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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리아 Dec 20. 2020

젊은 의사에게 폭언폭행 당하는
수간호사

- 내가 내 직장을 선택한 이유

간호학과는 4학년 1, 2학기가 되면 미리 병원을 결정한다.


우리학교는 본교 병원이 있다.

보통은 본교 병원으로 많이들 입사한다.


그런데 나는..본교 병원에 입사하기가 싫었다.

그 이유는..?


3학년 때 정형외과 실습을 할 때 충격적인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때는 02년이다. 지금....도 가끔 그런 의사가 있긴 하지만, 그 당시엔 의사의 권력과 권위가 더 우세했다.

학교에선 간호사와 의사가 동료 사이, 협력관계가로 가르쳤지만 사실 현장은 아직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유는 모르지만...내게 편견을 주었던 그 사건.

정형외과 3년차 남자 의사가 수간호사에게 욕을 하고 발길질(실제 몸에 닿은 것은 아니다)한 것.


정형외과 3년차는...아직 30세 미만이었겠지?

수간호사는 못해도 40세는 넘었을테고..(옛 기억이라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나이, 성별, 장소, 직업, 직급 등등을 다 떠나서. 


사람이 사람에게 그런 욕과 행동을 한다는 것.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그런 일은...안 일어나야 한다고 본다)

젊은이가 나이 든 사람에게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

(우리나라는 장유유서의 사상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자가 여자에게 그런 행동을...

(남녀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체적 체구 차이가 분명한데 폭행한다는 것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했다는 것.

(직장에선 보통 상식적인 언행을 해야한다고 여긴다)

의사와 간호사..는 협력관계가 아닌 것 처럼 보였다는 것

(동료라면, 언성은 높아질지언정 욕을 하고 발길질은 안해야 하지 않을까?)


이 사건은 내가 본교 병원을 선택하지 않게 한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본교생 더 괴롭힌다는 소문, 똑같이 힘든데 월급은 짜다는 소문 등등도 포함되어있지만)


 

이때의 일과 지금 현실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해본다.


여전히 의사들은 간호사를 동료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동료라고 생각하지만, 간호사에게 짜증내고 막말하는 경우도 있다.

(때에 따라 그 의사가 잘못한 경우, 간호사가 잘못한 경우 사람마다 다르지만.)

의사 간호사 분쟁이 생길 경우 의사는 그 자리에, 간호사만 이동하는 억울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여전히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병원 경영진이 의사이기 때문

- 아무래도 고용주가 의사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팔은 안쪽으로 굽는다.


의사가 처방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

- 처방한다라는 것은 간호사에게 업무를 지시한다는 것이기에 실수를 하는 경우도 간호사가 더 많고, 이에 대해 양해하고 넘어간다는 포지션을 의사가 가지고 있다.


의사 수 부족

- 여유가 없으니 자신에게 계속 업무가 주어지는 상황이 버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신보다 약자인 간호사에게 그렇게 행동한다.


의사는 전공이 있고, 간호사는 전공이 없기 때문

- 의사는 인턴을 마치고 해당 과에 지원하여 전공이 정해졌기 때문에 아주 큰 일이 아니면 과 이동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것을 이유로, 간호사의 이동만을 강권한다.



그럼에도 간호사가 똑똑해지고 있기 때문에. 의사들도 존중하는 간호사 수가 늘어나고 있다.


전담간호사, 전문간호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간호사들을 레지던트들은 엄청나게 믿고 의지한다.

자신보다 경험이 많고 지식 수준도 비슷하거나 더 높은 간호사.


이렇게 멋지고 똑똑한 간호사들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관계는 더욱 더 평등해지지 않을까?


그들도 노력해야하지만, 우리 간호사들도 노력해야한다.

멋진 간호사들이 더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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