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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새의숲 Jan 18. 2024

카모메 식당

- 초심에 관하여 

내가 그리 좋아서 본 영화는 아니지만, 뇌리에 깊게 남은 영화가 있다. 바로,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이다. 


비교적 인기 있는 영화였기에, 사람마다 좋게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고 꽂힌 부분도 다를 테지만, 내가 꽂힌 부분은 몇 가지가 있다. 


1. 따뜻하고 독특한 인테리어의 주방이다. 


실제로 나는 이사를 하면서, 이 영화의 주방에 영감을 얻어 우리 집 주방을 디자인했다. 

무언가 따스하고, 실용적으로 보이는 이 감성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였기 때문이다. 



주방은 내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나는 어릴 적부터 음식에 굉장히 엄격한 어머니를 지녀서 음식을 '싫어한다'. 정확히 말하면, 음식을 가려 먹는 것, 건강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왜냐하면, 우리 어머니의 주된 이슈가 '음식 음식 음식 음식 음식 음식, 첫째도 음식, 둘째도 음식, 셋째도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요가인임에도 불구하고 엄격한 비건을 별로 지향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무언가 엄격한 것은 , 그 반대의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해서이다. 그저, 자연스럽게 원하고 흘러가는 것만이 좋은 것이라는 것을 나는 나의 어머니로부터 터득했다. 


고기는 악이 아니다. 

그 모든 것도 악이 아니다. 

그저, 내가 그렇게 규정했을 뿐이다. 


물론, 채소가 지구에도 내 몸에도 좋다. 

그쪽으로 나아가면 갈수록 우리는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선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것이 내가 나의 '어머니의 주방'에서 깨달은 것이다. 


아무튼, 나는 그런 '엄격한' 주방이 아닌, 관대한 주방을 가지고 싶었다. 

그리고 그 느낌을 <카모메 식당>에서 찾았다. 


언제나 정갈한 주방, 그리고 느낌 있는 식기들과 소품들.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사무친 주인공. 그러나 그걸 내색하지 않고 '음식을 요리함으로써' 자신을 치유하는 그 여인의 모습이 참 다정하게 느껴졌다. 



스테인리스 그릇들도 참 정갈하고 깔끔했다. 

그리고 그 깔끔한 주방과 인테리어, 그리고 다정한 음식들 외에도 내게 인상 깊게 남은 장면이 있다면, 


2. 초심에 충실하는 여주인공.이다. 


모두가 비웃고 손가락질하며 지나갈 때조차, 그 여주인공은 사람들에게 친절했다. 그리고, 황량하고 심심했던 가게 문을 제일 먼저 열고 들어와 준 외국인 청년에게 '무료로' 커피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장사가 잘되어 문전성시를 이룰 때에도 계속되는데, 이 영화의 마지막이 이 '공짜를 좋아하는 청년'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여주인공이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랏샤이마세'라고 반갑게 맞이하는 장면으로 끝나는 것에서 볼 수 있다. 


초심은 잊혀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의 메시지를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첫 회원님에게도 그렇게 대하고 있다. 


그 회원님은 모르고 있지만, 나는 나의 첫 등록 회원님께 매일 따뜻한 차를 대접한다. 

공기가 차가워진 겨울 저녁이기도 하지만, 내게는 '첫 등록 회원님'이라는 점에서 카모메 식당의 그 외국인 청년과 비슷한 느낌의 대접이라 할 수 있겠다. 



항상 진심은 통하고, 진심이 통할 때 뭐든 잘 된다 믿는다. 

나의 진심은 따뜻한 차를 통해 전달될 것이고, 나는 요가로서 사람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데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마치, 까모메 식당의 여주인처럼, 언제나 거기 있음으로써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사람처럼 말이다. 


#카모메식당

#첫 손님

#초심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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