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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밤비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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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밤 Jun 10. 2022

눈빛에 써 두었어요. 간, 절,

밤비는 까다로운 식성이 아니다. 사료도 정말 마음에 안 드는 거 아니고서야 배고프면 맘에 안 드는 사료도 곧잘 먹는다. 다만 육식파임은 확실하다. 다른 강아지들은 오이, 사과, 당근 등 채소나 과일이 없어서 못 먹는다는데 상큼하거나 무(無)맛의 음식이나 간식은 먹질 않는다. 그래서 대체로 육식에 충실하여 먹을 걸 챙겨주는 편이다. 


사실 개들에게 사료만 먹여도 좋다지만, 맛있는 간식을 알고 있는데 어떻게 안 줄 수 있겠는가. 나는 밤비가 좋아해 줬으면 하는 마음에 종종 간식을 꺼내 들고 앉아, 기다려와 같은 훈련을 시키곤 한다. 제법 잘 따르며 간식을 맛보는데 어느 날 사진첩을 보다가 특이점을 발견했다. 


간식을 향한 갸륵한 눈빛


묘하게 아련하고, 또 애틋하고, 또 청순가련한 눈빛! 

간식 앞에서만 희미해지는 눈빛을 발견한 것이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간식을 바라보는 걸까? 그 작은 머릿속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야말로 간. 절. 이라는 두 글자를 새겨놓은 듯한 까만 눈동자에 혼자 킥킥 웃음이 터졌다.


갸륵해지는 눈동자마저, 벌렁거리는 콧구멍마저 귀여운 이 생명체는, 결국 간식을 주고 싶게 만든다. 나는 이 

눈빛에 속아 매달 좋아할 만한 간식을 장바구니에 담곤 한다. 


많이는 안 되지만 적당히~ 맛있는 거 먹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리코타 치즈.. 어서 주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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