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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나는 병명이 생겼다 ‘유방암 환자’

끝난 줄 알았는데 하나가 더 남아 있었다

by 최물결

전신마취 후 수술적 조직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10일이 1년 같았다. 방에 있는 전신거울을 보며 상의를 걷어 올렸다. 오른쪽 가슴에는 길게 그어진 흉이 남았다. 가슴 주변을 만져도 별다른 감각은 없다.


진통제 항생제를 먹으며 가끔 욱신 거리는 통증을 삭혔다. 시간이 점프해 빨리 일주일이 지났으면 마음속으로 대 뇌었다. 하지만 시간은 정말 더디게 흘렀다.


어떤 날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양성이네요”라고 말하는 교수의 모습을 상상했다. 마음속으로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떠올렸다. 내가 떠올리는 이미지가 곧 보일 모습이라고 굳게 믿었다.


정확히 7일 후 병원에서 문자가 왔다. ‘추가 조직 검사로 OOOO 원이 추가 결제될 예정입니다’ 몇 분 동안 말없이 문자를 쳐다봤다. 잘못 보낸 것 아닌가? 조직검사를 했는데 또 한다고? 청천벽력 같은 내용에 머리가 지진 날 것 같았다. 나는 다시 검색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정보성이 아닌 사람들의 후기를 찾았다. 블로그, 카페 너 나 할 것 없이 조직검사 추가 문자라는 제목이 있으면 클릭했다. 절망적이었다. ‘추가 조직검사 요청’ 추가 조직검사를 하는 경우 거의 암이란다.


검색해서 나오는 블로그 글을 읽었다. 나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글쓴이는 본인도 추가 조직검사를 받고, 외래를 가니 암이었단다, 그녀는 지금 치료받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나는 믿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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