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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끌라라
Nov 01. 2024
보통의 가족 후기
당신의 아이가 사람을 죽였다. 당신의 선택은?
영화 보고 후기를 쓰고 싶었는데
어디까지 내용을 써야 스포가 아닐까 고민했다.
쓸데없는 고민ㅋㅋㅋ
포스터에 있는 게 스토리 전부다.ㅋㅋ 스포랄 것도 없네.
감독 허진호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아직도 남편이 일 년에 두어 번쯤 본다. 보고 나면 한동안 한석규 성대모사를 하는데 그만 봤으면 좋겠다ㅋㅋㅋ
그래도 젤 유명한 건 봄날은 간다..
넷플 보고 갈래요? 의 원조, 라면 먹고 갈래요? 를 만든 감독. (사실 이 대산 배우의
애드립이었
다는?)
배우 라인업 빠방하다.
손익분기점은 150만쯤이라는데 하락세인 지금 54만이니까 극장관객으로는 안 되겠고, 블록버스터는 아니니 안방관객을 더 타깃으로 하지 않을까 싶다.
근데!!
이런 세심한 영화를 극장에서 보니 더 좋았다. 원래 나도 음향 영상 빵빵 터지는 블록버스터, 액션, SF를 영화관에서 보는 걸 선호했지만,
집 티브이도 86인치다. 집에서 봐도 어지간한 건 볼만하다.
근데 도파민의 노예인 나는 집에서 보면 자꾸 폰에 손을 댄다. 전날까지 넷플 지옥을 완주하고 '보통의 가족을'보니 또 다른 방향으로 도파민 퐝퐝 터지는 것 같았다.
한 집안에 의사 변호사가 있는데 이게 무슨 보통 가족이야,라는 생각을 초반에 했지만.
치매 걸린 노모.
재혼.
사춘기 자녀문제.
노모를 모시는 갈등.
형제 가치관 차이.
형제간의 갈등.
등이 너네 집 우리 집 건넛집 문제와 닮아있었다.
자녀의 범죄행위, 감싸줄 것인가? 는 자칫 진부한 소재일 수 있으나
배우들의 미친 연기, 허진호 감독의 미친 섬세한 연출로 엮어 내니 처음부터 끝까지 가슴 두근두근 조마조마한 영화가 완성되었다.
외계인 나오고 로봇 나오고 건물을 기어 올라가고. 그런 비현실적인 건 아무 생각 없이 보게 되는데,
진짜 있을 만한 대화들로 영화 전체가 구성되어 있으니 부모님 싸울 때 옆방에서 엿듣는 것처럼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아, 나는 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입장이니 옆 집 부부싸움인 것 같기도.
사춘기 아들 뚱한 표정 연기도 리얼하다.
뉴스에 청소년 범죄가 나오면 나도 진짜 진심을 다해 욕하며 손가락질한다. 그 집 부모는 아이를 어떻게 키웠길래 애가 저 모양이냐고.
그런데, 그 아이가 내 아이였다면? 그렇게 나쁜 아이도 아니었고 순간의 실수였다면?
당연히 자수시켜야지, 하는 생각이었다가도 김희애의 오버스러운 자녀사랑 연기에 나도 모르게 동화된다. 부모라면 응당 자녀를 감싸야하는 것 아닌가ㅜㅜ
법적으로 도덕적으로는 답이 정해져 있지만
부모로서는, 답을 모르겠다.
마지막까지 나의 선택은 흔들린다.
그래도, 남편과 집에 오면서 결론지었다.
자수시키자. 그래야 애도 맘 편히 살지.
이게 답은 아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오랜만에 정말 집중할 수 있었던
재미있는 영화였다.
영화관에서 더 깊이 몰입해 보기를 추천한다.
내려갈 날이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서두르시기를.
(수현. 못된 계모일 줄 알았는데 그냥 취집한 착한 새엄마다. 김희애가 더 텃세 부리고 나쁨ㅋㅋ 나의 고정관념부터 깨야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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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라라
단순한데 생각많은 끌라라.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 아이들. 남편.여행.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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