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일반인_사회복지사 하은님
나는 뭘 좋아하지? 나는 어떤 것을 할 때 힘이 날까?라는 질문은 누군가에겐 어려울 수 있어요.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10명 중에 몇 명 정도가 있을까요?
여러분은 자신에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으신가요? 한 번? 어쩌면 두 번? 오늘의 주인공은 매 순간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합니다. 멈춰있지 않고 힘들더라도 한 발씩 딛는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 '하은'님께 감사하며 열여섯 번째 인터뷰를 시작해 보자.
저는 7년 차 직장인, 5년 차 사회복지사입니다. 집순이라 주중엔 집과 회사, 주말엔 집과 교회 일정이 대부분이에요. 모든 직장인이 그러하듯.
최근에는 '무기력'이 찾아왔어요. '이 상태에서 인터뷰를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했지만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갑작스레 '무기력'이 찾아오게 된 이유는 끊임없이 더 잘하려고 하는 '열정'과 매 순간 사소한 것 하나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생활의 활력을 만들어주는 원동력이었는데 나 자신,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어요. 이 부분을 깨닫고 나서 '안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더니 '해야만 한다' vs'하기 싫다'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여러 생각들이 복합적으로 들기 시작하면서 나의 상태에 문제가 있고 이상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슬프기도 했어요. 삶의 원동력이었던 열정과 최선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 몸속에 부품하나가 고장 난 느낌이었어요.
언제부터 그랬는가? 기억을 되짚어보니 가족의 기대에'만' 맞춰 최선을 다했던 에너지가 소모되어 이러한 증상으로 나타난 것 같아요.덕분에 나의 상태와 지금까지의 나를 섬세하게 돌아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내 얼굴을 진실히 마주치며 문제를 인식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이기 때문에 꽤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나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이 시간도 회복시키기 위한 하나님(신)의 계획일 테니 말이에요.
직장에서 제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다급해하면서 수습하려는 모습이 직원들 눈에는 '다른 방식은 틀렸다’고 느껴졌다고 하더라고요.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충격적이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제 자신에 대한 부족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죠. 저의 열정이 체력적으로도 반응이 오기도 했었어요. 실제로 제가 몸이 예민한 편인데 근래 잔병치레가 많았어요. 휴식과 병원진료를 위해 연차를 다 소진했으니 말 다했죠.
체력으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로 최근에 '필라테스'를 등록했어요. 주 2회는 조금 어려울 것 같고 주 1회 정도 가보려고 합니다.이렇게 무리하지 않고 잘 쉬어주면서 적당히 활동하는 것을 연습해보려고 해요. 이번의 운동으로 에너지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솔직하고, 진지하고 때론 유쾌하고 책임감이 강하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묻지 않아도 이런저런 나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기도 해요. 생각해보면 서로의 감정, 느낌, 생각을 나누고 싶어서 인 것 같아요.
일화로 직장에서 아동센터 연계프로그램 중 한지 무드등을 직원이 하지 않아도 되는데 나는 어떻게 꾸밀지 고민하고 한지 색을 고르고 그것도 모자라 집에 가서 해야겠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직장동료분들이 '하은님이 또? 하.또.진? 하은 님이 또 진심을?'라고도 하셨다.(웃음)
때론 말장난도 치며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 주기도 해요. 내심 개그우먼이 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는데 동료들은 개그우먼까지는 아니라고 하네요. 이런 반응들도 재밌어요.
그리고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 호기심이 가득한 사람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항상 더 좋은 방법, 다른 방법이 없는지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노력하는 사람이기도 해요.
사실 저는 주도적으로 열정을 가진 사람은 아니에요. 속해있는 집단의 규칙과 질서를 잘 따르는 온순한 사람이에요. 모두에게 칭찬받기 위해 '더 잘 해내야지' '더 완벽하게 해야지'라는 내 안에 발전소를 쉼 없이 쉬지 않고 돌렸던 것 같아요. 무언가를 멋지게 이뤄냈을 때 받을 칭찬과 사랑을 기대했던 것 같아요. 안타깝게도 첫 직장에서 2년 반을 일하고 소진이 와서 원인불명으로 병원에 자주 갔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병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 보다도 제 속도가 느린 거였어요. 이러다 죽겠다,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만뒀던 기억이 나네요.
이후로 내가 정말 원하는 것, 충전될 수 있는 것, 나를 쉬게 하는 동력에 대해 고민하고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긴급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뭔가를 떠올릴 여유 따위는 없어요. 그저 되뇌는 것은 '괜찮아!'입니다.
그리고 홀로 적막함에 남아 있는 시간에 미뤄두었던 여러 마음들이 몰려올 때에 성경말씀 호세아 4장 호세아 4장 4~8절을 보면 위로와 힘을 얻어요. 이 세상을 지으신 사랑의 하나님께서 치유하시고 온전케 하시며 내 마음속 깊이 계심을 되새기게 하는 말씀이에요.
아직 못해본 것이 많은데 벌써?! 미슐랭 5 star, 미국 유럽 여행, 제대로 된 연애도 더 해봐야 하고 결혼도 아이도(웃음) 천국이니 지금보다 더 좋지 않을까요?
밉지만 사랑하는 가족들, 소중한 친구들, 마음을 나누고 시간을 공유했던 모든 분들, 잠시 만나 스쳐 지나간 분들까지 감사했습니다. 안녕!
10월은 내 생일이 있는 달이라 기억에 남는 특별한 일을 하고 싶었어요. 이 인터뷰가 나에게도 한층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깊숙한 마음 속 이야기를 포함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주게 된다는 것이 작은 도전이 되기도 해요.
오히려 글을 쓰면서 지금 나의 상태에 대해 잘 정리된 것 같아서 좋고 인터뷰를 위해 나눈 미팅 속 대화는 저에게 필요했던 휴식이 되기도 했어요. 이 인터뷰는 참여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시간인 것 같아요. 기발하고 대단하고 또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