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기획자의 제안 작업 순서 6. 기타 사항
디테일을 잡았다면, 제안서 작성에 필요한 주요 사항들은 모두 챙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이를 잘 취합하여 무사히 제출하고 발표만 잘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챕터를 마무리하며 각 섹션에서 벗어나 언급하지 못한 부분들을 [기타 사항]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이는 제안서의 완성도를 높이고, 광고주의 과제 외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되기 위함입니다. 의지치라고 할 수 있겠네요.
1. 장표 디자인과 오탈자 워싱
일반 회사는 빠른 보고가 중요하기 때문에 장표 디자인에 큰 비중을 두지 않습니다. 심지어 워드 문서로 보고하는 회사도 있죠. 하지만 광고회사는 다릅니다. 특히 광고주와 처음으로 문서로 대면하는 비딩 제안 프로젝트에서는 첫인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회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목적에서라도 장표 디자인은 중요합니다.
디자인이라고 해서 화려함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화려함이 필요한 상황과 장표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제안서가 잘 읽히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는지 안정감을 주는 것입니다. 장표의 배경이나 이미지가 피로감을 주지 않는지, 텍스트가 너무 많거나 작아서 읽기 어려운지, 꾸며주는 부사가 많아서 핵심 전달이 흐려지지 않는지 등을 고려해야 하죠. 디자인 감각은 단순히 머리로 이해한다고 바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제안서를 공유받아보고, 다른 사람의 디자인을 참고해 보면서 감각을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해 나가시면 됩니다.
또한, 오탈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비록 오탈자가 큰 문제가 아닐지라도, 좋은 인상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 팀원 모두가 꼼꼼하게 체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2. 템플릿 공유
외부 업체 및 여러 팀과 협업할 때는 제안서의 기본 템플릿을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할 폰트와 폰트 크기, 각 장표마다 주요 내용의 위치, 폰트 컬러, 이미지 크기, 배경 등에 대한 기본 가이드를 사전에 공유해야 합니다.
가이드를 미리 공유하지 않으면 나중에 하나하나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에 시간을 뺏기는 일은 피해야겠죠.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기 위함이니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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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펜딕스 활용
제안서의 마지막은 '감사합니다.'가 아닙니다. 흔히 어펜딕스라고 말하는 부록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해당 부록에는 무엇을 담아야 할까요? 제안서를 준비하면서 참고했던 자료들을 포함하면 좋습니다. 일명 팩트북이라고 하죠. 제작 파트에서는 레퍼런스나 표현 기법들을, 매체 파트에서는 매체 소개서에 있는 타기팅 방식이나 주요 지면들을 담아 광고주 이해를 돕는 것이 좋습니다.
이 자료들은 여러 상황 판단으로 인해 제안서의 메인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한 2군들입니다. 이는 광고주가 속한 시장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으며, 제안을 위해 얼마나 준비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전문성과 노력을 어필하기 위함입니다. 발표본이 아닌 제출본에 어펜딕스를 포함하면 좋습니다.
4. 질문하기
사람 간에 대화에서 질문은 관심의 척도가 되죠. 마찬가지입니다. 제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질문은 긍정적인 점수를 얻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첫인상 측면에서 강한 호감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대면 장소는 OT입니다. 광고주가 여러 광고회사를 불러 프로젝트와 과제에 대해 소개를 하죠. 광고주는 발표를 마치고 광고회사의 질문을 받는데, 대부분의 경우 광고회사는 모든 것을 이해한 것처럼 고상하게 행동하며 질문을 삼갑니다. 전략이 드러날까 그러는 것이죠. 그러나 처음 듣는 내용에서 전략이 있을 리 없습니다. 얄팍할 뿐이죠.
광고주의 브랜드와 제품에 대해 강한 호감과 궁금증을 드러내는 질문이 좋습니다. 이는 첫인상을 좋게 만들어주죠. 이후 메일과 통화에서도 자주 접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생각날 때마다 질문을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건 괴롭히는 거죠. 질문들은 잘 취합하고 정리해서 한 번에 물어보며, 다음 질문은 다음 단계에 대한 것이어야 합니다.
또한, 질문만 하고 답변만 쏙 얻어내지 말고,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 이러한 부분이 궁금해졌다는 식으로 소프트랜딩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는 광고주에게 잘 준비하고 있음을 어필할 수 있습니다.
5. Q&A 준비
보통 발표 이후에는 Q&A 시간을 가집니다. 이 시간 동안 광고주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낼 수 있으며, 날카로운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광고주는 광고회사처럼 광고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혀 예상치 못한 범위에서 다양한 질문이 쏟아질 수 있습니다.
광고주 질문에 유연하게 답변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광고주 입장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여 답변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눈이 발표자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살짝의 인상 찌푸림도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며, 단 1초의 머뭇거림도 10초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압박을 미리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6. 발표 재촉 금지
광고주는 RFP를 통해 발표일을 공유합니다. 내부 문제가 생겨 늦어지게 되면 사전에 조정하여 다시 공유합니다. 이는 광고회사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당연한 절차입니다.
하지만 가끔 발표일이 많이 남았는데도 광고주에게 전화를 걸어 재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부 평가가 어땠는지, 해당 날짜와 시간 안에 발표가 확실히 진행되는지 등 계속 확인하려는 경우입니다. 이는 성격이 급한 사람 혹은 광고회사 내부의 윗선에서 지시한 것,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이러한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서 말도 없이 늦어진 경우라면, 한 번만 확인하면 충분합니다. 상대에게 조급함을 보이는 것은 업무와 별개로 성격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그것도 함께 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 광고주한테라니요... 안됩니다.
모든 광고주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개는 제안요청서(RFP)에 기획/크리에이티브/매체로 나누어 평가 항목과 점수 배분을 공유합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객관적이고 정량적, 이성적인 점수에 불과합니다. 결국 사람에 의해 평가되는 것이므로 주관적, 정성적, 감정적인 의지치가 반영됩니다. 이를 보이지 않는 점수 혹은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영업과 같은 물밑작업이 아닙니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일하는 것이기에 파트너십이 중요한데요. 이런 관점에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상대인지, 호감을 얻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 회사라면, 저 사람이라면 괜찮을 것 같아'란 안정감을 주는 것이죠.
기본 점수 100점을 넘어서, 보이지 않는 점수를 통해 101점, 102점을 받으려 해보세요. 아주 사소한 것들이지만 수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차이를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