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ng Mar 31. 2023

3월, 1interview

3월 일반인_직장인 소정님

뜨겁거나 차갑거나, 모 아니면 도 확고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세상에 몇이나 될까?

이번에 인터뷰 주인공 소정님은 애매한 표현보다는 뜨거운 자신의 의사표현으로 주변사람들에게 사이다의 면모를 보여주는 사람이다. 내 사람에게는 확실한 감사의 표현을 할 줄 아는 이번 인터뷰 주인공 소정님께 감사하며 열네 번째 인터뷰를 시작해 보자.



1.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으세요?

저는 요즘 병원에서 코디네이터로 건강검진, 병원 리셉션을 담당하며 근무하고 있어요.

대학생 때부터 서비스직에 오랜 기간 일했던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이곳에서도 사람들에게 많은 인정받아 제 나이에는 달기 힘든 직급과 중요한 업무들을 담당으로 맡아 근무하고 있습니다. 감사하죠.

제 능력을 인정해 준 사람들에게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나중에는 창업을 할 생각이에요. 창업을 준비하면서 어느 정도의 자본을 모으기 위해 요즘 들어 생각하는 게 ‘ 아.. 내가 살면서 이렇게까지 열심히 산 적이 있었나?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열심히 살고 있어요.

그리고 창업에 대한 공부도 하면서 어느 정도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2. 소정님은 사람들에게 받은 인정을 혼자 가지고 있지 않고 보답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어떻게 하면 타인에게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일할 수 있을까요?

은혜 갚은 까치 같은 거죠. 저를 인정해 준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는 건 당연한 거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원장님은 직원들을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분이세요. 근무하면서 비효율적인 부분이 보이면 원장님께 보고 드린 적이 있어요. 그때 원장님께서 '네가 하는 일이 맞아, 너를 믿고 있어'라고 하시더라고요. 감사하죠. 사실 전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경력도 짧고 관련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이렇게 상사에게 인정을 받으니 '그래, 내가 이 병원에 벽돌하나는 세울 정도로 열심히 일해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사수를 잘 만나면 자동적으로 보답하게 되는 것 같은데요(웃음)


3. 창업이라니 대단한 결심 같아요. 어떤 사업을 앞두고 계신가요?

올해 기준으로 2년 뒤에 네일아트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저의 꿈이에요. 꽤나 구체적이죠?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어깨 부상을 당해서 하던 운동을 그만두고 관심을 가진 분야가 네일 아트였어요.

당시에 가족들의 반대가 굉장히 심해서 꿈을 마음을 접을 수밖에 없었어요. 부모님께서는 안정적인 직장을 갖기를 바라셨거든요. 하지만 꿈이란 게 쉽게 없어지지 않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계속 네일 관련 영상을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아마도 네일아트에 대한 꿈은 항상 제 마음에 계속 존재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4. 내가 생각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

저는 아직까지도 제 자신을 잘 모르겠어요. 저는 주어지는 상황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가진 가치관이나 어떠한 문제에 대한 생각들은 변하지 않는데 그 외에 것들은 잘 변하는 거 같아요. 특히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지 않았을까 싶네요.

저는 20대 초중반까지는 굉장히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친구 없이 못 사는 사람처럼 매일 약속으로 일정을 가득 채웠죠. 평일에는 대학교 지방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주말에는 서울친구들이 그리워서 시간만 나면 올라가서 친구들을 만났었어요. 그때만 해도 제가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시간이 흐른 지금 20대 후반에 접어들고 나서는 내향적인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 올라와 친구들을 더 자주 만날 기회가 생겼지만 이제 나이가 차서 친구들도 다 자리 잡고 사회생활하고 각자의 삶의 집중하는 시기이다 보니 예전처럼 만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일련의 사건들도 있었지만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생각보다 혼자 있는 시간도 굉장히 편하더라고요. 예전엔 잘 돌보지 못했던 스스로를 돌볼 줄도 알고요.


5. 내향적인 사람으로 변하게 된 큰 계기가 있으셨나요?

