합한 곳에 나누기 때문이죠. 이런 이유로 대행사가 대행사를 부리기도 합니다.


: 디지털 광고대행사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온 2000년대-2010년대 설립된 회사들이 중심입니다. 업계에선 인하우스, 글로벌, 독립을 제외한 나머지를 흔히 디지털 광고대행사라고 하죠. 그러나 오늘날 디지털은 광범위하기 때문에 흔히 나누는 이분법으로 이들을 생각한다면 큰 오류이자 착각일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경험한 윗세대나 그런 것을 진짜 광고라고 따르는 젊은 세대들이 오만가지 이유로 디지털 광고대행사를 하찮거나 짜치게 봅니다만, 이는 적으로 만났을 때 패착의 시발점이 되곤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다른 시간에 이야기를 더 나눠보기로 하고 제가 생각하는 디지털 광고대행사는 아래와 같이 구분됩니다.


#퍼포먼스 광고대행사

이들에게 제가 느끼는 감정은 PPT보다 엑셀을, 책과 연필 대신 0과 1이란 숫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느낌입니다. 광고를 정성적인 영역이 아닌 정량적인 영역에서 풀이하죠. 모든 광고는 수치화가 되고 결국 보이는 수치가 모두를 납득시키는 지표이기 때문에 광고에서 퍼포먼스는 KPI를 뜻합니다. 디지털에 다양한 미디어와 고객 데이터를 다루며 광고주가 지불한 비용을 효율적으로 개선하는데 집중합니다. 전환으로 가는데 무수히 많은 통로 중에 혹시나 이탈을 야기하는 곳이 있는지, 고객 경험을 감소시키는 부분은 있는지를 찾아 수리하기도 합니다. 흡사 엔지니어 같기도 하죠.


제안을 크게 삼등분하면 기획-크리-매체순으로 되어있습니다. 기획과 크리가 고만고만하거나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 십중팔구 매체에서 승패가 갈리는데요. 누가 더 비용을 효율적으로 쓰는지를 보게 됩니다. 그렇기에 디지털에서 전환이 중요한 금융, 보험, 렌탈 분야의 광고주들이 많이 찾는 광고대행사가 퍼포먼스 광고대행사입니다. 광고업계에서 대표적인 곳이 에코마케팅입니다. 실제로 경쟁 PT에서 에코마케팅이 참여한다고 하면 '이번 PT는 퍼포먼스가 중요하구나...' 하며 PT를 포기하는 경쟁사들이 많습니다.


*장점: 다른 광고대행사에선 배우거나 접하기 어려운 매체를 아주 깊이 경험할 수 있다. 이는 추후 다른 광고대행사에 가더라도 제안을 하는 데 있어서도, 협업을 하는 데 있어서도 아주 좋은 무기가 된다. 플랫폼 중심의 광고주로 점프 업하는 것도 노려볼 수 있다.


*단점: 실시간으로 바뀌는 숫자에 대응해야 하며, 이에 따른 KPI 스트레스가 크다. 창의력과 멀어지는 느낌이다. 상대적으로 광고주 분야가 제한된다. 다른 광고대행사로 이직할 때 기획이 아니라 미디어 관련 팀으로 오라고 제안받는다.


#콘텐츠 광고대행사

이들은 변화하는 트렌드에 민감하며 말랑말랑한 두뇌를 무기로 합니다.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거나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협업하거나 각종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죠. 광고주의 큰 전략아래 다양한 전술을 행합니다. 온오프를 막론하고 소비자와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여 브랜드 경험을 끌어올리기 위한 콘텐츠 및 프로모션들을 도맡습니다.


다른 광고대행사보다 상대적으로 유연한 조직문화와 구조를 지녔으며 젊은 광고인들이 많습니다. 예비 광고인이나 저연차의 광고인을 만나보면 대체로 콘텐츠 광고대행사가 핵심으로 진행하는 일들에 대해 니즈가 많더군요. 아무래도 트렌드에 발 빠르며 그러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예비 광고인 또는 저연차에게 추천하는 광고대행사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와중에 아이디어를 내는 훈련이나 기획에 필요한 요소들을 실전을 통해 경험하고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페이스북이 업계 내 최대 이슈였을 때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지만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그때의 명성을 유지하는 콘텐츠 광고대행사는 많진 않습니다. 이 부류의 대표는 대학내일이라 생각합니다. 디지털에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핵심 세대라 불리는 MZ, 잘파를 연구하고 리서치하기도 하지만, 이들을 브랜드와 엮는데도 능합니다. 좀 더 크리에이티브적으로 접근한다면 스튜디오좋이 있습니다. 특정 광고주만을 위한 특색 있는 스토리텔링을 입혀서 브랜드를 리브랜딩 차원에서 컨설팅한달까요. 삼양라면, 빙그레우스, 새로가 대표적입니다.


*장점: 다양한 광고주와 협업이 가능하며 각양각색의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존중받는다. YOUNG하다. 기획의 근간이 되는 발상법을 터득할 수 있다.


*단점: 예산 대비 하는 일이 많다. 아이디어가 고갈되는 상황을 많이 겪는다. 불안정하다.


#IMC 광고대행사

디지털을 중심에 두고 오프라인, ATL, BTL 등 통합 캠페인을 진행하는 광고대행사입니다. 캠페인 단위로 움직이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종합광고대행사의 롤과 구분이 모호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구분은 전천후로 내부에서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역량적인 부분과 TV광고처럼 특정 소재가 메인이 된다기보다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전술적으로 소재들을 적합한 곳에 투입하는 것에서 다름이 있습니다.


광고와 광고보다 큰 개념의 마케팅에서 모든 일을 준수하게 해낸다는 것이 특징이며 이 정도의 광고대행사가 되려면 규모도 규모지만 업계에서 전문성을 인정해줘야 하기 때문에 이 위치까지 올라온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차이커뮤니케이션이 있겠네요. 광고주가 원하는 브랜딩, 세일즈, 기업PR 등 모든 니즈를 맞출 수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싶은지 모르고, 잘하고 싶은 것을 실전 경험을 통해 알아가고 좁혀가고 싶은 분들께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장점: 기획이면 기획, 매체면 매체, 크리면 크리. 광고의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단점: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크다.



예비 광고기획자를 위한 내비게이션. 광고대행사 종류 첫 번째로 디지털 광고대행사에 대해 소개해봤습니다.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나누는 것이 아닌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지는 이미지를 통해 구분된 점임을 참고해 주세요.


과거 디지털 광고대행사는 업무 영역이 한정적이었고 종합광고대행사가 하기 싫은 일을 받아하는 정도였다면, 현재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경쟁 PT에서 보기 좋게 승리하고 있고 디지털이란 전문성을 가지고 광고주를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디지털 광고대행사가 단순히 기술적 우위 때문에 성장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종합광고대행사가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는 유연하고 말랑말랑한 기업문화와 창의력 영역의 특수성이 시너지를 일으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종합광고대행사의 많은 인재들과 유명인들이 디지털 광고대행사로 이직하고 있고 맨파워가 핵심인 광고업에서 이는 치명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서두에 10명 중 7명이 창업을 하고 싶은 나라라고 하였죠. 독립성이 강하다는 건 현재 삶에 만족하기보다 나의 길을 찾아 나아간다는 뜻일 겁니다. 규모적으로는 여전히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진 인하우스 종합광고대행사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지만 그 속에서 마음에 열정을 가진 광고인들은 반대의 대이동을 시작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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