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뼘의 성장을 향해

-내면아이의 욕망 : 포기와 재설정

by 실루엣
내가 포기해야 하는 욕망과, 달성 가능한 욕망을 분별해낸다.


그 '달성 가능한 욕망' 을 방해하는 과거의 위협이 아닌, 지금 '현재' 의 실재하는 위협이 뭔지 구체화한다. 그리고 그 위협을 없앨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 그 행동의 주체가 '나' 가 아닌 다른 사람인 것들을 모두 따로 분류하고, 그 행동의 주어를 '나' 로 바꿨을 때 여전히 실행 가능한지 검토한다. 나는 '나'만 도울 수 있다. 그러한 행동을 스스로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공부하고, 도움을 받고, 스스로 연습을 통해 습득한다.


상대가 무엇을 내게 해주지 않았는가보다 내가 그동안 나를 위해 무엇을 하지 않았었는가를 생각한다. 상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보다, 내가 나를 위해 무엇을 했었어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이는, 그 소녀가 '누군가 내 편이 되어 나와 편먹고 싸워주길 바라는' 자신의 비밀스럽고 근본적인 욕구를 기꺼이 내려놓을 때에야 비로소 시작 가능하다. 이 또한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이것은, 자포자기나 자기가 어차피 '혼자' 라거나 '외톨이' 라는 감정과는 다르다. 스스로 자기 편이 되어 자신의 연약한 부분을 변호하고 보호하기로 마음 먹는 것은, '사랑받고 보호받겠다' 는 유아기적 욕망을 버리고, '사랑하고 보호하겠다' 라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결심하는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


혼자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진심으로 내게 공감할 수 있도록, 올바로 대화하는 과정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 방법을 배우기로 결심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이 결심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며, 그 내면아이의 욕구는 무척이나 끈질기고 집요하여 한 번에 드라마틱하게 포기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기억한다.


그러나 앞으로 너에게 필요한 것은, 그 소년이 아니라 내가 도울 것이니 믿어주면 좋겠다. 그 소년보다는 내가 능력면에서는 좀 더 나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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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의첫수업

#변화로의첫걸음

#치유에서성장으로


그렇게 나의 내면에서 그 노장 캐릭터의 가르침이 시작되었다. 그 캐릭터가 내게 부드럽게 말을 걸어왔다.



어린 소녀야, 참 그동안 그 여린 몸으로 잘도 버텼다. 정말 놀랍구나. 내 평생에 너같이 어리고 용감한 킬러는 처음이다. 네 얘기를 쭉 듣다보니 참 대단하다 싶고 슬프더구나. 그동안 그렇게 힘들게 어찌 살았니


너는 네가 아프고 스트레스 받고 힘들 때 너의 곁에서 네 편을 들어주는 사람에게서 보호받고 싶었구나. 그건 당연하지. 나도 이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그런 마음이지. 누구나 다 그렇지. 세상에 그런 마음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고 포기한 사람은 있어도, 누군가 내 편들어준다면 모두 뛸뜻이 기쁘고 행복해하지. 그건 모든 사람의 당연한 욕구란다. 다만, 나는 그걸 이루기 위해 다른 전략을 짜고 다른 방법을 쓴단다. 들어보겠니?


우선 내가 나를 보호하려 직접 싸우고, 내 힘만으로는 부족할 경우, 조력자를 찾아나서지. 그가 내게 힘을 합치고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내 입장을 열심히 설명하고 도움을 구하려 하지. 진심으로.



네가 지금 위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무섭구나. 지금의 평온한 삶이 깨질까봐 불안하구나. 과거의 트라우마가 다시 살아나서 예전처럼 침범당하고 자유가 없는 힘든 삶으로 돌아갈까봐 두렵구나? 그리고 잠도 못자고 원하는 것도 제 때 하지 못하는데 내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너에게 참으라고만 하며 엄마편을 드는, 옛날의 그 지옥같던 상황이 다시 펼쳐질까 굉장히 무섭구나? 진짜 그건 나라도 다시 돌아가기 정말 싫을 것 같다. 생각만해도 괴롭다. 그리고 네가 그런 상황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를 그 힘든 상황에 다시 놓아놓지 않기 위해 나도 너와 같이 거부하고 싸워서 너를 보호해야겠다.

그런데 혹시 지금 무엇이 너를 위험하게 하는지 자세히 생각해본 적 있니? 혹시 그게 과거의 경험 때문에 부풀려진 건 아닐까? 지금 현재 또는 앞으로 진짜로 그것 때문에 위험할 확률이 그렇게 높을지 같이 찬찬히 한 번 생각해보자. 이를 위해서 네가 정확히 어떤 자극에 그런 위협을 느끼는지 자세히 알 필요가 있겠는데? 어떤 상황에 어떤 일이 일어날 때 너는 갑자기 불안하고 두려워질까? 특정한 상황이나 대화처럼 '자극' 이 있을 거 같은데? 그걸 함께 찾아보자. 그걸 찾아서 물리치는 방법을 찾고 너와 내가 같이 해결해낼 수 있으면, 네가 안전하고 불안하지 않을 수 있을테니.

