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 정도 지났나.. 그 사이에 대상포진이 걸렸다. 노년에 주로 걸리는 병이라 그런지 병명만 가끔 들어봤는데.. 내가 이렇게 걸릴 줄 몰랐다. 일주일 전쯤 방문한 내과 원장님께서 통증부가 가슴팍이니만큼 진짜 큰 문제 있는 거 아닌가 하시면서 심장/폐 질환 검사도 해주셨는데, 조금은 안심(?)하신 듯 웃으시면서 대상포진인 거 같네요 허허하셨다. 대신 측은한 눈빛으로 젊은 사람은 잘 안걸리는, 면역력이 바닥일 때 걸리는 병이란다. 그러니 쉬면서 적극적으로 치료하라고 안 그러면 후유증이 생길거라 얘기하셨다. 그리고 하루이틀이면 물집 올라올 거라셨는데 진짜 이틀 후 올라와서 바아로 피부과로 달려갔고, 거기 원장님도.. 아유 젊으신 분이 하면서 측은한 눈빛을 보내셨다.
사실 요새 그렇게 면역력이 바닥이랄 정도로 무리하고 있지는 않았다. 생활패턴이 조금 왔다 갔다 해서 그렇지 잠도 5-6시간씩(주말엔 10시간도..)은 꼬박 자고 있었고, 클라이밍도 체력관리랍치고 주 1회씩은 꼬박꼬박 했다. 근데 그러던 중 대상포진이 왔다. 아프기 시작하니 정신 못 차려 일주일 내내 휴가를 쓰고 쉬었다. 딱 오늘이 발진이 생긴 지 7일 차인데, 오늘에야 좀 통증이 가셨다.
이제 정신이 든다 싶어서 되돌아봤다. 어쩌면 집중할만한 구체적인 목표를 잃어서 그렇다고 혼자 돌팔이 진료를 했다. 삶의 원동력 중 하나는, "하고 싶은 어떤 일에 집중"하는 것이었는데, 이게 요즘 전혀 없었다. 그런 원동력이 없어서 좋은(?) 호르몬이 분비가 안되는지.. 몸이 지친 내색을 하기 시작하는 건가 싶다.
어쨌든 돌팔이 진료를 떠나서 이전에도 딱히 집중할 거리가 없어서 삶이 그다지 재밌지 않았는데, 몸까지 아프고 나니 더 현타가 씨게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