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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샘 Oct 16. 2023

성공

보이지 않아 보게 된 세상#17.

<보이지 않아 보게 된 세상>


Chapter17. 성공


성공은 돈과 권력으로 살 수 없다.
성공을 살 수 있는 화폐는 열정과 선량한 마음이다.   


 내가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에 '유퀴즈'가 있다. 워낙 유명한 프로그램이라 다들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 십수 년째 국민 MC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느님과 요즘 들어 모르는 사람이 없어진 조셉(조세호)님이 함께 진행하는 일종의 토크쇼인데,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중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을 다하고 있는 분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과 감동을 준다. 혹시 유퀴즈 PPL이냐고 물으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나의 브런치 스토리에서의 흥행정도와 유퀴즈의 사회적 지위를 고려할 때 그런 말은 오히려 유퀴즈 프로그램에 대한 모욕이 될 수 있으니 우리 모두 조심해야 할 것이다. 여튼 얼마 전 그 프로그램에 잠실 ‘롯데월드 타워'외벽을 청소하시는 분들이 나오셨다. 비단 그 건물뿐만이 아니라 고층 건물들의 외벽을 청소하시는 분들인데 일하시면서 겪으신 이야기들을 들려주셨다. 그런데 게스트분 중 한 분의 따님이 녹화장면을 방청하시다가 잠깐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그 따님이 회사 면접 자리에서 "성공해서 유퀴즈에 출연하는 것이 목표인데 아버지가 최근 그 일을 이루셨다" 는 답변을 해서 합격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성공하신 분이구나'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성공하신 분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보았으니 성공에 대해 한번 알아보자. '성공'의 사전적 의미는 대략 세 가지 정도로 나온다.

1. 스스로 목표로 한 일을 성취함.

2. 수많은 사람들이 열망하는 목표를 이뤄낸 상태

3.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와 부를 쌓은 것.


 사전상 의미는 세 가지이지만 우리는 보통 '성공'이라 하면 세 번째 의미를 많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돈이나 권력이 있어야 왠지 가오도 좀 살고... 하하하. 그리고 늘상 일반인의 범주에 들기를 주저하지 않는 나 또한 그것이 성공이라 생각했었다. 그리고 눈이 잘 안 보이게 되고 나서도 그런 성공을 쫓았음은 나 자신만 아는 비밀이다. 하핫.     


 조직에 몸을 담은 직장인 치고 승진에 대한 욕심이 없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문제는 실력이나 능력과는 관계없이 그런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다. 분명 그 드문 쪽에 들어가야 할 것 같은 사람도 그쪽이 아니라 승진에 대한 욕심이 넘쳐나는 그룹 편에 서 있으니... (왠지 나도 뜨끔하다...) 그런 실정이다 보니 나 또한  승진에 대한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혼자 속으로 생각하기에는 '내가 잘 되어서 사람들에게 좋은 본이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건 욕심을 갖고 있는 나 자신에게 쥐어준 명분이 아니었나 싶다. 다만 나의 경우 다행인 것은 눈에 뵈는 것이 없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조직 사회에서 성과를 내기가 적어도 내 능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서둘러 깨달은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고시나 변호사 시험 등에 합격할 수는 있지만 하급 직장인이 정안인들과 경쟁해서 권력이나 부를 쌓은 상태가 되기는 무협 소설에서 전설의 장님 검법을 구사하는 고수가 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인 듯싶다.      


 이런 변변치 못한 생각을 쳐부숴 준 것이 바로 앞서 얘기한 롯데월드 타워를 청소하시는 분들이었다. 그분들이 지위나 권력이 있는 분들은 아니지만 분명 그날 방송을 본 많은 사람들에게 그분들이 '대단한 분들'이냐고 물으면 '아닙니다.'라고 대답할 사람의 숫자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 연사 우렁차게 외쳐본다. 누군가는 지위나 권력을 가져야만 성공의 대열에 올라설 수 있다고 생각할 테지만 훨씬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주변에게 진심을 더하고 부패와는 얼굴을 맞대한 적도 없는 그런 분들을 보고 비로소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나도 '성공'하고 싶어졌다. 재산도 지위도 회사에서의 직책도 보잘것없을 테지만 나 스스로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온 힘을 다해 행복하고 동료와 친구들에게 늘상 배려할 줄 아는 사람. 그래서 우리 딸이 컸을 때 세상에서는 보잘것없지만 '우리 아빠가 제일 존경스럽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그런 성공. 그것은 눈에 뵈는 것이 없어도 할 수 있고, 누군가와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여타의 자격 조건이 필요 없이 가능한 일이니 이 얼마나 좋지 아니한가?! 내가 더 갖기 위해 남을 잡아 끌어내려야 하고 누군가를 험담하 하는 그런 일들을 해서 얻은 성공을 과연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분명 스스로에게 부끄러울테니 말이다.           


 P.S. Chapter11. 코로나가 불러온 악재 편에서 식당 또는 카페에 있는 키오스크와 마주한 시각장애인의 어려움에 대해 적었었는데 얼마 전 뉴스 기사에서 맥도널드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키오스크를 도입했다는 기사를 봤다. 일단 15개 지점에서 먼저 시작했고 향후 점진적으로 키오스크를 바꿔나간다고 하는 기사를 보며 그래도 어딘가에서는 항상  장애인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하하하. 이번 챕터와는 별로 관계가 없는 이야기이지만 함께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라 글의 말미에 이렇게 적어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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