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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동환 Jul 24. 2023

음원을 만들기로 결심(1)

UN_선물

8090년대생들은 기억할 것이다. 멜론과 지니 그리고 네이버뮤직이 있기 이전, 우리는 MP3라는 혁신제품을 사용했고, 그 이전에는 CD플레이어와 카세트로 음악을 즐겼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카세트와 CD플레이어를 아슬아슬하게 사용한 90년생이다. 만약, 5살만 더 늦게 태어났어도 나는 평생 카세트와 CD플레이어로 듣는 맛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초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가수의 새 앨범을 사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번화가까지 가서 CD를 구매하는 맛이 있었다. 사러 갈 때의 들뜬 마음과 사고 돌아오는 길의 설레는 마음은 요즘 세상에서 느끼기 힘든 추억일 뿐이다.


이제는 멜론에서 바로 다운로드를 하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원을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정성스럽게 녹음하며 출시하는 가수들의 앨범은 정말 멋져 보였다. 나도 어른이 되면 그런 가수가 되고 싶었다. 나의 꿈은 아마도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 영어 발음 교육을 위해 부모님이 사주신 카세트에 노래를 녹음했다. 하지만, 반주가 없으니 뭔가 밋밋했다. 방법은 딱 하나. 노래를 켜놓고 거기에 내 목소리를 입히는 방법이었다. 20년이 지난 세월임에도 아직까지 처음 녹음한 노래가 기억난다.


바로 UN의 선물이다.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2000년 7월 26일에 데뷔한 유엔은 김정훈과 최정원으로 구성된 듀오였다. 이제는 기억에서 많이 잊힌 가수지만 선물뿐만 아니라, '미라클'과 '그녀에게' 등 많은 명곡들을 남겼다. 내가 이들을 좋아한 이유는 학교에서 GOD와 신화를 좋아하는 무리들과 다른 나만 좋아하는 희소성을 느끼고 싶었던 것 같다. 초등학생이었기에 뭔가 특별해 보이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 내 귓가에는 그들의 노래가 들린다. 갑자기 어디선가 들린다는 건 아니다.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멜론에서 그들의 노래를 본인이 재생시킨 것이다(ㅋㅋ). 참 노래가 좋다. 성인이 된 이후 처음 듣는 유엔의 선물은 여전히 명곡이고 감정을 흔드는 그 시절만의 감성을 가지고 있다. 사춘기의 어린아이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보겠다고 카세트로 녹음을 하던 23년 전의 추억을 회상하니 참 웃기기만 하다. 카세트로 녹음하던 그때는 전혀 몰랐지. 진짜로 멜로디를 받아서 작사를 하고 직접 노래를 불러 녹음하고 음원을 출시할 줄은.


선물

                                      유엔


그대 두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바라보면 가슴 아파요 행복하게 하지 못해서 세상에 태어나 처음 후회가 돼요
나 부족하지만 그대 힘이 들 때 오히려 날 위로하네요 하얗고 작은 손에 끼워준 반지 작은 선물 하나도 눈물을 글썽거리는
그런 널 나는 사랑하니까 너무 모자라니까 그대 생각하며 눈물이 흘러 너무도 부족한 사랑 그댈 지키고 싶은 내 맘 항상 잊지 말아요
그대 뒷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이기적인 내가 미웠죠 비 내리는 창가에 서서 가득히 너를 안고 말하고 싶어
나 다시 태어나 너를 사랑해도 그때도 날 만나주겠니 이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 언제나 내 곁에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그런 널 나는 사랑하니까 너무 모자라니까 그대 생각하면 눈물이 흘러 너무도 부족한 사랑 그댈 지키고 싶은 내 맘 항상 잊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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