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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익수 Jul 28. 2024

미국 외교의 거대한 환상

존 J. 미어샤이머

이 책의 역자 이춘근 박사는 자타가 인정하는 미국 정치분야 전문가이다.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서로 경쟁했다. 그 당시 우리나라 대부분의 언론이 힐러리의 승리을 예측할  때 역자는 트럼프가 승리할 거라고 주장했고, 역자의 주장은 트럼프가 제45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현실화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에서 항상 상위 5위 이내에 거명되는 국제정치학자이다. 저자가 2018년에 출간한 이 책(영문명: The Great Delusion)은 미국의 자유주의 정책이 국제정치 현실에서 어떻게 실패했는지를 파해치고 미국 정치인들에게 낭만적인 꿈을 깨고 현실을 직시하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지난 미국의 대통령인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가 모두가 자유주의라는 실패한 국제정치 꿈을 꾼 대통령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와서야 실패한 꿈을 깨고 현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2001년에 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역서명: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을 출간하면서 현재 미국 최고의 현실주의 국제정치학 이론가로 자리잡았다.

국제정치에서 이상주의(Idealism, Utopianism)는 세계1차대전 이후 미국 윌슨 대통령이 주장하였다. 국제연맹을 통하여 외교 협상, 국제법 준수, 군비 축소, 대화 시도, 인간성 회복을 시도했으나 히틀러와 일본 군국주의가 등장하는 세계2차대전을 막지 못했다.

이상주의에 기초한 자유주의 국제정치는 모든 국가들이 (공산주의를 벗어나서) 민주주의를 채택하면 ‘세계의 평화는 가능하다.’, ‘모든 나라가 자유무역을 하면, 국제 평화가 가능하다.’, ‘훌륭한 국제기구는 세계 평화의 관건이다.’라는 관점을 갖고 있다.

민주적 평화론(Democratic Peace Theory)으로도 불리는 자유주의는 ‘민주주의 국가들 끼리는 결코 싸우지 않는다.’, ‘민주주의 국가는 먼저 전쟁을 시작하는 않는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가 된다면 전쟁없는 평화의 세상이 열릴 것이다.’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과 같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세계를 평화롭게 만들어야 할 소명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에 비하여 현실주의(Realism, RealPolitik) 국제정치는 모든 국가는 힘을 추구하고, 오로지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행동할 뿐 도덕적 원칙에 의해서 행동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현실주의는 세계2차대전 이후 현재까지 국제정치학의 압도적인 주류이론(Dominant Paradigm)이다.

현실주의는 인간과 국가에 대한 관점이 자유주의와는 반대이다. 현실주의는 인간성의 선함을 믿지 않고, 인간의 권력 욕구는 본능적이며, 국제사회는 무정부적이고 비도덕적 속성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냉전 이후 소련의 붕괴 이후 초강대국(Hyper Power)이라는 유일한 패권국으로 등극했고 이 넘치는 힘을 어떻게 활용할 것에 대하여 자유주의적 논쟁을 벌였다. 마치 미국이 중세의 십자군적 소명의식에 강하게 엮여져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국제정치 현실에서 민족주의와 현실주의는 언제나 자유주의를 이겼다. 자유주의가 득세하는 국제정치 환경과 중국을 민주주의 자유경제 질서에 편입시키려는 미국의 정책 아래에서 중국은 서서히 미국에 대한 도전을 준비해 왔다. 그 결과, 1990년대 이후 오늘까지 미국은 중국의 도전, 중동 테러리즘 등에 값비싼 댓가를 치루는 외교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모든 국가들은 저마다의 생존에 급급할 수 밖에 없고, 국가들은 모두 저마다의  국가 이익을 추구한다. 국가의 이익(國益)이란 국가의 생존(Security), 경제 발전(Prosperity), 권력 확보(Power), 자존심의 확보(Prestige)를 뜻한다. 그 결과, 국제정치는 권력정치(Power Politics)이고 힘의 정치이다.

사람들이 공명과 도덕을 앞세우는 공자와 맹자를 배울 때는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덤덤하게 받아들이다가, 한비자(韓非子)를 읽고 배우면서는 크게 공감하고 현실의 삶에서 위로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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