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마작가 선영 Apr 04. 2020

3-4 나에게 맞는 재료와 표현법은 따로있습니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는 없지만 누구나 작품을 그릴 수는 있습니다



나에게 맞는 재료와 표현법을 찾으십시오

노래를 못 부르는 사람의 대부분은 자신의 목소리 톤과 음색을 찾지 못해 음치라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림도 같은 이치입니다. 나에게 맞는 재료와 표현법이 존재합니다. 화상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남자가 전혀 다른 삶을 살듯 남성과 여성은 그림체가 다른 것은 우주의 원리와도 같습니다. 추상화처럼 자유로움을 표현해야 하는 기질과 정교하고 사실적인 것을 그리는 기질은 분명 분리되어 있습니다. 보다 감각적인 색채나 현상 표현들을 그리고 싶은 분이 사실화만을 그리고 있다면 답답하고 즐겁지 않습니다. 실력은 정체된 듯하고 그림이 점점 힘들고 재미 없어집니다.



단거리 육상 선수가 마라톤을 하며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반대로 산만한 성향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싶다면 정교한 그림에 시간과 공을 들여 보십시오. 그림 그리기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수양의 효과로 자신의 성향을 극대화하거나 최소화시키기도 합니다. 산만한 내면이 정화되어 그림이 온화해지면 마음도 온화해집니다. 그림 그리기는 마음을 다스리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분야가 전문성을 띨수록 쇠 분화됩니다. 그 속에서 자신에게 특화된 능력을 찾아지는 것입니다. 나의 성향을 알려 하지 않으면 그리는 이의 내면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자유로운 선을 사용할 때 편안하니, 고운 선을 사용할 때 더 편안한지 물어주세요. 그리고 재료와 표현법을 나만의 그림체로 표현하세요. 누구나 작가가 될 수는 없지만 누구나 작품을 그릴 수 있습니다.

(펜 드로잉)

모든 것을 꼼꼼하고 완벽하게 있는 그대로를 재현하는 습관이 있으신가요? 정교한 것을 좋아하고 사실적인 것을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면 점점 더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한 펜 드로잉을 해보세요. 복잡하게 오밀조밀 가득 담겨있는 꾸러미를 펼치듯 하나하나 설명해 주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머리를 조아리며 선 긋기를 시작할 것입니다.

수채화의 우연히 번지는 느낌은 왠지 모호하며 우와 좌 왕 어찌할지 몰라 합니다. 백 퍼센트 내 의지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어쩐지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 같아 직성이 풀리지 않습니다. 내가 그린 선만이 믿음이 갑니다. 흰 종이에 가냘프도록 얇은 펜은 처음에는 재료에서 얻는 에너지를 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펜처럼 섬세한 재료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촉하지 않고 느긋이 심도 있게 그려나갈 것입니다. 얇은 펜은 얇은 마음을 정교하게 깎은 듯 그려 나가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정직하고 단단한 그림으로 탄생됩니다. 고도의 집중력은 높은 완성도와 만족도를 얻을 실 것입니다. 평소에 자신이 추구하시던 업무 스타일과 비슷하신가요? 그렇다면 더 할 나위 없이 펜 드로잉이 당신에게 맞는 재료이고 기법입니다.


더 곱게, 더 정교하게 펼쳐지면 펜만큼 고운 카펫을 그려내는 재료도 드물 것입니다. 펜을 겹치고 또 겹쳐서 그리면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왜 당신은 펜이라는 재료가 좋으신가요? 왜 펜으로 그린 정교한 그림을 보거나 그릴 때 편안함을 느끼고 만족스러울까요? 여기서 분명한 것은 펜 드로잉을 좋아하신다면 관찰과 묘사에 뛰어나신 분입니다.