일단, '항상 내 편' 이라는 것은 어떤 환상에 불과하단다. 그게 가능한 경우가 드물게 있긴 한데, 너와 나를 헷갈리는 '동일시' 에서 일어나는 것이란다. 그 경우, 그 사람은 '너' 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사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란다. 일시적으로 한 사람이 되는 것이거든. 그러니 진정으로 너의 편인 것이 아니고, 사실은 자기 변호를 하는 것에 불과하지.

동일시가 가능한 관계를 보기 쉽게 예를 들면, 두 사람이 사실은 딱 붙어서 사는 '기생관계' 를 생각하면 되는데 우리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신생아 때 엄마와 맺던 그 관계말이다. 혹시 네가 다른 사람과 그런 관계를 꿈꾸는 것인지 깊이 생각해보렴. 그건 참 편하고 안전하긴 하겠지만, 지금 넌 몸이 이만큼 커버렸으니 다시 엄마 뱃속에 들어가 보호받을 수가 없단다. 엄마와는 다른 몸을 가졌거든. 니가 다른 사람의 뱃속에 들어가거나, 다른 사람을 너의 뱃속에 품는 몸이 하나가 되는 일체, 이 과정이 정신적으로 일어나면 그런 상태가 가능할 수도 있겠다. 그치? 그런데 좀 위험해 보이지 않니? 네가 사라질 수도 있단다. 즉 다른 사람과의 동일시를 계속 꿈꾸고 시도하다보면, 네가 보호받는다는 느낌보다는 이 세상에서 네가 다시 사라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단다. 실제로 사라지기도 하지. 이건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방해받지 않는 독립된 개체로서의 자유'와는 뭔가 상반된거 같구나.

그러니,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몸이나 뒤에 숨기보다는, 일단 네가 운동을 좀 해서 몸을 크게 키우고, 호신술을 좀 배우는 게 낫겠다. 가벼운 공격 따위는 혼자 쨉쨉 충분히 물리쳐버릴 수 있게 말이지. 그리고 운동으로 몸집도 좀 커지고, 호신술을 쓸 줄 아는 사람이라고 동네에 소문나면 사람들이 섣불리 건드리지 못한단다. 가벼운 공격들은 점차 사라지게 되지.

물론 네 힘으로 막을 수 없는 큰 공격이 오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겠지. 너와 함께 옆에서 같이 싸워줄 사람이 필요할 때는, 적당한 조력자를 찾아 그 사람에게 너의 상황 설명과 함께 '절박한 요청' 을 해야 한단다. 협박이나 요구를 해서는 안돼. 그 사람도 자기 몸이 있으니 자기 몸을 보호하는 게 우선이지 않겠니? 그 사람에게 네 몸을 다쳐가며 나를 보호하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 이란다. 그러니 '너의 절박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드러내고, 도와줄 것을 간곡히 요청해야' 하는 거란다.

여기에도 여러가지 기술들이 물론 필요하지. 그건 때가 되면 필요한 것부터 찬찬히 배워보도록 하자. 몸에 익어야 쓸 수 있는 것들이니 처음에는 참 서툴 것이야. 총을 처음 쏘는데 명사수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시행착오가 필요하니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연습할 준비만 되어 있으면 된다.


네가 너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호신술을 배우고, 필요시 가장 적절한 조력자에게 도움 요청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배우는 거다.


내가 보기엔, 이게 나을 것 같은데 어떠냐?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을 찾아 그런 사람이 있지도 않단다. 그 사람이 너를 꿀꺽 삼켜버리기 전에는 그 뒤에 숨어 보호받으려 하다가 매번 좌절하는 것 보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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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내 말이 그럴듯하지?


다만,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네가 무엇으로부터 너를 보호해야 하며, 즉 무엇으로부터 위협받고 있으며, 무엇을 제거해야 네가 안전할 수 있을지를 명확히 알아내서 그게 가능한 것인지부터 검토하는 거다. 그건 너밖에 모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대신 해 줄수가 없거든. 나조차도. 네가 쉽게 찾아갈 수 있게 내가 적절한 질문을 해 줄수는 있지. 그럼에도 답은 너에게 있으니, 자신에게 거짓말 하지 말고 대답해나가는 용기가 필요할 거다.


세상에서 가장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 자신에게 솔직하고 진실해지는 것이거든. 밖에 있는 적들과 싸우는 것보다 내 안의 적을 만나 그들과 싸우는 것이, 더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법이란다.

준비가 되면 같이 가보자. 호신술은 많은 시간 단련을 필요로 하고, 도움요청기술도 써먹기가 그리 만만치는 않지. 아무리 훈련을 많이 했어도 언제나 실전은 어려워. 그래도 매일 한다면 분명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 조금씩은 쉬워질거다.


#노장의가르침

#내면아이작업

#대상관계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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