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맥주와 함께 하는 드라마

(번외 편)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드라마 추천

by 상담사 이경애

영화를 좋아하지만, 솔직히 영화보다 더 즐겨보는 드라마다. 일과가 끝난 후 밤에 영화 한 편은 살짝 부담스럽다. 2시간가량 집중해야 하는 영화는 는 날 짬을 내서 마음먹고 다.


하루 에너지 총량을 탈탈 털어 버린 엔 영화보다 드라마가 좋다. 떡볶이에 주 한 잔 곁들이면 행복 준비 완료. 단, 맥주는 한 잔을 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는다. 너무 알딸딸해지면 어떤 작품을 봐도 감정 과잉 상태가 돼버려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기획 의도에 충실한 시청자 모드를 유지하려면 딱 한 잔 적당하다.


넷플릭스, 왓챠, 디즈니플러스... 를 오가며 시청 중이거나 찜한 드라마 목록을 살펴본다. 기분 따라, 상황 따라 그날의 작품 선정이 달라진다. 여러 드라마를 번갈아 기분에 따라 골라 보기도 한다.


환절기에 감기를 앓고 나니 살짝 기운이 떨어진 느낌이다. 이럴 땐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마음 따뜻해지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 오랜 친구와 수다 떠는 기분이 드는 드라마들이 있다. 이미 한 두 차례 봤지만, 스트리밍 서비스가 종료되기 전에 꼭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들이다.



최애 가족 드라마로 '디스 이즈 어스(This Is Us)'가 있다. 사랑에 빠진 연인이 결혼 하고 세 쌍둥이를 낳아 키우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어느 가족에게나 을 법한 들- 사랑, 출산, 육아, 갈등, 질투, 상처, 이별을 겪는 과정이 밀도 있게 그려진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잭, 감성적인 매력 레베카, 그리고 개성 강한 세 쌍둥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함께 웃고 울었다. 후반부로 가면서 작품이 끝나는 게 아쉬워 몇 편이나 남았지 자꾸 체크했다.



여자의 우정은 결혼하면 끝다고 이야기하던 시절이 있었다. 동의하지 않는다. 렇다고 우정이 영원하다고 믿는 것은 아니다. 믿고 싶어도 장담할 수 없는 게 사람 마음이다.

그럼에도 친구가 좋다. 기쁜 일을 더 기쁘게 느끼게 해 주고, 아픈 일에 함께 울 수 있다. 떠올리면 웃음이 나고, 고맙고, 애틋하고, 뭉클하다. 어떤 시간들을 지나왔는지 알기에, 쉽지만은 않은 생이라는 여정을 함께 해왔기에.

'파이어플라이 레인 (Firefly Lane)'은 10대 시절 만난 단짝 친구가 중년이 될 때까지 이야기다. 가장 가까우면서 성향이 다른 두 친구가 사랑하고, 질투하고, 끼고, 미워하고, 멀어다 다시 돌아오고, 함께 나이 들어간다. 단짝 여자 친구들의 섬세한 감정선이 잘 그려졌다.



짐 캐리가 출연하고 미셸 공드리가 연출한 '키딩 (Kidding)'도 소문내고 싶은 웰메이드 드라마다. 사고로 아이를 잃은 제프가 고통을 직면하고 애도하는 과정을 그렸다. 상실을 전면에 다룬 작품이지만 어둡고 슬프지만은 않다. 제프가 진행하는 인형극으로 연출한 장면들을 통해 아름답고 재치 있게 메시지를 한다. 깨진 조각을 다시 붙여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킨츠키' 기법을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됐다.


'당신의 흉터는 당신이 깨졌다는 걸 뜻하는 게 아니라 치유되었다는 증거입니다.' ('키딩' 중에서)



가볍고 다정한 분을 느끼고 싶을 땐 '길 모어 걸즈(Gilmore Girls)' 만난다. 10대에 싱글맘이 된 로렐라이와 딸 로리가 친구처럼 서로 보살피며 성장한다. 속사포처럼 쉬지 않고 수다를 떨어대는 길모어 모녀에게 경쾌한 기분이 전염될 수 있다. 뚱 발랄한 엄마 로렐라이와, 반듯한 엘리트 로리를 둘러싼 가족과 이웃들 이야기가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밥 먹으며 가볍게 시청하기 딱 좋다.


'디스 이스 어스'를 아직 한 번 밖에 못 봤다. 지금 보고 있는 '길모어 걸즈'가 끝나고 나면 다시 봐야겠다.

인생은 짧고 보고 싶은 드라마는 참 많다. 걸친 가임새 있게 펼쳐집니다. 부부, 그리고 그들의 자녀인 세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인데요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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