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인 월요일에 이식을 하고 바로 다음날인 화요일부터는 다시 일상생활을 시작했다. 이식 후 3일 정도는 일도 쉬고 푹 쉬시는 경우도 있던데, 나 같은 경우는 이식일 전이 연휴였기 때문에 더 붙여서 쉴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꼭 일정을 지켜야 하는 일도 있었고...
늘 그랬듯이 한 주를 시작하는 날이어서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서 하루 종일 일을 하고 퇴근했다. 오히려 오랜만에 출근하니 해야 할 일도 많고 일할 맛도 나고 좋았다!! 퇴근하고 나서는 남편과 누룽지통닭을 와구와구 먹고 좋아하는 쇼프로도 보고 새벽 한 시에 잠들었다. 저녁을 먹을 때 몸이 너무 가뿐하고 정신도 맑고 아주 컨디션이 너무 좋은 상태였다. 이상할 정도로 날아갈 것 같은 컨디션이어서 남편에게도 몸이 너무너무 좋다고 말해줬다. 몸이 편안하니 기분도 좋고 몸도 가벼워서 좋긴 한데.... 약간은 뒤가 구린 느낌이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중이니...? 내 배아야...??
그 후로도 남들이 말하는 아랫배가 콕콕 찌르는 느낌이나 싸르르 아픈 느낌 등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변비와 배에 가스차는 느낌이 자주 들었고 배탈처럼 배가 아파서 설사를 한 적도 있었다. 커피와 카페인은 자제했지만 떡볶이도 먹고 치킨도 먹고 편안히 지냈다. 맨날 흐느적흐느적 피곤하지는 않았고, 늘 저녁에 잠들어서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 루틴으로 잠을 푹 잤다.
아, 하나 신경 쓰이는 게 있었는데, 이식을 하고 온 날 포근한 이불에서 잠들고 싶어서 이불을 두꺼운 것으로 바꿨는데 그게 아직은 더웠는지 3일 정도는 자꾸 땀을 흘리면서 잠에서 깼다. 배아는 열에 약하다는데.... 이렇게 덥게 자도 되나ㅠㅠ걱정이 돼서 이불을 안 덮으면 춥고^^ 덮으면 후끈하고..... 그런데 서서히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이불 문제는 잘 일단락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엉덩이가 그렇게 아팠다. 너무 많이 누워있어서 그런 걸까??
앗, 또 하나 당황했던 적이 있다. 작은 행사 준비로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일을 하자 갑자기 얼굴에 열이 확 오르면서 땀이 줄줄 나기 시작했다. 더운 날씨가 아니었고, 덥다고 하더라도 얼굴 부위에 땀이 그렇게 나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라 행사를 진행하면서 조금 당황했다. 이 때는 정말 혹시 내 몸에 무슨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건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마치 썸 타는 것처럼, 살짝살짝 신경은 쓰이고 인식은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온 신경을 그것에 쏟지는 않으면서 잘 지낸 것 같다. 일을 안 했다면 기다리는 일이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물론 이해되지 않는 일에 짜증을 내면서 퇴근한 날도 있었지만 이러나저러나 회사를 다니는 게 정말 다행이다. 애증의 회사생활......
주말에는 큰 무리는 하지 않고 간단히 시장 보고 집안일도 하고 소소하게 보냈다. 그리고 다가온 일요일. 월요일에 이식했으니 이식 당일까지 7일째가 되었다. 새벽에 주사를 맞기 위해 혼자 일어났다가 살며시 임신테스트기를 가지고 화장실로 갔다.
7일 째는 결과가 나와줘야 하는 날이었다. 평균적으로!! 나는 주사 영향 없는 두줄은 초매직으로라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도 꽝이면 정말 실망할 것 같은데... 하는 두려운 맘이 있었지만 에라 모르겠다 하며 테스트를 했다. 검사가 진행되는 것을 기다릴 때, 아 아무래도 한 줄밖에 안 보이네.....라고 생각한 순간 희미하게 한 줄이 더 보였다!
우와!!! 두 줄이야!!!
너무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