예전에는 어딜 가든 사람들에게 잘 스며드는 편이었어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도 각 자의 개성과 성격을 이해해 줄 정도인 포용의 아이콘이었죠.(웃음) 친구들 사이에서도 재밌는 친구로 빛이 났지만 빛을 내는 기름이 부족했을까요. 사람들 간의 문제, 가족문제로 인해 빛이 사그라들기 시작했어요.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는 상황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났고, 행복과 불행, 갈등과 화해, 원망과 그리움, 이상과 현실, 시작과 끝, 이런 모든 반어적인 것들이 결코 정리되지 않고 결국은 한 몸으로 뒤엉켜 어지럽게 돌아가면서 저를 괴롭혔어요. 그 결과로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어요. 그 후 1년간 사람들에게 연락도 하지 않고 번호도 바꿨어요. 그 후로 조금 인간관계에 소극적이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요즘은 약간의 증상은 있지만 나아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심한 감기도 푹 쉬면 나을 거예요.

6. 힘들 때 가장 의지하는 단어나 문장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저는 단어나 문장보다는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를 받거나 깨달음을 얻곤 해요.

작년 12월에 작지만 큰 수술을 받았어요. 죽을병은 아니었는데 저한테는 꽤 충격적이었거든요. 수술에 대한 무서움은 없었는데 제가 이런 병이 생긴 이유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심리적인 게 제일 크지 않나 싶더라고요. 그런 상황들이 올 때마다 제가 선택한 건 제 몸을 해치는 일이었어요. 매일 술을 진탕 먹거나 아님 하루종일 굶고 약만 먹고 누워 있는 날들이 하루하루 쌓이다 보니 '결국 몸에 병이 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매일 아프던 그때에 제가 늘 듣던 노래가사 중 방황하고 있고,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것도 내 삶의 일부다 이대로여도 괜찮다. 나 자신을 잘 보살피고 돌아보자라는 가사 들렸어요. 그날따라 이 노래가 참 저 같고 생각의 전환을 주더라고요. 물론 노래 하나로 하루아침에 모든 게 바뀌진 않았지만 그날 하루는 그 노래 하나로 어제보다는 좀 더 생기 있게 보냈던 기억이 나요.


7. 음악이 주는 위로는 참 대단하죠. 소정님이 힘들 때 가장 위로받았던 노래는 무엇이었나요?

이문세-희미해서(feat.헤이즈)라는 곡을 좋아했어요.그 외에도 심규선, 신지훈, 유재하 노래를 좋아해요. 팝송도 좋아합니다. 저는 저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기분에 따라 듣곤 한답니다.

소정님이 만든 플레이리스트

8.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남기고 싶은 말은?

그 어떤 말도 안 남기고 싶어요. 제가 겪어 보기도 했고, 질문을 보고 또 생각해 봤지만 그 순간에 남기는 말들이 누군가에게는 미련 없이 보내줄 수 있는 말이 될 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 말을 자꾸 곱씹게 되고, 어떤 일에든 그 말을 떠올리며 의미 부여하고 있더라고요.

그때 생각했던 게 말 한마디로 사람이 살기도 또는 죽기도 하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냥 아무 말도 안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평소에 다 표현해요.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

겉모습은 차갑게 생겼지만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평소에 잘 표현하고 얘기하면서 살아서 그 순간에 남길 말이 딱히 없을 거 같기도 해요.


9. 매 순간을 후회 없이 표현하면서 사시는 모습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소정님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표현하시나요?

저는 고맙고 미안하고 좋고 싫은 것은 확실하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애매한 것을 제가 싫어하거든요.

저는 제 사람들에게 말로도 표현을 많이 하지만 제가 직접 만든 선물을 주는 것과 친구들을 저희 집으로 초대해서 제가 좋아하는 네일아트를 해주는 걸 좋아해요.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열심히 제 방법으로 표현을 한답니다!

10.  1 interview를 진행한 소감은?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고 닮고 싶은 선생님께서 진행하신다고 해서 아 이걸 참여한다면 또 내 삶의 값진 경험이 되겠구나 싶어 하고 싶었어요. 질문 답한걸 쭉 보는데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질문에 맞게 대답은 한 건지... 위에 적은 대로 답하는 그 순간에 감정에 이끌려 쓰다 보니 이중인격처럼 왔다 갔다 하네요.(웃음) 아직도 저 자신을 잘 모르는 저에게 이 인터뷰가 ‘ 이쯤에서 한번 너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게 어때? 지금이 기회야 한번 해봐 ’라는 느낌이어서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이런 인터뷰를 하게 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려요. 작년 이맘때는 너무 쓸쓸하고 우중충했는데 다가오는 올해 봄은 인터뷰 덕분에 조금은 따스하게 보낼 수 있을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기획자는 당시 대학교 조교 선생님이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2월, 1interview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