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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돌이 Aug 20. 2021

매일매일 먹고 살기. 8월 둘째 주

이 주는 중간에 기운이 꺾이는 일도 있고 해서 너무 나태하게 살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돌아보니 그 와중에도 차려먹고, 집 치우고, 손님 맞이하고, 외출해서 친구도 만나고 많은 활동을 했더라. 의외로 성실해.



1. 월요일

출근을 하는 날이어서 아침은 생략하고 나왔다. 점심에는 동료와 냉면집에 갔는데 사진을 못 찍고 먹어버림. 동료는 평양냉면, 나는 비빔냉면을 먹었다. 메밀이 많은 면이어서 푸스스한 게 매력 있는 집이다. 비빔양념도 함흥식처럼 새콤 달콤 매콤하기보다는 조금 슴슴한 매운맛이다. 열무김치가 시원하고 맛있는 것도 장점.


저녁은 집에 있는 재료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다. 나는 남은 치킨을 살만 발라낸 것을 올려서 치킨 샐러드, 남편은 미트볼을 얹어서 미트볼 샐러드. 채소는 집에 있는 양배추, 로메인 상추, 당근 라페 등을 넣었고 혹시 영양이 모자랄까 봐 아보카도도 썰어 넣고, 계란도 스크램블 해서 넣었다. 너무나 푸짐한 샐러드들이 완성되었다. 계란을 촉촉하게 해서 샐러드에 넣으니 야채랑 먹기에 잘 어울렸던 것 같다.  



2. 화요일

출근해서 늘 눈여겨보던 베이글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러 종류의 베이글과 크림치즈들이 있고, 베이글 샌드위치도 있는 전문점이었다. 계속 배달 알람이 울리는 것을 보니 인기가 많아 보였다. 많은 선택지들 중에서 Best 표시가 된 시나몬 베이글과 쪽파 크림치즈를 골랐는데, 계산하고 나니 둘이 너무 안 어울리는 조합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먹어보니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쪽파 크림치즈는 집에 하나 사갈까 싶은 마음도 들 정도로 달큰하고 맛있었다. 시나몬 베이글도 향긋하니 맛있었고! 그런데 베이글은 역시 쫀쫀한 느낌이 커서 남기지 않고 다 먹으려니 시간도 꽤 걸리고 많이 씹어야 했다. 엄청 열심히 씹어 먹었다.


저녁은 지난번에 맛있게 먹었던 차돌박이를 시켜먹었다. 이번에는 갈빗살도 추가해서 먹었는데 고기를 잘 아는 남편이 평하기에도 두 고기 모두 잘 구워진 상태였다. 추가로 시킨 찌개도 맛있고 반찬과 소스도 고기와 함께 먹기에 좋았다. 가게에 가서 먹는 것보다 비싸지도 않고 훨씬 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단골이 될 것 같다!



3. 수요일

재택 하는 날이어서 오전에 요거트와 시리얼을 먹었다. 먹고 있던 시리얼을 다 먹어서 이번에는 스페셜K를 사봤다. 덜 달아서 좋은데 바삭함이 덜해서 조금 아쉽다. 


이 날은 병원에서 아침 진료를 보고 그다지 좋지 않은 소식을 접하고 왔기 때문에 기운이 없었다. 뭘 차려서 먹고 싶지도 않고.... 입맛도 없고..... 시무룩해져 있다가 갑자기 떡볶이가 먹고 싶어 졌다. 요즘 핫한 로제 떡볶이를 먹어볼까 하며 배달앱을 켜서 살펴보는데 떡볶이들이 다 너무 비쌌다. 그래도 나를 위해 쏘자! 하면서 주문을 하려던 찰나에, 최소 배달비용도 있으면서 배달 팁을 더 내야 한다기에 마음을 접었다. 너무너무 비싸! 그래서 집 앞에 있는 떡볶이집에 가서 떡볶이와 튀김 세트를 사 왔다. 이 분식집은 이사 온 후 사 먹어보고 맛있고 가격이 저렴해서 좋아했던 집인데, 저녁시간에는 대기줄이 길어서 점점 안 가게 되었다. 낮에 가니 빨리 받을 수도 있고, 떡볶이도 너무너무 맛있고, 튀김도 내용물이 튼실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 세트가 단돈 4000원인데, 어떻게 2만 원을 내고 떡볶이를 시켜먹겠어!


저녁도 차려먹기가 귀찮아서 남편에게 퇴근길에 먹을 것을 사 오라고 했다. 나는 점심을 늦게 먹어서인지 별 생각도 없었다. 남편은 샐러드를 사 왔고 나는 요거트와 두부텐더를 준비했다. 두부텐더는 마치 치킨텐더처럼 두부를 이용해서 너겟을 만든 건데, 평소에도 두부면이나 두부볼 등 두부로 만든 상품을 즐겨먹어서 호기심에 한 번 사봤다. 맛이 없지는 않았지만 식감이 조금 부족한 느낌..? 쭈글쭈글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닭고기나 대체육만큼 단단한 식감이 조금 부족해서 아쉬웠다. 



