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여행 다녀와서 붙이자
한 달 간의 호주 여행 - 프롤로그
동생의 제안으로 시작된 여행계획이었다.
몇 년 전부터 동생은 몰타에서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언니도 가고, 조카들도 가자고. 큰소리만 땅땅 치고 이번 생에는 과연 이루어질까 싶은 동생의 수많은 호언장담을 경험해 보았기에, 몰타가 어디에 붙어 있는 땅덩어리인가 한 번 검색해보고, 몰타는 가끔 술자리 우스개거리로만 입에 올랐다가 사라졌다.
동생은 늘 그랬다. 친정엄마한테는 늘 내가 크면 빌딩 하나 지어줄 테니 거기에 엄마 좋아하는 찜질방 하나 지어놓고 거주도 하고 세도 받으면서 그렇게 살자고 통 큰 허세를 부리기도 하고, 사업자 등록을 여러 번 하고 망하고 한번씩 엄마한테 폭탄같은 걱정을 투하하며 야곰야곰 꿈을 키워왔다. 나에게는 없는 그 당돌한 추진력이 동생에게는 있다.
그 추진력으로 이번 여행까지 계획하게 되었는데 이번 계획 안에는 나도 들어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친정 엄마, 나의 두 아들들, 그리고 나의 남편까지, 우리 가족이 통째로 동생 계획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허세가 현실이 되어 여행비 전부를 동생이 내겠다고 했다. 남편 월급 모아 여행가기에는 너무 어마어마한 금액, 동생아 고맙다.
모두의 스케줄을 고려해 기간은 겨울로 잡혔다. 그런데 몰타의 겨울은 꽤 춥다고 하여 우리나라와는 계절이 반대인 따뜻한 남반구의 나라로 가기로 했다. 뉴질랜드와 호주가 후보였는데 캥거루와 코알라가 보고 싶다 하여 결국 여행지는 호주로 최종 결정되었다. 한 곳에서 한달 살기를 처음 계획하였지만, 아쉬운 마음에 여기도 가보자 하고 저기도 가보자 하여 브리즈번, 시드니, 멜번 세 도시를 한 달 동안 여행하게 되었다. 시드니에서 멜번까지의 이동은 나의 강력한 주장으로 캠핑카로 하게 되었다. 동생의 계획에 빌붙어 나의 로망 실현 시키기!
하지만 이 글은 여행지와 맛집을 소개하는 여행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도 소녀감성 뿜뿜하는 친정엄마, 해 보자! 하고 저지르기 좋아하는 동생, 처가사람들과 여행하게 된 까칠대마왕 남편, 순딩순딩한 9살 큰 아들, 아빠보다 더 까칠한 제멋대로 5살 둘째 아들, 그리고 이 모든 관계의 중심에 서게 된 낙천주의 나. 이 여섯 사람들의 관계를 풀어나가는 글을 쓰게 될 것이다.
코알라를 쓰다듬어보고, 호주의 박싱데이를 경험하며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것이고, 오페라 하우스 옆에서 팡팡 터치는 신년 불꽃축제를 경험할 것이다. 호주의 캠핑장에서 뛰노는 캥거루를 보고, 캠핑카로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달리며 아름다운 곳에서는 서서 석양을 볼 것이다. 해질녘 킬다의 펭귄의 행진을 보고, 12월 도시의 인공해변에서 수영을 즐길 것이다. 12월 18일, 출발일이 딱 한 달 남은 이 시점에서 이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