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05
중반부터 한달음에 읽었다는 리뷰와 다르게 몇 번이나 되짚어보면서 읽었다. 그 의문이 뭐가 중요할까라는, 무언가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읽었던 문장을 다시 읽고 다시 읽어보며 끝장을 넘기고 나서 나는 내가 끝까지 부정하던 어떤 마음에 창피함을 느꼈다.
그는 자기가 대적하기에 너무 센 적수를 상대하고 있는 것 같다고 걱정스러워했다. 그 센 적수는 바로 직관이다. 그는 사람들이 결코 편안함을 진실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p.244
틀림, 오해, 무지. 이 단어들을 인정하는 순간 내가 지금껏 쌓아왔던 모든 진실(이라 믿었던 것)과 그것에 대한 편리함이라는 이득을 부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 부정 뒤에 올 혼돈에 뛰어들고 싶지 않았다. 그 혼돈 속에서 내가 유지될 자신이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두려움의 시작이 이미 혼돈 속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상황을 인지시킨다. 과연 나는 혼돈을 끝끝내 부정할까, 아니면 그 혼돈 속에서 다른 세상을 발견하게 될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지금은 그저 유독 불편하면서도 마음을 뺏겼던 한 문장을 계속해서 되새기며 살아야겠다는 마음뿐이다.
별들을 포기하면 우주를 얻게 된다.
- 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는 않는다> 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