추상적인 모호한 그림이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맺고 끊음이 부정확한 감성적인 그림이 다소 부담스러운 날이신가요? 얇디얇은 펜으로 그리는 세밀화의 매력을 즐겨보세요? 펜이 주는 섬세한 선을 따라가다 보면 머리칼의 결을 한올 한올 빗어내리는 듯 마음에 평화가 오곤 합니다. 뭉친 실타래를 정리하듯 가슴에 가득했던 체증도 천천히 풀려 내려가는 듯합니다.

아무도 몰라주는 마음에 왠지 의욕이 서지 않을 때 자신도 모르게 세심한 것들에 마음이 갑니다. 펜은 아주 가늘기에 세심하고 작은 물건을 그리기에 적합니다. 작은 새, 화분, 컵 속에 그림과 글씨까지 작게 작게 그리며 속닥속닥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마음이 정리되고 편안함을 선물로 받아보세요.


(파스텔 드로잉)

자세한 구조를 살피며 그려내시는 것이 부담스러우신가요? 보다 은은한 자유로움과 편안한 그리기를 원하시나요? 강하고 선명한 선들이 뭔가 구체적인 것에 자신이 없으신가요? 그렇다면 파스텔화로 마음에 평화를 느껴 보세요. 파스텔화는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가라앉게 해주는 효과가 탁월한 재료입니다. 파스텔이라는 재료는 참 묘한 매력이 가득합니다. 르누아르의 작품 중 발레리나는 파스텔화로 여전히 사랑받는 그림입니다.

지금 저와 함께 동글동글 알록달록 달콤한 사탕을

그려보세요. 초록, 연두, 노랑, 파랑, 하양, 빨강, 주황 그리고 멈춰 주세요. 휴지나 손으로 살짝 문질러 줘보세요. 각각 한 번씩 문지르고 멈춰주세요. 그리고 사탕 그림을 감상하세요. 비눗방울같이 느껴지나요? 하늘 높이 자유롭게 올라가는 느낌인가요? 아하! 기차처럼 길게 열을 맞춰 그리셨다고요? 기차처럼 그린 당신은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시는 분이네요.


제가 적어 놓은 순서대로 색감을 칠해주셨나요? 아니면 집히는 대로 색감을 사용하셨나요? 규칙을 지키신 당신은 매뉴얼을 꼼꼼히 살피고 따르시는 분이십니다. 그렇지 않으셨다면 주도적인 자아의식이 높으실 것입니다. 모든 분들의 그림에는 이렇게 자신의 성향이 배어있습니다. 어떤 표현도 여러분의 모든 성향과 습관이 보이는 것이 그림입니다.

비눗방울처럼 그리신 분이라면 비눗방울에 올라 어론가 둥실 떠가는 상상을 해보세요. 상상은 언제든 행복해집니다. 기차처럼 줄을 세우셨나요? 나란히 모여 있는 방울들에게 하나하나 감정의 이름을 붙여주고 작은 동그라미 밖에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려 주세요. 그리곤 당신의 마음 방울들을 바라보세요. 알알이 저마다 소중해 보이시나요? 충분한 상상들로 행복해지셨으리라 믿습니다. 천천히 하십시오. 아무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즐겨 보세요.


그리곤 오늘 느꼈던 감정을 작은 발울들에게 편지글로 적어 주세요. 마음 가는 위치에 말입니다. 간단한 색감의 이름이나 기분을 적어 주셔도 좋습니다. 적어 보셨나요? 어떠신가요? 혹시 글을 적으시며 잔잔한 감동이 올라오고 계시나요? 그리곤 그림 귀퉁이에 사인을 해주세요. 이렇게 해서 저와 여러분은 오늘 5분~ 10분의 시간 동안 작품을 하나 완성하신 것입니다.

어떠신가요? 참 부담 없이 간단하지만 좋은 감정과 새로운 경험이 느껴지셨나요? 이렇게 작은 감정들이 쌓여 여러분께 그림이 작은 희망이 되고 안식이 되길 바라봅니다.

작가의 이전글 3-4 소중함을 그리면 더욱 소중해 집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