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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채로um Jul 20. 2023

잊고 있었던 안 좋았던 기억들에 대하여

회사에서 버티기 3개월 차에 돌입 중

오랜 육아맘에서 직장맘으로 자리를 옮긴 지 3개월이 되어가고 있다.

오래간만에 되찾은 내 이름 세 글자

그리고 나도 이런 일을 했었지

라며 그때 이런 분들과 일했었지

하면서 일가르 쳐 주던 사수들 함께 일하던 동료들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특히나 너무 몰랐던 내게 기획은 이런 거라 여 던져 주던 그분이 많이 생각났다.


그러다 얼마 전 일하다 문제점이 있어 상황도 알리고 질문할 것도 있겠다.

팀장한테 전화로 여쭈어 보니 벌컥 화를 냈다.

회의 중에 그런 일로 전화를 했냐면서

나는 순간 너무 당황해서 죄송하다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얼굴에 열이 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대부분은 회의 들어간다고 미리 이야기하거나 공지에 남기지 않나?

알고 있었다면 내가 굳이 그 시간에 전화를 했었겠나.

거기에 회의 중이면 안 받아도 되지 않나?

굳이 받아서 전화기에 대고 면박을 주는 상사에 예전에 겪었던 한분이 떠올랐다.

한창 게임개발자가 되고 싶었던 시절 팀장이다.

엄청 특이한 분으로 노란 머리의 개구리를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였는데 실력도 있고 단 밑은 직원들은 실력이 없어도 자기를 졸졸 따라다니면 좋아했다.

특히 나한테는 싫은 소리도 많이 했지만 기획 쪽으로 눈을 돌릴 수 있게 도움을 준 분이기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 시절의 난 재능도 없고 나이에 비해 열정도 부족했던 거 같다.

그렇다고 팀장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진 않을 거다.

본인 담배 피우는데 따라다녀야 일주고, 대놓고 꼴 보기 싫어하고 아침에 회사에 도착하면 회의실 불려 가기를 수십 번 그럼에도 버텼던 건 게임이 좋았다.

야근 철야는 당연시되고 나중에 내 몸에 근육경직이 오고 내 몸의 근육이 내 마음대로 되지 못하게 되고 나서야 그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 씁쓸했던 기억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현실을 생각해 본다.

그래도 지금은 그때와 다른 환경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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