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일반인_알바생 영욱님
타인이라는 흐름에 휩쓸려서일까. 해가 바뀌고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스스로에 대해 알기 어려워진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타인의 취향인지 나의 취향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1interview의 여섯 번째 주인공 ‘영욱’님은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지 뚜렷하게 아는 멋진 사람이다. 취향이 있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라는 말이 있다. 스스로에 대해 다시금 고민해볼 수 있게 해 준 영욱님에게 감사하며 절반, 여섯 번째 인터뷰를 시작해보자. -k-
저녁에는 아르바이트, 낮에는 취미생활을 즐기며 지내고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만화카페에서 음료, 음식 제조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데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는 재미로 즐기면서 하고 있다.
취미 생활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패션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옷을 찍어 업로드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소통을 하다 보면 옷에 대한 피드백을 하는 사람도 있고, ‘코디가 너무 예쁘다’며 칭찬을 하는 사람도 많다.(웃음) 간혹 협찬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땐 마치 스스로가 ‘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즐겁다.
최근 커다란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 장발로 지내면서 기르던 머리를 짧게 정리했다.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하는 사람인지라, 10개월을 꾹 참고 길러서 펌을 했었다. 아주 만족스러웠던 추억이라 인스타그램에 잘 보관해두고 있다.
계기는 두 가지가 있다. 학창 시절에 비트박스를 좋아했다. 팀에 가입하는 것은 물론, 더 많이 배우고 싶은 마음에 부산까지 배우러 가곤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다 같이 모여 공연을 하는 날이었는데, 우연히 본 팀원이 옷을 너무 잘 입었더라. 그걸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에 나는 엄마가 사다 주는 대로 입었으니까. 그 팀원을 보고 ‘나도 저렇게 입어보고 싶다’라는 다짐을 한 것이 첫 번째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 계기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그 이후로 살도 빼고 다양한 코디를 시도하다 보니 스스로에게 잘 맞는 모습을 찾아나가는데 흥미가 생기게 되었다. 덕분에 지금까지 옷 입는 것을 좋아하고 즐기고 있는 것 같다.
1번 문항을 작성하면서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되었는데, 나는 소통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인스타그램을 하면서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가장 큰 재미를 느끼고 있다. 지금도 ‘1interview’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즐거워져서 새로운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면 어색하더라도 먼저 말을 붙여보게 됐다. 경험하지 못한 일에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내가 체험하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또, 나는 가슴이 시키는 것에 큰 가치를 두는 사람이다. 평소에 ‘즐겁게 살자’라는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았다. 현재 나이, 현재 기분, 현재의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판단되면 효율은 따지지 않는다. 최근 얼굴이 더 나이 들기 전에 명품을 입고 화보 사진을 찍어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게 아주 적절한 예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는 ‘효율’을 중요시하는 사람이지만,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다른 일은 다 제쳐두고 ‘마음이 시키는 일’을 우선시하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비효율’적인 사건이 생기기도 한다. 예전에 친구가 차고 있던 비싼 시계가 너무 예쁘게 보인 적이 있다. 당시에는 살 형편이 되지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는데, 3~4년이 지나도 계속 생각이 났다. ‘이건 운명이다’ 싶어 돈을 모아서 시계를 샀지만, 막상 시계를 가지니 간절했던 그 마음이 안 들었다. 추억이 미화된 것이다. 아직도 후회되는 사건 중 하나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 사건 말고도 정말 많다. (웃음)
힘들었던 때를 떠올려 보면... 특정 단어나 문장이 있진 않다. 그래도 항상 하는 생각이 있다. ‘진짜 힘들지만 피하지 말고 이 기분과 감정을 느낄 만큼 느끼자’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힘든 일이 생긴 것만으로도 충분히 손해인데, 시간이 어영부영 해결하게 두는 것보단 그때만 할 수 있는 여러 생각을 받아들이는 편이 얻는 게 있다고 생각해서다. 물론 나도 인간이기 때문에 버틸 만큼 버틴 후에는 친구들에게 의존하거나 게임에 몰두하기도 한다. 그래도 비슷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좀 더 나은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상황이 닥치면 당장 화를 내기보다, 멀리서 문제를 바라보고 ‘원인 파악’을 한다. 왜 이런 상황이 생겼을까? 하고 해결방법을 찾는다. 서로 화를 내면 상황이 절대 나아지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나은 상황을 생각하면서 분노를 가라앉힌다.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매번 이성적이지는 못하다. 정말 화가 나면 아무도 없는 곳에서 고함을 한번 지르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도 화를 낼 수 없게 됐다. 종종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사람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 시원해 보이니까. 그렇다고 해서 이 방법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충분히 만족스럽다.
‘잘 놀다 갑니다~’라고 하고 싶다. 인생을 살면서 못 견디게 힘든 일도 있었고 앞으로도 더 힘든 일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재미있게 살고자 했던 나는 이 모든 게 놀이였다고 말하고 싶다.
놀이: 여러 사람이 모여서 즐겁게 노는 일. 또는 그런 활동. [네이버 국어사전]
자아성찰은 글로 하는 것이구나. 스스로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글로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신청했는데, 글로 쓰는 것이 얼마나 좋은 건지 깨닫게 되었다. 성공한 사람들은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을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1interview를 시작으로 다작을 해보려 한다. 너무 좋은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1interview가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져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