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금 불쾌한 일이 있었다. 몇 주 전, 지인이 단골인 식당에 함께 가서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그래서 내 손님을 모시고 같은 식당을 다시 찾았다. 그런데 이번엔 경험이 좋지 않았다. 음식 질도 떨어졌고 서비스도 그랬다. 단골인 지인이 함께 있을 땐 잘해줬는지 몰라도, 지인 없이 간 이번엔 그냥 지나가는 뜨내기 손님 취급을 받은 느낌이었다. 내가 사장이라면, 단골이 소개해 온 고객을 잘 대접해서 또 다른 단골로 만들 법도 한데 말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실은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세일즈를 하다 보면 마음이 잘 맞는, 편한 고객사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고객에게 마음이 더 쓰이게 되어 있다. 그래서 별일 없으면 편한 고객에게 더 자주 가게 되고, 혜택이 생기면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곤 했다. 사실은 불편하고 마음이 잘 맞지 않는 고객에게도 꾸준히 다가가야 함에도, 사람인지라 마음 맞는 쪽으로 쏠리곤 했다. 비즈니스를 할 때는 이런 걸 경계해야 한다.
더 확장해서 생각해보면, 회사 내부 고객인 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잘 맞고 일 잘하는 직원에게 더 마음이 가는 건 인지상정이다. 그렇다고 그렇게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오히려 왠지 모르게 불편한 직원, 껄끄럽고 대화가 쉽지 않은 직원과도 일부러라도 대화를 시도하고, 불편한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어야 좋은 조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편한 사람에게 더 잘해주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책임져야 하는 모든 고객과 직원에게 최소한의 공정함과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꾸준히 유지하는 일이다. 그걸 잊지 않을 때, 식당이든 회사든 진짜 단골과 진짜 동료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