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난 사주팔자에 1도 관심 없었다.

by 김영주 작가

50대를 훌쩍 넘겨 몇 년 후면 환갑이라고 하는 60대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질주 중인 나는 지금까지, ‘점’이라는 걸 단 한 번도 보지 않았다.


이렇게 첫 문장을 써놓고 보니 살짝 켕기는 게 있어 좀 더 명확하게 얘기하겠다. 점을 보러 내가 ‘직접’, ‘몸소’ 점보는 곳을 찾아가 복비를 지불하고 본 적은 단언컨대 단 한 번도 없었다. 다만, 아내가 나의 사주를 들고 가서 본 적은 있었고(음, 꽤 여러 번이다). 아무튼, 내가 내켜서, 자발적으로 직접 경험을 한 적은 없을 정도로, 나라는 사람은 사주팔자라든가, 점을 본다거나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관심이 일도 없는 사람이었다. 신점이라고 하는, 무당이라든가 무슨 법사라는 쪽은 더더욱 아니었고.


그런데 말이다. 내가 달라졌다. 그랬던 내가 달라졌다. ‘사주팔자’에 꽂혔다. 아니, ‘꽂혔다’는 표현보다는 ‘꽂혀 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는 게 더 정확하겠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몇 % 정도나 사주팔자 혹은 사주명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내가 그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건 그야말로, 일대 사건이다.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몇 가지 계기들을 들어볼 수 있겠다.


몇 달 전, 처음 생기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작가로서 참여했다. MBN의 장수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와 비슷한 면이 적지 않았는데, 가장 큰 차별점이라면 이 프로그램에서 만나러 가는 분들은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고수하며 사는 이유가 ‘자발적’이라는 점이었다. 이른바 ‘고수’라는 분들이었다.


자연인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또 있었는데, 그들을 찾아가는 진행자들이 사주명리에 밝은 분들이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이 기획될 때부터 방점은 여기에 있었다. 고수들의 삶을 보면서, 그들의 사주팔자를 분석하여 그들 삶의 궤적을 보다 그럴듯하게(?), 혹하게(?) 보여주고자 함이었다. 주 시청 층인 4050 이상의 분들이 사주명리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기획이었다.


그런 이유로 제작진은 진행자 후보를 사주명리 전문가들 중에서 찾았다. 서치를 통해 적지 않은 분들을 찾았고, 회의를 하며 후보들을 좁혀나갔고, 몇몇 분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한 후에 진행자로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3~4명의 사주명리 전문가가 촬영을 했다.


그분들은 방송 전문가는 아니었기에 옆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재미 요소를 더해줄 예능인도 필요했는데, 최종 캐스팅된 두 명의 예능인 중 한 명은 이미 사주명리에 관해 준 전문가였다(그는 자신이 이쪽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걸 원치 않기에 누구인지는 말씀드리지 않는다).


이렇게 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사주명리라는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했고, 사주명리 전문가와 만나고 수시로 대화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으니, 이게 나의 운명이라면 운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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