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백만장자'를 읽고
나는 판교동에 산다. 판교. 스타트업과 게임, 콘텐츠 사, AI, VR 등 새로운 기술들과 정돈된 회사건물들이 있는 곳이다. 주변에 '저 사람은 부자일 거야'라고 생각이 드는 사람들은 보게 된다. 부자라서 다를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낡은 뉴발란스를 신기도 하고, 백화점 돌다가 최저가 쿠팡에서 구매하기도 하고 별 다를 바 없었다. 그리고 그들이 돈을 모으는 방법도 남들보다 수입이 큰 경우나 보통이더라도 꾸준하게 재산을 모았을 뿐 특별한 투자의 귀재는 만난 적이 없다.
흔히 부자에 대해 오해한다. 특히 드라마에서는 저 사람은 돈이 많지만 불행할 거야. 를 꼭 증명하듯이 보여준다. 하지만 나는 돈이 넉넉할수록 서로 신경 쓰고 마음이 여유로운 경우를 더 많이 봤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 내가 가진 수입 안에서 원하는 것을 효율적으로 사기 위해서는 배분을 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재정관리 상태에 대해 관리하는 데는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나? 돈을 걱정하는 것만큼 하지는 않는다.
부자가 되려면 이 두 개의 순서가 바뀌어야 한다.
재정 관리에 많은 시간을 써야 하고, 걱정은 최소화해야 한다. 이웃집 부자처럼 보이는 그들은 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배분에 많은 시간을 쓴다. 진짜 부자처럼 보이는 그들은 '돈을 쓰는 기술'보다 '돈을 남기는 전략'에 능하다. 그리고 가진 것에 비해 검소하게 생활한다. 보이는 명품이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보다 오히려 자연스럽고 실용적인 것을 추구한다.
이 동네도 집값이 상당하다. 주택가도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받은 사람은 많지 않다. 있더라도 경제적인 면에서 자립적인 편이다. 부모도 넉넉하지만 스스로 힘으로 돈을 모은 사람들이다. 불합리한 구조를 탓하거나 주저 않지 않는다. 지금은 법이 바뀌었지만 청약이 안된 곳에서 조금 더 싼 값에 매매하기 위해 체면을 차리지 않기도 하고, 돈 벌 기회를 잡기 위해 항상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돈이 흐르는 기회를 잡을 직군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리고 돈에 대한 얘기를 자연스럽게 하며 과시를 위한 재화보다 자산 증식에 더 관심을 둔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고 적어도 내가 본 사람들을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다.
계획 세우기를 잘한다.
결정적으로 그들은 계획을 잘 세운다.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 가능한 것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 부자가 되려면 자제력을 키워야 한다. 아무리 수입이 많더라도 지출이 통제가 되지 않으면 돈을 모을 수가 없다. 수입이 많던 적던 지출을 통제하고 계획한 대로 쓰는 것에 대해 훈련이 되어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7월 한 달간 '화장품, 옷 안 사기 챌린지'를 했었다. 6월에 과소비한 이유도 있지만 스스로 그럴 수 있을지 궁금했다. 여름이라 휴가도 있고, 여름이라 비비드 한 컬러의 신상 립들도 나와서 너무너무 유혹이 되었지만 끝까지 지켰다. 휴가룩은 핀터레스트 보고 옷장 뒤져서 매칭했고 신상 립대신 가지고 있는 립을 다이소에서 립밤 자(Jar)를 사서 소분해서 색 배합으로 나만의 여름 컬러를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기존의 다른 조합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드니 나름 소비를 한 효과도 나고 소비욕구도 사라지게 되었다.
나도 수입이 늘 때마다 돈을 더 쓸 때가 있었다. 어느 순간 그게 부질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돈 모으는 재미를 갖다 보니 예전보다는 충동구매를 많이 하지 않는 편인 것 같다. 더 좋은 건 끝도 없다. 지금 나는 큰 소비 전에 리스트를 만들고 며칠 간격을 두고 여전히 필요하면 그때야 결제한다. 시간을 두고 나면 대부분은 굳이 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미 가진 게 많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막연한 자신감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실행하는 능력에 대한 믿음이다. 아이의 미래나 앞으로의 가족의 삶, 본인의 커리어에 대해 예측하고 계획하며 상황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만드려고 한다. 목표지향적이고 추진력이 강하다. 매번 목표를 가지고 달려가며 문제가 발생해도 완수하려는 추진 의지가 강하다. 결혼을 일찍 하거나 취업을 일찍 하여 사회생활을 이른 나이에 시작한 것도 큰 자산이 된다. 돈에 대해 빨리 알고, 투자와 자산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일찍부터 생기게 된다. 그들은 작은 푼돈을 모아서 자산 증식을 해봤고 그러한 경험들이 축적되니 결국 큰 자산을 모을 수 있는 것이다.
부자는 단순히 많이 버는 사람이 아니라 남길 줄 아는 사람, 지킬 줄 아는 사람, 돈을 쓸 곳과 남길곳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모두 연습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기술이다. 내가 생각하는 부자의 첫 번째 조건은 돈을 관리할 줄 아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