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의도를 파악해야 합니다.
검도는 상대의 빈 곳에 나의 칼을 집어넣어 한 판을 만들어 내는 스포츠입니다. 기초를 다듬을 때도 무작정 상대에게 칼을 던지는 것이 아닌 기회를 보고 칼을 넣어야 한다고 배웁니다. 그리고 그 배움이 점점 현실로 가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사람마다 이를 익히는 형태는 다르겠지만 호구라는 보호장비를 착용하면서 몸은 무거워지고 시야에는 제한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뛰어다니며 숨이 가빠져 올 때는 내가 보고자 하는 공간은 점점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장비가 익숙해졌다고 생각한 시점에서 상대를 바라보게 되었을 때는 또 다른 상황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가만히 서있는 상태에서는 잘 보이고 있었던 상대가 내가 공격을 들어가거나 상대가 공격을 들어갈 때는 보려고 했던 것도 보이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렇게만 보였던 내 앞의 상대가 이제는 하나둘씩 그 모습이 눈에 익어가게 되었습니다. 뛰어들어올 때의 빈 공간이 눈에 보이기도 하고 내 동작에 반응하는 상대의 모습이 눈에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이전보다 더 동작에 신경을 쓴 부분은 오직 하나, 상대를 주시하며 상대의 기준으로 생각을 해보았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어디를 공격해야 할까라는 내 중심의 관점보다는 이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겠구나를 좀 더 초점 맞추며 움직이고자 했습니다. 상대방의 움직임에는 이유가 있고 저 동작은 곧 이런 동작들이 보이겠구나와 같은 예측이나 상대의 칼이 이런 식으로 날아올 테니 저 공간은 칼을 집어넣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상대를 바라보았습니다.
상대를 바라봐야 기회를 포착한다. 매우 간단하고 기초적인 말이지만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해야 합니다. 상대를 바라보기만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보는 것뿐만이 아닌 상대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도록 상대를 주시해야 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행동을 분석하며 내 다음 동작을 준비해야 합니다.
저는 이런 생각은 단순히 검도에만 국한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떤 상대와 일을 하게 될 때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상대를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령, 상대방이 어떤 방법에 대해서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이 그 말을 한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이유를 충분히 파악하며 내 다음 말을 준비해야 합니다. 만약 상대방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일차원적으로 반응하게 될 경우에는 내 의도가 충분히 상대에게 전달되지 않거나 토의의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내가 압도당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검도에서 상대의 행동을 충분히 바라보고 행동해야 하듯이 일상적인 비즈니스에서도 상대의 말과 행동을 충분히 바라보고 움직여야 내가 우위를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를 바라보며 그 의도를 빠른 시간 내에 알아채는 것은 참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매 순간 연습의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하고 한 번 한 번의 기회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모든 과정이 익숙해지고 그제야 상대를 바라보는 것에 대해 수월한 시야를 가질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절대 짧은 시간 안에 완성될 수 없음을 알고 인내심을 가지며 그 순간을 읽어낼 수 있도록 꾸준히 연습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 순간이 나에게 자연스럽게 찾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