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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채로um Feb 13. 2023

손 편지 쓰기라는 책을 읽고

손 편지에 담긴 마음

나의 어린 시절에는 다양한 손 편지를 썼었다.

멀리 있는 친구에게 안부의 편지를, 그리고 군대에서 고생하는 어느 스므살 청년에게 위문편지를, 그리고 좋아하는 성우님께 팬레터를 정성껏 써서 보냈다.

나는 그 시기가 오래도록 이어질 것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떱떱한 종이 냄새와 사각사각하며 종이 위에 글을 쓰던 모습은 어느덧 컴퓨터의 다다닥 하는 키보드 소리, 스마트폰의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요즘 아이들에게도 우체부에게 받는 편지보다는 부모님께 오는 고지서 혹은 통지서를 받는 게 당연하게 되어버린 시기에 나는 손 편지에 대한 책을 읽게 되었다.

예전에는 편지 쓰는 방법, 편지 쓰는 예절에 대해 배웠지만, 요즘은 그런 걸 가르치지는 않은 것 같다.

손 편지에 관한 글을 읽고 나니, 예전에 손 편지를 쓰고, 편지 안에 투박하게 그림을 그려 넣었던 내가 앞에 있었다.

나는 일단 편지를 쓰고 싶은 사람들을 추리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아이들, 그리고 신랑, 친구들 그리고 고마운 분들을 한 분 한 분 떠올랐다.

일단 아이들에게 먼저 글을 쓰기 시작했다.

늘 아이들에게 

엄마사랑해요

라는 사랑스러운 손글씨가 적은 메모를 받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나의 마음을 적어서 주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아이 하나하나를 떠올리며, 글을 적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아이들이 잘 볼 수 있도록 거실 한 편에 아이들에게 쓴 편지를 부쳐 놓았다.

아이들은 나의 편지를 받고 무척이나 즐거워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방으로 편지를 들고 가서 다시 들여다봤다.

장난감, 그림책도 아닌 나의 편지에 기뻐하는 모습에 진작 아이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가득 담아서 편지 좀 써볼걸?!!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아이들과 이야기하여, 집에 있는 종이를 잘라서 엽서를 만들었다.

아이들의 각각 하고 싶은 말과 그림을 그려서 각자의 근사한 엽서를 만들었다.

 나 역시도 편지를 쓰고 싶은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내일 나의 엽서를 받는 분들의 표정이 어떨지 궁금하다.

과연 나의 마음이 잘 전달될까?

걱정이 조금 앞서지만, 그래도 조금은 알아주길 바라본다.


그림 엽서
그림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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