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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욱기 한의사 Mar 11. 2022

가렵고 냄새나는 질염증상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




현재 질 분비물이 많아졌거나 냉에서 시큼한 냄새, 배뇨 시 불편감이 있다면 질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질염은 냉의 양이나 색, 냄새 등이 비정상적인 경우를 말하며, 질에서 발생하는 염증으로 ‘냉대하’라고도 한다. 전체 여성의 절반 이상이 질염을 가지고 있고 적절한 치료를 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높아 만성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냉은 출혈 이외의 질 분비물로 그 양이 많지 않다면 정상적인 생리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냉이 지나치게 많거나 이상 분비물이 배출되었다면 자궁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자궁경부와 질의 면역력이 약화되어 감염이 일어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질염은 면역이 약할 때 찾아오고, 찬 바닥에 오래 앉아있거나 하는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곰팡이균, 세균, 바이러스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 


질염은 곰팡이균, 세균, 바이러스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폐경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면서 질 점막이 얇아져 질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여성의 질은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아서 세균이 증식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질 속 정상 세균은 염증을 일으키지 않고 질 내부를 산성으로 유지해 병적 세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다른 병원균들이 많아져 산도 밸런스가 깨지고 정상 세균들이 감소하면 결국 세균이나 진균에 의한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분비물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 가렵고 냄새나고… 다양한 질염 증상


질염이 발생하면 곰팡이균이나 세균성, 트리코모나스 등 질염 종류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개 해당 부위가 가렵거나 따가운 증상을 겪게 된다. 냉 분비량이 늘어나고, 냉의 색이 짙고, 끈적한 모양을 띄며, 질 분비물에서 평소와 다른 불쾌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또 이성과의 관계 시 통증 및 배뇨통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심한 경우 질 출혈이 나타날 수도 있다.  





위의 담적, 대장 등 전신으로 퍼지면서
신체 내부기관은 물론 피부와 자궁에까지 영향


질염은 대하의 범부로 분류되며 비허, 신허, 습열, 습독을 대표적인 병인 병기로 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요 병인을 습으로 보아 비위의 기능이 허하여 체내에 노폐물이 쌓이거나 생식기의 기능과 면역력의 부족으로 인해 감염에 취약한 경우 발생하기 쉽다. 


노폐물이 쌓이는 것을 한방에서는 담적이라고 한다. 담적은 순수한 한의학 용어로 담이 쌓여서 뭉쳐 있는 것을 말한다. 옛날 사람들이 배를 눌러봐서 덩어리지고 뭉쳐 있는 것을 적취라고 하였는데, 동의보감에 의하면 '위장이 나빠지면 사기가 장부에 머물게 되어 적취가 생긴다'라고 하였고, 위나 대장에 담이 쌓인다는 표현이 있다. 


위장이 오랫동안 좋지 않았던 환자들을 복진 해 보면 복부에 딱딱하게 덩어리가 뭉쳐져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데 이를 담적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담적이 있는 경우 임상적으로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며, 두통, 어지러움, 불면증, 입냄새, 성기능 감소, 질염 등 여러 증상들이 종합적으로 나타나게 되며 이를 담적증후군이라고 한다. 

즉, 담적은 위 외벽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대장 등 전신으로 퍼지게 되면서, 신체 내부기관은 물론 피부와 자궁에까지 영향을 미쳐 여러가지 전신 질환과 생리통, 질염, 자궁근종 등 부인과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한의원에서는 위와 대장의 담적을 제거하고, 유해균 개선과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처방으로 질염증상을 개선하고 재발을 예방하고 있다.


질염은 항생제, 항진균제 등으로 호전될 수 있지만 장기간 복용하게 될 경우 질 내 면역력을 담당하는 유익균 마저 사멸할 수 있다. 특히 재발성, 만성 질염은 면역력 저하, 노폐물 정체, 골반강 혈류 순환저하가 원인이므로 면역력을 강화하고, 하복강의 순환을 개선하는 처방이 필요하다. 





질염은 특히 생활습관이 중요한 질환이다. 따라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자궁 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줄 필요가 있다. 


규칙적인 식습관, 정상 체중은 물론 체지방을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며, 용변 후에는 질에서 항문 방향으로 닦고 샤워 후 질 주변이 습하지 않도록 잘 말려 주는 것이 좋다. 여성 청결제를 너무 자주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속옷은 가능한 통기가 잘 되는 청결한 면 소재로 착용하고, 꽉 끼는 바지나 속옷 등 통풍이 잘 되지 않는 하의는 자궁의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어 삼가는 것이 좋다.  





질염증상의 특성상 병원을 방문하기가 꺼려져 방치하는 환자분들이 많다. 하지만 질염을 방치하면 증상이 점점 심해져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가벼운 질염으로 시작해 자궁 내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심한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초기에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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