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들어가고, 회사 구조에 대한 고민도 하기 시작하니, 온 신경이 회사에 쏠려 있다. 그 덕에 스트레스로 인해 하루 종일 입안이 말라있다. 이 증세가 2주 정도 지속이 됐는데, 처음에는 매우 걱정이 되다가 오히려 이 증상이 스트레스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되자 증세가 호전되기 시작했다. 마음을 아무리 편하게 먹으려고 해도 그게 잘 되지 않는 게 당연한 이치 같다.
이런 와중에 투자를 받기 위해 투자자와 미팅을 하기 시작했다. 미팅을 앞두고 자료를 수십 번도 더 고쳐가면서 수정을 했다. 낮이건 밤이건 상관없이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잊어버릴 수 없으니, 그때그때 업데이트를 해뒀다. 이런 노력 덕에 투자자 반응이 괜찮았다. 주변 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앞으로 이런 미팅을 100번은 해야 한다고 하니, 사람에 따라서는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하다. 미팅에 따라 거절을 당하기도 또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겠지만, 이걸 막막하고 너무 먼 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일 못할 듯하다. 이 길을 즐기지는 못할 망정, 그래도 끝까지 가보겠다고 생각해야 결과를 낼 수 있겠다 싶다.
투자를 잘 받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받았다면, 그들이 투자한 돈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심장이 쫄깃해지는 기분이다. 하지만 이런 압박감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적절한 긴장감은 최고의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를 과도하게 유지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그래서 창업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팀 빌딩이나 자금 유치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관리하는 것(Managing Myself)이다.
결국,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 말을 창업의 맥락으로 바꿔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수신'이다. 창업 이전에 내가 나 자신을 얼마나 잘 다스렸는지와는 별개로, 이제는 현재의 상황에 맞는 새로운 자기 관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는 운동과 독서, 그리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나를 관리하려 한다.
창업이라는 긴 여정에서 자신을 잘 다스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의 열쇠라 본다. 앞으로 다가올 많은 도전과 변화 속에서 나 자신을 잘 관리하며, 이 길을 끝까지 가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