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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밤비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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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밤 May 23. 2022

사진에 진심인 팔불출들


밤비의 입양 소식을 듣고 지인들은 나보다 더 기대감에 부풀었다. 밤비 사진을 보며 예쁘다 해주고, 밤비를 만나고 싶어 집까지 한달음에 달려와주곤 했다. 


개를 좋아하지만 무서워했던 친구는 밤비랑 몇 번 만나고 난 뒤,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매력에 푹 빠졌다. 개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은 아니지만 포인핸드를 드나들며 유기견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에 개를 키웠었던 친구는 밤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면 공감하고 들어주고 조언해주었다. 그 시절 자신의 반려견을 추억하며 밤비를 예뻐했다.


하루는 그들과 짧은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밤비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자 서해바다를 찾았다. 그런데 서해는 사실 갯벌에 가까운 바다로, 바다는 저 멀리 보이고 온통 돌멩이와 진흙으로 뒤덮인 땅이었다. 상상했던 그림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왔으니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댔다. 


SNS에 자랑을 하고 싶어 사진첩을 보는데, 어째… 밤비보다 사람들이 더 유난인 사진들뿐이었다. 너 나 할 거 없이 어떻게 서든 인생샷을 건져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사진들. 


사진에 열심인 이모와 삼촌 / 그 결과물


그 이후, 바다 보기에 실패하고 가까운 한강으로 나섰다. 날씨도 좋았고 분위기도 좋았던 한강에서 우리는 돗자리를 펼쳐 시간을 보냈다.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가 했더니 어느새 너도나도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눌러대기 바빴다. 그리고 뒤이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목소리들.


“밤비야! 삼촌 좀 보세요~” 

“쭈쭈쭈~ 웡웡! 여기여기!” 

“오구 예쁘다~ 여기 봐야지! 옳지!” 


카메라를 보게 하겠다는 의지로 열심히 밤비를 부르고 또 부르며 사진을 남겼다. 결국 남는 건 사진뿐이라더니, 진짜 사진만이 남아서 그 친구들의 열정을 두고두고 볼 수 있게 되었다. 


나 외에도 밤비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었다. 어느 누가 또 이러한 열정을 가지고 사진을 남겨주려고 할까. 고맙게도 나는 밤비의 어린 시절을 내 모습과 함께 담을 수 있었다. 팔불출 이모와 삼촌, 고마워!


나도 질 수 없다! / 예뻤던 한강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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