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빛톡톡 Jul 03. 2020

엄마, 이걸 심어 보면 어때요?

6살 첫째 아이는 남자아이인데도 불구하고 가만히 앉아 손으로 주물럭 주물럭. 레고, 블럭, 클레이를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한다.


둘째 아이도 클레이 놀이를 워낙 좋아해서  자주 사주는 편이지만, 플레*도며, 아이클*이며, 하나 둘 들이다 보면 가격에 헉 하고 놀라곤 한다.


그래서 되도록 한 번에 노는 클레이 양을 제한하는 편... 플레*도 쓰고 나서 굳지 않은 것들 다시 통에 잘 담아 다음번에 쓰기도 한다.


며칠 전에도 여느 때와 같이 클레이로 열심히 로봇을 만들던 첫째가 나에게 이렇게 묻는 게 아닌가?


엄마! 클레이를 땅에 심어 보면 어때요?
그럼 나무에서 클레이가 마구마구 열리지 않을까요?


순간 빵 터진 웃음에 아이가 멋쩍어했다.


미안... 너무 귀여워서 그랬어...


정말 땅에 심어볼까? 란 생각이 들었지만, 왜 이렇게 움직이고 싶지 않았을까.


땅이 오염된다느니, 요건 씨앗이 아니라느니.

천천히 웃으며 설명해주었고 아이는 바로 수긍했지만, 


내 행동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아이들은 뇌가 말랑말랑하고 스펀지 같은 흡수력을 가지고 있다고들 말한다.


그런 말랑말랑함을  오래도록 지켜줄 수 있어야 하거늘... 


미안, 아들...

다음엔 엄마가 너의 호기심에 함께해줄게♡




작가의 이전글 관심보다 무관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