4. 목요일

목요일도 재택근무였고, 점심에는 신라면 볶음면을 끓여먹었다. 그런데 먹다가 별로 먹고 싶지 않아 져서 반 정도는 남기게 되었다. 특유의 인공적인 양념 맛이 지난번에는 매력으로 느껴졌는데 이날은 거북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저녁은 힘을 내서 요리를 해봤다. 집에 있는 두부와 달걀, 토마토를 넣고 카레를 해봤다. 원래 카레 말고 재료들을 볶다가 굴소스를 넣어서 만드는 다이어트식을 따라 해 본 건데, 왠지 나는 그냥 카레를 넣고 싶어서 넣었다.... 늘 먹던 카레보다는 가벼운 맛이었지만 좋은 재료들로 만들어서 잘 먹었다!



5. 금요일

금요일은 휴가였다. 다음날에 부모님이 오실 예정이라 혼자 대청소를 하기로 했다. 집안 걸레질, 청소기, 부엌 싱크대 청소, 화장실 청소, 빨래와 건조까지 할 일이 산더미였기 때문에 오히려 더 시작을 하기 어려웠다. 압도되었다 할 일에! 오전 내내 뒹굴거리다가 점심을 차려먹기도 귀찮아서 KFC를 시켜먹었다. 그레이비 버거?를 시켰는데 야채 한 톨 없이 기름진 맛이었다. 든든히 먹고 하나하나씩 미션을 클리어해 나가기 시작했다. 


저녁은 토마토소스로 두부면 파스타를 만들었다. 토마토도 넣고 토마토소스도 넣어서 만들었는데, 계속 맛이 나지 않는 것 같아서 소스를 추가하다 보니 결국 조금 짜졌다. 양배추와 새우를 넣어서 든든하게 먹었다. 



6. 토요일

점심 즈음에 부모님이 우리 집에 도착하실 예정이었고, 나는 아침에 병원 예약이 있었다. 늘 그렇듯이 초음파실 앞에서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날따라 사람 많은 대기실에서 꼼짝없이 앉아있기가 너무 싫었다. 접수만 하고 밖으로 나와 근처에서 빵이나 먹으며 기다렸다. 


병원에서 또 좋지 않은 소식을 듣고 나왔지만, 점심부터 오랜만에 부모님과 함께할 생각에 즐거운 마음을 더 크게 갖고 집으로 갔다. 남편의 새로운 사무실에 가서 구경도 하고, 근처 맛집에서 아빠가 좋아하시는 돼지갈비도 사드렸다. 고기와 반찬, 국과 찌개 모두 맛있었는데 정신이 없었는지 사진은 먹고 나서 찍은 간판 사진뿐이네.


산책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한강에서도 바람 쐬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6시 이후에는 넷이서 함께 밖에서 먹을 수 없으니 자동으로 배달을 시켜 먹었다. 가족들이 모두 좋아하는 우리 동네 옛날 통닭과, 조금 산뜻한 맛이 먹고 싶어서 시키게 된 양장피, 중국음식점에서 배달시키는 김에 짜장면까지! 과일과 함께 푸짐하게 먹었다. 



7. 일요일

한 밤 더 주무시고 가시지, 부모님은 언제나 아침 일찍 떠나신다. 부모님이 가시면 늘 마음이 헛헛하다. 헛헛한 마음을 엄마가 주신 반찬을 먹으면서 달랬다. 멸치볶음, 늙은 오이무침, 열무김치, 배추김치, 감자 샐러드, 선드라이 토마토, 가지 피클, 찰옥수수까지 바리바리도 싸오셨다. 엄마 반찬들과 냉장고에 있는 묵은 반찬들을 함께 배부르게 먹었다. 이제 한 두 주는 엄마 반찬 덕에 식탁이 풍족하겠다!


잠깐 외출해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저녁에 남편과 밖에서 만나서 저녁을 해결하고 들어갔다. 오랜만에 간 쿠차라. 안 간 사이에 새로운 메뉴와 토핑이 많이 생겼더라. 새로운 매운 치킨과 콜리플라워밥을 시켜봤는데, 매운 치킨은 성공적이었는데 콜리플라워밥은 아무래도 식감이 퍼슬퍼슬해서 별로 맛있지 않았다.... 탄수화물을 정말 먹어서는 안 될 때 먹어야 할 것 같다. 아니라면 현미밥으로 하는 걸로. 쿠차라에서는 늘 부리또볼을 먹게 된다. 타코는 줄줄 흐르고 부리또는 괜히 더 헤비한 느낌이고, 샐러드는 허전한 느낌. 


백화점 지하1층은 너무 유혹이 많은 곳이다. 뿌리친다고 뿌리친 것 같은데 집에 와보니 크로넛과 함께였다. 열량이 어마어마하겠지만!! 일요일 마무리는 달달한 크로넛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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