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쉽게 대화주제 찾아내는 방법
인물소개
김 대리: 소위 SKY로 불리는 명문대학교를 졸업하고 K전자에 입사하였다. 어렸을 때부터 과묵한 성격이었고 7살 때부터 주위 친척 어른들로부터 '김 xx는 벌써 어른스럽네'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머리는 좋은 편이라 학창 시절 반에서 줄곧 1등은 도맡아서 해왔지만 내향적인 성격 때문에 반장은커녕 초등학생 때 아무나 한다는 봉사위원조차 해본 적이 없다. 친한 친구 몇 명과는 그래도 이야기를 잘하는 편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는 늘 듣기만 하고 대화를 주도하지 못한다. 학벌 덕분에 K전자에는 무리 없이 입사했지만 내향적인 성격 탓에 다른 입사동기들에 비해 상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 타고난 성실성 때문에 주어진일은 착실하게 해내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가 아닌 팀장 눈에는 그저 조용하고 수동적인 팀원으로만 보일 뿐이다.
이 과장: 인서울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K전자에 입사. 업무에 대한 열의뿐만 아니라 팀원들과의 관계도 좋아 입사 7년 만에 동기들 중 가장 빨리 과장을 달았다. 적극적인 성격으로 각종 미팅을 자발적으로 만들어 주최를 하고 팀장 및 동료들과 티타임시간을 적극 활용해 업무 성과에 대한 은근한 어필도 잘한다. 팀원들 사이에서는 소위 '에이스'라고 불리며 프로젝트 리더들 사이에서 이 과장을 영입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질 정도이다. 10명의 입사 동기들 사이에서는 '이 과장이야말로 우리들 중 유일하게 임원을 달 인물'이라는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정 팀장: 명문대학 박사출신으로 K전자 입사 후 초고속 승진을 하며 입사 10년 만에 역대 최연소 나이로 DS설계부문 팀장자리를 맡게 되었다. 정 팀장의 회사생활 스타일은 이 과장과 어느 정도 닮아있다. 박사 출신으로 뛰어난 설계능력과 함께 조리 있는 말솜씨 또한 가지고 있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조리 있는 말솜씨 덕분에 더 큰 성과를 낸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정 팀장은 40대라는 어린 나이에 팀장을 맡게 되어 기쁘기도 하지만 매니저로서 어떻게 팀원들을 독려하고 팀의 성과를 임원들에게 잘 포장해 전달할지 고민이 가득하다.
직장인 분들은 업무 능력도 중요하지만 업무 결과에 대해서 직책자에게 잘 어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공감할 것입니다. 선물도 결국 어떻게 포장하냐에 따라서 선물의 가치가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니까요. 태어나면서부터 사교적인 유전자를 타고난 분들은 학창 시절에도 반장을 도맡아 하고 회사에서도 사교성을 바탕으로 본인의 업무 성과를 상사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합니다. 상사 입장에서도 골칫거리인 업무들을 타 부서와 적극적으로 싸워가며 해결하고 그 결과를 티 타임에 자연스럽게 어필하는 '이 과장'이 얼마나 이뻐 보일까요?
하지만 업무 성과를 하나하나 따져본다면 우리의 묵묵한 '김 대리'의 보이지 않는 역할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 과장이 미팅을 잡고 김 대리에게 미팅 자료에 대한 준비를 부탁합니다. 성실한 김 대리는 밤을 새우며 미팅 자료를 준비하여 이 과장에게 넘겨줍니다. 이 과장은 기대 이상으로 자료를 준비해온 김 대리의 노력에 내심 뿌듯해하며 김 대리의 자료를 사용해 미팅을 성공적으로 끝내게 됩니다. 다만 김 대리는 미팅 때에는 준비한 자료 내용에 대해 말할 때 외에는 주로 듣기만 하다가 미팅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미팅이 끝난 뒤 팀회식이 잡혔습니다.
김 대리는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곧 고과시즌이라 팀장에게 잘 보이고 싶은데 서툰 대화솜씨 때문에 회식자리에서도 존재감 없이 듣기만 하는 게 일상이었기 때문입니다. 김 대리는 이번 회식에는 스스로를 어필해 보겠다고 다짐합니다. 김 대리는 성실함을 사용해 회식때 할 말들을 1에서 100까지 미리 준비해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내 지쳐버립니다. 처음에는 '1번. 신혼여행으로 몰디브에 갔었던 이야기', '2번. 현장 파견 중에 있었던 재미난 이야기', '3번....' 이런 식으로 대화를 준비를 하다가 5번까지 쓰고 나니 이미 밤 12시가 돼버렸습니다.
그리고 회식이 다가왔습니다.
정 팀장: 자 이번 미팅도 성공적으로 끝났고 다들 올해도 고생 많으셨어요. 발주처와 미팅이라 쉽지 않았을 텐데 어렵지는 않았나요?
김 대리: '음..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인데.. 내가 열심히 미팅 준비한 걸 어필해 봐야 되나? 너무 예의 없게 들리지 않을까?' 음.. 저.. 팀장님
이 과장: 팀장님이 신경 써주신 덕분에 무사히 끝날 수 있었습니다. 또 우리 김 대리가 미팅 자료를 밤새서 준비해준 덕분에 발주처에서도 꼼짝하지 못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미팅 때 참석하셨던 발주처 과장님과 전에 한번 술자리를 같이 한 적이 있었는데 그분이 최근에 발주처 회사로 이직을 하신 거더라고요. 그분이 또 최근에 결혼을 하셔서 이직한 회사에 적응하랴 신혼생활 즐기랴 정신이 없으시다고 하시던데..
김 대리: '주제가 신혼생활로 바뀌었네.. 신혼여행 갔던 이야기를 해야 되나.. 과장님 말 끊어도 될까?'...
그렇다면 김 대리가 미리 준비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갈 방법은 없는 걸까요?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스레드가 과연 무엇일까요? 또 어떻게 사용한다는 것일까요?
다음 화에서는 스레드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