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회피형 여자의 밀착 연애담
내가 브런치에 4년 만에 시작한 연애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고 하니 친구가 말했다.
"꼭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같다. 너가 그 애에 대해 쓰는데 걔는 모르는 거잖아."
나는 그런가? 하고 말하며 어물쩍 넘겼지만 그와 동시에 고민이 시작됐다. 그리고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나는 이 글의 존재를 남자친구에게 알리지 않을 테지만 (그가 읽고 있다고 생각하면 솔직하게 쓸 수 없다) 먼 훗날 그가 알게 되더라도 기분 나쁘지 않도록 그의 언행에 대해서는 최대한 삼가고 나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서 서술할 것이다.
이 글은 목적이 분명하다.
첫 번째 삼십 대에 접어든 내가 4년 만에 만든 이 관계가 어떻게 끝나든 간에 기록하기 위함이며 잊히기 쉬운 찰나의 깨달음과 감사함을 흘려보내지 않기 위함이다. 아이가 잘 자랐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써 내려간 육아일기처럼 이 매거진의 끝에 나는 내 사랑이 견고하게 자리 잡기를 바란다.
두 번째는 일종의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나 같은 연애를 하는 사람들이 나의 이 위태로운 밀착 연애담을 보며 ‘저러지는 말아야지’ 혹은 ‘저렇게 해봐야지’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한다. 유튜브에 수많은 연애전문가들의 이러쿵저러쿵하는 종종 엇갈리는 조언에 심란해진 마음을 뒤로하고 나 같은 사람들이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싶다. 적어도 이 공포 회피형이란 애착관계를 가진 사람들의 연애 분야에서는 내가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놓지 않고 연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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