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법에 정답이 없다는 걸 매순간 깨닫고 또 깨닫는다. 소위 X세대인 우리 세대는 정답이 있다고 교육받고 자랐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정답이라고 여겨지는 그 길을 벗어나지 않게끔 우리를 교육했다.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창업은 위험한 것이고, 공부를 잘해 명문대를 가고 전문직이나 박사가 되면 인생의 모범 답안지를 쥐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그 믿음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공식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창업하면서 사업을 꾸려가는 건 더 그렇다. 매순간 내리는, 때로는 내려지기도 하는 결정들을 통해 사업의 방향이 수시로 바뀐다. 애초에 누가 해본 일이 없는 일을 하니 모범 답안이 있을 리 없다. 다만 확률적으로 "이런 방식이 성공 확률이 높다" 정도의 가이드는 있다.
하지만 애초에 창업 성공 확률은 극악으로 낮으니, 성공 확률이 두 배가 되든 세 배가 되든 큰 의미는 사실상 없다. 그저 창업한 본래의 목적, 돈을 버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때 "이렇게 한 게 좋았다" 혹은 "저렇게 하는 게 나았겠다"는 평가는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시험을 보고 정답을 채점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막상 회사를 벗어나 창업하기까지 무수한 내적·외적 갈등을 겪었다. 먼저 안정적인 길을 걸어가길 내심 원했던 가족들의 걱정이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도 1~2년 앞길은 적어도 보이는 회사에서 나와 미지의 세계로 발을 딛는다는 게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 당시로 돌아가 "그래도 또 창업하겠냐"고 물으면 100% 예스다. 수십 년 살면서 이제야 내 몸에 맞는 옷을 적당한 시기에 입은 기분이다. 10년 전에 시도했다면 이렇게까지 편하다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타이밍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를 운영하는 것에도 정답은 없다. 만약 하나 있다면 그건 이익을 내는 회사를 만들어내는 것뿐이다. 물론 합법적이어야 하고 도덕적으로도 비난받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그 외에는 자유가 있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고, 과거의 회사 운영 방식을 고수하는 건 우리 같은 스타트업에 맞지 않을 뿐더러 내가 그러고 싶지도 않다. 나는 내 방식으로 돈을 버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소수 정예 직원으로 이뤄진 회사를 꾸리고, 극도로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어 어려울 때도 견딜 수 있으면서 회사가 잘 나갈 때 그 이익을 전 직원이 누릴 수 있는 회사. 그게 내가 그리는 그림이다.
창업에 정답은 없지만, 내 방식으로 만들어가는 회사에는 확신이 있다. X세대 창업자로서 늦지 않았고, 오히려 지금이 딱 맞는 타이밍이다. 정답을 찾으려던 삶에서 벗어나 정답을 만들어가는 삶으로 전환한 지금,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