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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은희 Feb 27. 2022

미라클 모닝, 어디까지 갈까? 23일차

2022.02.27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사건의 축적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새로운 시간이 많았다면 같은 시간도 길게 느껴지는데, 이 사실은 기억과도 연관을 지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기억은 매 순간 모든 걸 담을 수 없기 때문에 특별한 경험을 겪었다던가, 새로운 지식을 발견했다던가, 강렬한 감정을 느꼈다던가 등 특출 난 사건에 한정이 되어있다. 별 거 아닌 기억을 가지고 있다 해도 알고 보면 기억하지 못하는 날과는 차별된 사소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을 것이다.


나의 기억의 대부분은 여행이 차지하고 있는데, 2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대비해 길었던 학창 시절의 기억은 별로 가지고 있지 않다. 지금까지 그저 기억력이 안 좋다는 생각이었지만, 따지고 보면 굳이 기억할 필요 없을 정도로 특출 난 사건이나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건 아니었을까 싶다.

그때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이 있다고 믿는다. 지금의 나와 10년 후의 내가 똑같은 장소를 가고 똑같은 음식을 먹으며 여행을 한다 해도 받아들이는 경험과 감정은 다를 수밖에 없다. 분명 학창 시절에는 그때밖에 느낄 수 없던 경험과 감정이 있었을 텐데, 그게 현저히 낮다는 사실이 지금껏 나는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해 준다.


오늘의 나는,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도 기억할 수 있는 순간을 살고 있는가?


하루하루 다양한 경험을 위해 주변에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새로운 사실을 깨닫기 위해 호기심을 장착하고, 너무 집에만 박혀있지 말고, 다양한 풍경과 만남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흘러가버릴 시간을 기록이라는 형태로 남겨야겠다. 식상하지만 인생은  번뿐이고, 지나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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