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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돌이 Oct 26. 2021

기쁨과 걱정 사이에서 탭댄스

2줄을 확인한 후 너무 기쁘기도 했지만 얼떨떨하기도 했다. 정말 2줄이 나온 거야?? 믿을 수 없어!! 남편과 함께 기뻐하면서 일요일을 보냈다. 아무래도 이식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주말에는 별다른 스케줄은 만들지 않고 동네에서 돌돌 돌아다니는 정도로 했다. 이 날도 동네 스타벅스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와서 집안 정리를 하고, 요즘 최애 메뉴인 샤브샤브를 해 먹었다. 


임신 테스트를 한 번 시작하자 멈출 수 없게 되었다! 월요일 새벽에도 혼자 조용히 일어나 테스트를 해보고, 아주 조금이지만 어제보다는 진해진 테스트선에 기뻐했다. 두 줄이 나오더라고 계속해서 진해지지 않으면 예후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두 줄을 본 것이 기뻤지만 한 편으로는 앞으로가 걱정됐던 것도 사실이다. 남편이 너무 들뜰까 봐 앞으로도 피검사들과 많은 초음파 검사들을 통해 확실한 임신인지 확인이 돼야 한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만약 두 줄이 진해지지 않으면? 피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아기집이 보이지 않으면?? 등등 앞으로 넘어야 할 허들들을 생각하면서 괜히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그래도 두 줄을 본 게 어디야. 지금의 이 기쁨을 즐겨야 해!!






이제는 점점 몸으로 신호가 오는 것 같다. 배가 생리통 비슷하게 아프다. 자궁이 커지느라 그렇다고들 하는데 정말인가 보다. 못 견딜 정도는 아니지만 계속 통증이 계속되니 신경이 쓰이기는 한다. 원래 일찍 잠드는 생활을 해와서 그런지 평소보다 심하게 피곤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드디어 다가온 1차 피검사 날. 

이 날은 전날 밤부터 계속된 두통이 있었다. 두통과 복통을 달고 병원에서 잠시 선생님을 본 후 바로 채혈을 하고 회사에 갔다. 아침에 피검사를 했으니 12시 정도면 결과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두근두근.

그런데 회사 책상에 앉아서 일을 시작하자 전에 없이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아... 이게 혹시 입덧?!? 차멀미를 하거나 숙취가 있지 않은 이상 속이 울렁거리는 일은 좀처럼 없어서 거의 확신했다. 두유를 좀 먹으니 메슥거리는 게 조금 나아졌지만, 계속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숙취가 매일 있는 기분이라더니... 정말이었다. 이런 컨디션으로 몇 달을 살아야 한다니 벌써부터 막막해지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에 병원에서 온 전화를 봤지만,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어 받지 못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와서 전화를 걸자 익숙한 간호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피검사 결과 수치가 390으로 잘 나왔다고 하셨다!!


야호!!


일단 한 고비는 넘긴 것 같다. 






이식 11일째.

너무 졸리다... 무기력하고 일 하기가 싫다.


이식 12일째. 

2차 피검사 날이다. 새벽에 일어나서 매일 해보는 임신 테스트는 어제부터 굉장히 선명하게 두 줄을 보여주고 있다. 아... 이렇게까지 선명할 수가 있는 거구나 싶을 정도로....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 진료시간에 가서 피를 뽑고 왔다. 오전 시간은 일 하느라 후루룩 지나갔고, 드디어 받게 된 전화에서 수치가 859로 잘 올랐다며 일주일 후에 초음파 검사를 하러 오라고 하셨다. 


야호!!!!






계속해서 나타나는 증상은 배가 생리통같이 계속 아픈 것이다. 특히 밤에 더 아픈 것 같다. 그것 외에 두통이나 미식거림은 한 번 겪은 후 아직까지는 또 나타난 적은 없었다. 잠이 쏟아지는 것도 매일은 아니고 조금 심하게 일한 날 정도? 


괜히 배가 아프지 않은 날이면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걸까! 하며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틀에 한 번씩 임신 테스트를 하면서 옅어지지 않는 선을 보며 위안을 얻고 있다. 이제는 제법 대조선보다 더 진해진 것 같다. 


빨리 초음파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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