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은 마음먹었을 때부터

한 달 호주 여행 준비하기

by 끌라라

호주 산불이 난리다. 벌써 몇 달째 진화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상상이 안 갈 만큼 스케일 큰 나라다. 시드니 근처의 국립공원 블루마운틴의 20퍼센트가 벌써 화재로 사라졌다고 한다. 아직도 불길은 잡히지 않고, 유칼립투스 나무가 불타오르고, 코알라가 화염 속에서 죽고, 연기와 재로 공기는 오염되고 있으며, 잿더미는 저 뉴질랜드 빙하까지 날아갔다. 어마어마한 재앙인데 그 와중에 예비 관광객인 나는 아름다운 호주의 청정자연이 훼손되는 것보다 내가 가는 날 시드니의 맑고 청명한 하늘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솔직히 코알라를 위해서 10프로, 나의 관광을 위해서 90프로, 하루빨리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재앙이 이쯤에서 멈추어주었으면 좋겠다.


호주행 티켓팅을 한 것이 9월이었던가. 오지 않을 것 같던 12월이 되었다. 그동안 참 바빴다. 늘 준비 없이 여행 다녔던 나이지만 이번엔 온 가족이 총출동하는 여행이기에, 특히 나의 9살 5살 두 아이가 있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 여행이다. 그나마 하는 모든 여행 준비는 늘 내 차지였는데 이번엔 동생과 함께 하여 한결 수월했다. 그리고 그 순간순간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기내식 정하는 데에만 이틀이 걸렸는데 동생도 그러한 결정을 귀찮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여행의 과정으로 즐겁게 생각해 주어 다행이고 또한 기뻤다.


사람마다 순서는 다르겠지만 우리 가족의 한 달 여행 계획의 순서는 이러했다.

1. 항공권 구매 - 출국일 귀국일 지정(브리즈번 in-시드니 out)


2. 호주 내에서 코스 짜기

브리즈번 10일, 시드니 5일, 캠핑카로 멜번 향해 10일, 멜번 5일, 시드니 5일로 최종 결정!


3. 호주 내 국내선 예약-브리즈번 to 시드니, 멜번 to 시드니

여러 국내 노선이 있는데 약간 돈을 더 주더라도 버진에어라인으로 하는 게 안전한 것 같다. 수화물도 넉넉하고, 여행 준비 중 젯스타의 일방적 항공권 취소나 지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4. 숙소 예약-브리즈번, 시드니, 멜번, 시드니 순서 상관없이 좋은 숙소 발견하는 순서대로.

호주는 외식비가 비싸서 아파트형 숙소가 많다. 식구들이 많을 경우 조리 가능한 숙소를 지정하면 좋다.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의 일방적 취소의 위험이 있어 이번엔 빼고 진행했다. 아고다, 호텔스컴바인 등 여러 어플 비교하고 가장 저렴한 곳을 찾아 예약.


5. 캠핑카 예약하기

연말연시는 호주에서도 캠핑 극극극 성수기이다. 유명한 업체는 너무 비싸서 제외하고 여러 사이트 비교하다가 campervanfinder.com.au 에서 상담 후 예약 진행했다. 아직 실제 이용한 것이 아니라 어떤 상태의 차가 나올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캠핑카는 호주 국내선 예약 후 동시에 찾기 시작했다.


6. 세부 일정 잡아가기

가장 먼저 한 것은 오페라 하우스의 New year's eve gala opera 예약하기. 오페라 하우스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sydneyoperahouse.com

데이 투어 예약하기

캠핑 사이트 찾아보기(성수기는 유명 캠핑장이 아니더라도 최소 3박 이상을 요구한다. 스케줄에 맞는 적절한 캠핑장 찾는 것이 큰 고비였는데, 결국은 일부 예약하고 일부는 가서 잘 곳을 찾기로 했다. 워낙 캠핑장이 많기도 하고 캠핑장이 아닌 일반 모텔 같은 곳도 같이 찾아보기로 했다.)


7. 환전

위 진행 과정 중 환율이 좋다 싶은 날 환전하기, 하지만 굿 타이밍은 아무도 모른다는 거! 지나고 나서야 그때가 최적의 타이밍이었구나 깨닫게 되니 너무 욕심내지 말고, 일단 환전했으면 더 이상 환율 보지 않기. 사실 따지고 보면 여행자가 쓰는 수준에서는 그렇게 큰 차이도 아니다.


8. 여행자 보험

쿠폰 찾아 찾아 헤매다가 발견하고 바로 진행.


9. 기타 자잘한 수많은 결정들.

라운지는 어디로 갈 것이냐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우리 부부와, 동생과, 엄마가 가지고 있는 카드가 갈 수 있는 라운지가 조금씩 달랐다. 앞서 언급했듯 기내식 결정에 이틀이 걸렸고, 6인이 움직이다 보니 공항에서 시내 이동하는 교통수단도 많은 옵션을 비교하며 결정해야 했다. 데이 투어를 할 것이냐, 대중교통으로 원하는 관광지를 갈 것이냐, 렌트를 할 것이냐도 오래 걸렸는데 렌트는 포기했다. 6인승 렌트는 너무 비쌌다. 국적기를 이용할 경우 호주 비자 발급을 무료로 해주는데 갑자기 그 서비스가 중단되는 바람에 비자 발급에도 신경을 썼다. 캠핑카에 들어가는 옵션들, 보험의 커버 범위도 생각해야 했고, 9세 5세 두 아이가 카시트를 해야 하는지 알아보는 것도 복잡했다. 주마다 다른데 브리즈번은 택시는 그냥 탈 수도 있고, 시드니에서는 5세 아이는 반드시 부스터 시트를 해야 한다. 9세 카시트는 강력 권고되는 수준. 가서 얼마나 쓸지, 환전은 얼마나 해 가야 하고 카드 결제 비율은 어느 정도 해야 할까 등 지난 몇 개월을 끊임없는 정보 탐색과 결정의 순간순간들이었다.


10. 짐 꾸리기.

일행과 공동 용품을 적절히 배분하며 짐 꾸리기.



이미 반쯤은 여행을 마친 기분이다. 지난 3개월을 호주에서 산 것 같다. 나의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으나 내 머릿속의 호주와 실제 내가 접하는 호주는 얼마나 다를까. 또 얼마나 같을까. 8일 후, 지금 나는 브리즈번 행 비행기 안에 있을 것이다. 한 달 간의 호주 여행 이야기, 커밍 쑤우우우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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