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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롥호롞 May 17. 2022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민초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매력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을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누구에게도 미움받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매력이 없을 필요가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 저마다 다양한 취향, 성향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혀 미움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무색무취의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흔히 ‘자존감이 높다’를 단순히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추상적으로 생각하고는 합니다. 그러면서 ‘내가 나를 사랑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될 거야’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변에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을 보게 된다면 보통 래퍼들이 가사에서 자주 언급하는 hater들 곧 팬과 안티가 공존함을 보게 됩니다. 누군가가 좋아하는 장점이 누군가에게는 미워하는 단점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으며 그들은 모두 똑같지 않습니다. 간단하게는 어떤 사람은 진보이고 어떤 사람은 보수입니다. 누군가는 종교가 있고 없으며, 누군가는 클래식을 고리타분하다고 여기고 누군가는 고상하다고 여깁니다. 


즉 내가 나를 사랑하게 된다면, 그래서 내가 나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내가 갖고 있는 생각, 존재감을 많은 이들에게 드러내게 된다면 내가 별로라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반드시 빠와 까가 같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낸다면 바로 누군가는 나를 미워할 것이고 누군가는 나를 친구로 여길 것입니다. 내가 종교를 드러낸다면 누군가는 내게 친밀함을 느낄 것이며 누군가는 멀게 느낄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나를 사랑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라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것들,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는 것이고 내가 나를 받아들이고 드러내는 만큼 존재감이 드러나게 되며, 나와 닮은 이들에게는 매력이, 나와 닮지 않은 이들에게는 비호감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을 다시 남녀관계로 이야기한다면 매력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은 모든 남자, 모든 여자가 다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를 좋아하건 싫어하건 나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만들 수 있는 존재감이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리고 나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누군가가 나를 열렬히 사랑하게 만들 수 있는 무언가를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와 다른 누군가가 어떤 남자 혹은 여자에 대해서 ‘난 그래서 걔가 싫어’, ‘난 그래서 걔가 마음에 들어’라고 오랜 시간 얘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존재감이 있는 사람, 내게 호감이 있는 사람에게 그저 그런 정도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정도가 아니라 열렬하게 사랑하게 만들 수 있는 무언가가 곧 매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자존감을 높이는 것,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목표에 이르기 위한 방향성이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민트 초코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모두에게 사랑받는 민트 초코를 만드는 방법’이 불가능한 것처럼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맛있는 민트 초코를 만들고 싶다면 민초가 취향에 맞지 않은 사람은 제쳐두고, 민트 초코를 좋아하는 사람이 더 열광하게 만들 수 있는 민트 초코 혹은 민트 초코가 취향에 맞지만 아직 민초의 매력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민초에 빠지게 만들 수 있는 민트 초코를 만드는 것이 방향성에서 맞게 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매력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은 내가 취향이 아닌 사람은 제쳐두고, 내가 취향인 사람 곧 ‘나 같은 스타일을 좋아할 만한 사람’이 좀 더 나에게 빠지게 만들거나 혹은 나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내가 아직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사람인지는 모르고 있는 사람에게 ‘알고 보니 그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어’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알아야 하며, 자신을 알수록 성숙해지고, 성숙할수록 존재감이 올라가고, 존재감이 올라갈수록 매력적인 사람이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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