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친구들과 부산에서 놀다

Korea

by 권동환

해가 지기 전, 이루와 동까는 부산으로 놀러 왔다. 대만에서 나를 챙겨준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알찬 여행을 선물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들을 환영해 줄 한국의 단짝 친구와 함께 부산역으로 향했다.

“Hey!!! BROTHERS!!!"

부산역의 계단을 걸어 내려오는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서로를 포옹하며 우리는 반가운 마음을 전달했다. 함께 따라온 단짝 친구도 어설픈 영어로 그들을 환영해줬다.

“Where do you want to go?"
(어디 가고 싶어?)

"We want to enjoy the korean's night culture! drink all night!!"
(우리는 한국의 밤문화를 즐기고 싶어. 밤새도록 술 마시자!)

먹거리가 많은 부산의 서면

밤새도록 술을 마시자는 그들의 바람대로 우리는 부산의 중심, 서면으로 곧장 향했다. 서면은 족발골목부터 돼지국밥 골목 등 다양한 맛집을 만날 수 있는 도심이다. 쇼핑시설, 영화관, 오피스, 식당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젊은 층에게 인기 좋은 공간이라 유동 인구도 엄청난 곳이다. 이곳저곳에서 맛있는 음식과 술로 배를 채우고 마지막으로 어느 펍으로 향했다. 펍으로 향한 이유는 다트 대결을 하기 위해서였다. 다트는 500여 년 전 영국에서 시작한 스포츠다. 핀으로 보드를 맞히는 방식의 다트는 단순한 게임이다. 하지만, 단순함 뒤에 존재하는 특유의 손맛이 짜릿하기에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게임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이루와 동까는 이미 대만에서 함께 다트를 하며 시간을 보낸 추억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다트 대결을 해야만 했다. 바로 한국 VS 대만. 2대 2로 펼쳐질 다트 대결에서 지는 팀은 술값을 결제해야 했기 때문에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산 서면의 밤 풍경



어이쿠?

준비성이 철저한 녀석들. 자신들의 다트핀 세트를 한국까지 들고 온 것이 아니겠는가? 다트핀은 화살촉과 몸통, 화살대, 화살깃,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재질과 무게가 제품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다트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자신만의 다트로 항상 대결을 펼친다. 드디어 대결이 시작되었다. 다트핀의 뾰족한 부분을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하게 던졌다. 너무 약하게 던지면 보드에 맞히더라도 튕겨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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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다행히, 처음부터 정 중앙을 맞췄다. 정 중앙이 가장 높은 점수 중 하나인 50점이기 때문에 같은 팀이었던 단짝 친구가 탄성을 질렀다. 대결은 박빙이었다. 3판 2승 제로 펼쳐진 대결은 접전 끝에 1대 1 동률이 되었다. 하하호호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다트핀을 잡는 순간, 너나 할 것 없이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입가의 미소를 지워버렸다. 마지막 1라운드가 남은 상황. 점수는 20대 9였다. 나의 팀이 20점. 이루의 팀이 9였다. 참고로 다트는 낮은 점수가 이기기 때문에 이 상황은 패배 직전이었다.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20점을 맞추고 게임을 종료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이루의 팀이 이길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Bro. Relex. We almost beat you."
(친구야. 침착해. 우리가 너 거의 이긴 것 같아)



이루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숨을 참고 손목을 튕기며 다트핀을 날렸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역전승을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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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YYYYYYYYYYY!! What a beautiful night!!! I'm gonna order more beer!!!!"
(야 인마!! 정말 아름다운 밤이야!! 난 맥주를 더 시켜야겠어!!)

단짝 친구와 나는 하이파이브를 하며 맥주를 더 시킨 뒤, 자리로 돌아왔다.

"Bro. Don't worry about the bill. You are the guest today. so I'm going to buy everything. You also bought me everything in Taipei. I couldn't say that I appreciated you when I was Taipei. I want to take this opportunity to say thank you"
(친구야. 술값은 걱정하지 마. 오늘은 네가 손님이기 때문에 내가 모든 걸 살 거야. 너도 타이페에서 나한테 모든 걸 사줬잖아. 타이베이에서 너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어. 이번 기회로 너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원래도 커다란 이루의 두 눈은 더욱 커졌다. 그리곤, 손에 쥐고 있던 다트 세트를 내게 건네며 말했다.

“I had a lot of fun today. I appreciated you that I made a good memory in Busan. This darts is a gift for you. Let's play darts with this, next time when we meet again."
(오늘 너무 즐거웠어. 부산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서 너한테 고마워. 이 다트는 너를 위한 선물이야. 다음에 다시 만날 때 이 다트로 다트 대결 하자. “


얼떨결에 선물을 받았다. 참 고마웠다. 스쳐 갈 수도 있었던 이스라엘에서의 인연이 대만을 거쳐 부산까지 이어져오다니. 정말 고마운 마음으로 가득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표현을 말로 뱉었다.

“Cheers!!!!!! Brothers!!!!"
(건배해!!! 친구들아!!!)






-이 글을 마치면서-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후 그들을 못 본 지 벌써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서로에게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나는 군 복무를 끝마치고. 동까와 이루는 결혼을 했다. 심지어, 동까는 잘생긴 아들을 득남하기도 했다. 보고 싶은 친구들과 마음껏 대만을 여행했던 그리운 그 시절을 '친구 따라 대만까지'에 담았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