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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잭변 LHS Dec 06. 2024

한동훈 선배에게. 또 윤석열 씨에게.

서울법대 후배가, 당신의 모교 컬럼비아 로스쿨에서 보내는 글

한동훈 선배에게. 


선배님. 저는 선배님이 졸업하신 서울법대를 졸업한 한국 변호사입니다.  또, 선배님이 석사학위를 받은 당신의 모교 컬럼비아 로스쿨에서, 같은 석사학위를 준비하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계엄사태에 대한 이곳의 반응을 말씀드리면, 정말 수많은 로스쿨 친구들이 한국을 걱정하여 주었습니다. 그제는 '이제 한국은 독재체제로 가는 것이냐'라는 이야기까지 들었고, 저도 수업 내내 집중하지 못하고, 계엄군의 국회 진입 상황을 찾아보며 긴장해 있었습니다. 


다행히 계엄이 해제된 후에도, 저는 수많은 질문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컬럼비아 LLM 로스쿨생 전체 단톡방에 한국의 계엄 해제 상황을 설명하였습니다. '용감하게 모여준 시민들, 신속하게 집결해 준 국회의원들 덕분에, 한국은 정상화되었으며, 이제 한국인들은 대통령 탄핵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음'을 알렸습니다. 이 글은 역대급으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글이 되었습니다. 


여러 교수님들도 따로 저에게 메일을 보내 한국의 상황을 걱정하시기도 하였고, 혹은 수업시간에 따로 한국을 언급하며 한국 국민들의 놀라운 결집력에 경의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그 칭찬은 계엄해제 결의안을 이끌어 준, 선배님 당신을 향한 것이기도 합니다. 


위헌적 계엄에 대한 수많은 법적인 논의야 이미 잘 알고 있으실 테고, 당연히 공당의 수장으로서 어떤 길이 합법적인 길인지를 알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래서, 법적 근거에 대한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현재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지 강조드리려고 합니다. 반헌법적 계엄을 통한 내란을 저지른 자가 여전히 국군 통수권자로 앉아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이라도 해, 실제 계엄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선배님은 윤석열 씨를 국군 통수권자로 신뢰하실 수 있습니까? 그런 상황이 오면, 윤석열 씨의 총구가 북한만을 향하리라고 보십니까? 북한은 또 얼마나 그런 상황을 바라마지 않겠습니까? 


다른 건 차치하고, 심지어 실패한 쿠데타마저도 이끌지 못하는 정도로, 무능하기까지 한 위인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국군통수권자로 앉아 있는 지금 상황이 납득이 되십니까? 그 상황이, 당신이 우려하는 어떤 다른 저치인이 대통령이 되는 상황보다 대한민국에 덜 위험하다고 보십니까? 


저는 선배님의 최고위원회 발언을 실시간으로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선배님의 발언에는 "국민"과 "지지자들"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윤석열 씨에게만 충성하는 자들로 가득한 공당의 수장으로 가지고 있는 어려움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돌파구는 그 조직의 "지지자들"에게 잘 보이는 것으로는 찾을 수 없습니다. 당신이 공당에서 목소리를 더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국민"입니다. 세비를 받는 공당의 수장으로서, 공당을 바른 방향으로 끌고 나가는 지도력을 보이십시오. 그것이 사람에게만 충성하는, 한없이 가벼운 치들을 통제하는 방법입니다. 


무척 조심스러운 언행과 윗사람에 대한 지나치게 과도한 배려를 보면, 당신은 저와 참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속에 숨겨진 불안감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예의와 위계는, 사회를, 또 국가를 잘 작동시키기 위해 디자인된 것입니다. 따라서, "위헌"적인 행동을 한 윗사람은, 윗사람으로서의 자격이 없습니다. 


당신은 공당의 수장입니다. 용기를 가지십시오. 그러라고, 당신의 당은 이제껏 세금에서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당신은 두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용기를 가지십시오. 당신의 아이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이, 위헌적 행위를 하고도 대통령 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는 나라가 되어선 안됩니다. "지지자"눈치 보다가 "국민"의 요구를 외면한 아버지, 할아버지가 되지 마십시오. 


국민을 믿고 탄핵에 찬성하십시오. 조직을 눈치 보느라, 신념을 꺾지 마십시오.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지도자의 모습입니다. 그러면 분명, 당신이 꿈꾸는 나라를 만들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부디, 선배님의 용감한 선택을 빌겠습니다. 





윤석열 씨. 


2년 전, 나는 당신을 선배라고 부르며, 일말의 희망을 안았었소. 

당신이 나라를 10년은 후퇴시킬 줄은 알았지만, 50년 전으로 후퇴시킬 줄은 몰랐소. 


당장 당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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